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에 대한 화두를 시작부터 던집니다. 신, 종교, 윤리, 선악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건드리지만 결국 타인의 관심과 가족이 구원의 답이 아닐까 하는 지극히 보편적이고 미국적인 뉘앙스를 풍긴채 마무리합니다.
- 한편으로는 자기 파괴와 죽음을 통해 최소한 육체로 인한 고통으로부터의 구원은 가능하다고 말하는듯 합니다.(이 물음이 가장 절절하게 던져진다고 생각하는 영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
-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거나 흥미롭진 않지만 제한된 공간에서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끌고가는 연출과 연기의 밀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스릴러 장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몇몇 장면에서는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연출도 돋보입니다.
- 주인공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배우들의 합이 좋습니다. 리즈 역을 맡은 홍 차우는 등장하는 씬마다 캐릭터의 인생 자체가 묻어날 정도로 집중력 있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 보는 내내 연극으로 만들면 어떨까 상상했었는데 알고보니 연극이 원작 맞네요. 연극적 연출도 잘 살리면서 영화적 연출을 효과적으로 가미했습니다.
- 영화 내내 존재만으로도 긴장감을 주었던 피자 배달원의 역할이 참으로 결정적입니다. 역시 사람을 죽이는 무기는 때론 더 사소한 것일수도.
- 영화 속 앨런의 사례를 보듯 종교에 심취하여 삶을 다해 헌신했으나 구원은 커녕 좌절과 실망을 경험한 사람들의 삶의 결과는 피폐해지기 이를데 없습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종교를 술로 비유했죠. 취할땐 좋지만 깨고나면 그만큼 후유증이 따르니까.
- 주인공 찰리는 그러한 앨런을 자신이 구원해주지 못한 죄책감에 스스로를 망가뜨리게 됩니다. 허나 죽기전 일주일간 자신이 딸에게 결국 좋은 영향력을 주었음을 확신하고 만족하죠. 아마 극중 직업이나 이러한 성향으로 볼때 찰리의 mbti가 enfj가 아닐까 싶습니다.
- 찰리의 비주얼이 꽤나 충격적이고 디테일한데 그 묘사에 공을 들인 이유가 '신세 한탄만 늘어놓을 순 없어서 독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고래 묘사에 유독 신경을 쓴게 아닐까' 하는 극중 딸의 에세이 글과 묘하게 일치합니다.
- 브렌든 프레이저는 엄청난 분장을 했음에도 이목구비는 그냥 딱 "미이라"때랑 똑같아서 이질감보다는 반가움이 더 컸습니다.
- 여러 이유로 식욕이 솟거나 대리만족 따위는 전혀 느낄수 없는 먹방 영화입니다.
별점 ●●●○
#더웨일 #간단평 #후기 #리뷰 #별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