런던에서 같은 날에 개봉한 대런 애러노프스키의 <더 웨일>과 나이트 샤말란의 <똑똑똑>을 연이어서 감상했습니다.
집이라는 한정된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 말고도, 묘하게도 두 영화가 여러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단 두 감독의 전작인 <마더!>와 <올드>에 비하면 <더 웨일>과 <똑똑똑>은 이 유명한 감독들의 느낌이 담겨있으면서도 두 사람의 일관되는 대표적인 특징들에서 약간씩 벗어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각자 원작이 따로 있기 때문에 이 감독들의 성향들이 폭주할 여지가 적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영화를 보면 두 감독이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트레이트 마크와 같은 특징에서 약간씩 예외를 두면서도 동시에 자신들이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하는 느낌도 듭니다. 물론 감독들 특유의 특징이 약간씩 없는 것에 대해 어쩌면 역으로 실망할 수도 있겠습니다.
비록 <더 웨일>의 정서는 슬픔이고 <똑똑똑>은 미스터리물이지만 둘 다 감독들의 전작에 비해 좀 더 선형적이고 평화적입니다. 둘 다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해' 수준의 작품은 아니지만, 전작들보다는 편하게 감상할 수 있고 호불호가 덜 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두 영화의 남자 주인공들이 모두 게이이며 각자에게 딸이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지만, 둘 다 공통적으로 아빠가 딸의 미래를 지켜주는 내용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더 웨일>의 브랜던 프레이저와 <똑똑똑>의 데이브 바티스타도 둘 다 체구는 거대하지만 여린 마음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도 공통점이고, 배우들이 자신들의 폭넓은 연기 능력을 좀 더 보여준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다만 브렌던 프레이저는 아카데미 후보에 올라있지만 수상까지 하기에는 아주 약간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기묘한 이야기>로 유명한 여배우 세이디 싱크가 테일러 스위프트 뮤직비디오에서 베드씬을 연기한 것에 이어서 <더 웨일>에서도 비록 17살 딸을 연기했지만 비속어를 찰지게 하는 것을 보니 이제 확실히 성인 연기로 진입하기 시작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빅스크린에서 주연으로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참고로 <똑똑똑>의 영어 제목인 '노크 앳 더 캐빈'이 <캐빈 인 더 우즈>와 비슷하긴 하고 둘 다 아포칼립스를 묘사하려 한다는 점도 비슷하긴 하지만, 둘은 아예 완전히 다른 영화이고 장르도 다르니 비슷한 제목의 예전 공포 영화를 토대로 <똑똑똑>을 기대하시면 안되겠습니다.
두 영화에 대해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