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4009401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IMG_9950.jpeg

 

고질라, 로그원을 연출했던 가렛 에드워즈의 작품. 앞서 말한 두 영화를 지금도 생각날때면 돌려볼 정도로 좋아한다. 스토리와 세계관도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그려내는 가렛 에드워즈의 구도와 연출은... 정말 비주얼리스트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감독이 근 5년만에 들고 온 크리에이터는, 비주얼만 남은 영화였다. 

 

 

IMG_9952.jpeg

 

인간과 AI의 대립이라는 시놉시스는 떠오르는 영화가 한 둘이 아닌 만큼 그 소재를 어떻게 다룰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모두 예측이 되는 전개였던 점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SF라는 장르는 어떻게는 겹칠 수 밖에 없고 그 점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뻔한 소재를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다듬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작품성이 달라진다. 독창적인 영화가 될지 양산형 영화가 될지는 바로 이 점에 달려있고, 크리에이터는 그런 측면에서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IMG_9947.jpeg

 

영화에서 가장 불호였던 지점은 바로 아시아에 대한 오리엔탈리즘. 영화 속 뉴아시아라는 가상의 지역은 중국과 일본이 합쳐진 듯 그려지는데, 그냥... 보는 내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른 분의 말을 빌려보자면 정말 영화적으로 멋있어 보이기 위해 이것 저것 맘대로 끌어왔다는게 확 느껴졌던 부분. 

 

 

IMG_9954.jpeg

 

거기에 액션까지 밋밋하니 특정 시점부터는 눈에 초점을 잃고 보게 되었다. 정말 작품 내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한 두가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레이저 총만 쏴대니... 거기에 긴장감조차 떨어져 이 단점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IMG_9956.jpeg

 

잠깐 딴 길로 새보자면, 감독의 전작인 로그 원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크리에이터와 반대로 게릴라전이였다. 

 

6편에 달하는 시리즈 동안 그저 화면을 채우기 위한 것 처럼 보였던 스톰트루퍼라는 군대가 처음으로 공포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기력하게 죽어나가는 반란군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선한 충격에 휩싸였던 기억이 생생한데, 크리에이터는... 

 

각설하고, 크리에이터의 액션은 엉성하고, 밋밋하며, 유치했다. 

 

 

IMG_9948.jpeg

IMG_9949.jpeg.jpg

 

그럼에도 글의 초반부에 언급했던 비주얼 하나만큼은 정말 좋았다. 가렛 에드워즈의 특기 중 하나가 미친놈같은(좋은뜻) 카메라의 구도라고 생각한다. 거대한 무언가를 카메라에 담을때 보는 관객 마저도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고질라의 괴수, 로그원의 데스스타, 그리고 이번 작품의 노마드까지, 정말 보는 내내 감탄만 나왔다. 배경에 끊임없이 잡히는 모습이 데스스타가 연상되기도 했고, 특히 독특한 사운드와 함께 타겟팅 포인트를 레이저로 보여주는 설정이 정말 좋았다. 이 설정이 진짜 신의 한수로 느껴졌던...

 

이 외에도 풍광이나 자연을 담아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영상미는 깔래야 깔 수가 없는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기다렸던 작품이고, 정말 실망했던 작품이였다. 오히려 기대를 안 했다면 평범한 킬링타임 용 작품으로 생각했을텐데... 감독에 대한 애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기분이다. 

 

다음에는 꼭 좋은 스토리로 다시 만나기를...


profile 박재난

세미는 뽀미에게 물린 상처에 물이 닿지 않게, 손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샤워를 한다. 엄마는 예의도 없이 불쑥 들어와 다 큰 딸의 상처에 주방용 랩을 대충 감아주었다. 세미는 그게 나쁘지 않았다.

 

세미는 조이와 단둘이 마주보고는 '사랑해'라는 말을 가르친다. 세미는 그 말을 또렷이, 아주 정확하게 반복했다. 눈치 없는 아빠는 세미의 방으로 쳐들어와 조이에게 아빠 해봐, 아빠 잘생겼다! 같은 말들을 던지며 장난을 쳤다. 세미는 아빠를 내쫓고는 조이에게 다시 속삭인다. '사랑해."

 

우리는 세미가 잠드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금씩 아주 서서히 주변의 소리도 시야도 사라지는 그 모습을. 오늘 하루 세미에게 좀처럼 찾아오지 않던 평화가 드디어 찾아오고 있음을. 설레는 마음도, 슬픔도, 사랑도, 모두 뒤로 한 채로, 아주 천천히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너는

 

잠이 든다. 

 

🦜🐕🦕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Cayde666 2023.10.08 00:13
    진짜 10개국가를 로테했다던 풍경은 좋았는데.. 스토리가 넘 아쉬워요 ㅠㅠ
  • @Cayde666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3.10.08 00:57
    로케 때깔은 저도 정말 좋았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모르겠네요...
  • profile
    초코무스 2023.10.08 01:39
    저는 로그원을 안본 눈이라 와 영상미 미쳤다, 스토리는 그냥 평작이구나 이래서 괜찮게 봤는데 감독 전작 보신분들은 다들 기대감이 있으셨던거 같더라고요.
    역시 기대없이 내려놓고 봐야 하나봅니다.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3.10.08 14:30
    제가 기대감이 커서 더 실망했던 것 같아요
  • profile
    Nashira 2023.10.08 13:52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거부감이 얼마나 큰가에 따라 평가가 나뉘어질 수도 있겠네요.
    전 몇몇 꽂히는 포인트 땜에 극호였으나 솔직히 욕 꽤나 먹겠다 싶긴 하더라구요.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박재난 2023.10.08 14:30
    개인적으로는 오리엔탈리즘 없었어도 평가는 똑같았을 것 같아요...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63258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44] file Bob 2022.09.18 473597 144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5] file admin 2022.08.18 807592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6] admin 2022.08.17 554951 150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14577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20198 173
더보기
칼럼 <스픽 노 이블> 악이 번식하는 사악한 방법 [7] updatefile 카시모프 2024.09.12 1123 12
칼럼 Star Wars가 재미 없는 이유 [38] updatefile 5kids2feed 2024.09.10 4358 4
불판 9월 13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너의영화는 2024.09.12 7778 22
불판 9월 12일 (목) 선착순 이벤트 불판 [43] 더오피스 2024.09.11 13865 35
이벤트 영화 <줄리엣, 네이키드> GV시사회 초대 이벤트 [22] updatefile 마노 파트너 2024.09.09 4289 29
영화잡담 베테랑2 많이 볼거같네요! new
01:18 31 1
영화잡담 어쩌면 베테랑2는 베테랑보다 군함도의 성적으로 나올 수도 있겠네요. [3] newfile
image
01:13 145 1
후기/리뷰 <라이온 킹> 호불호 포인트가 명확하네요 newfile
image
01:07 120 3
후기/리뷰 베테랑2 영화가 너무 난잡합니다 [1] new
00:48 323 5
영화잡담 베테랑2는 천만관객을 모을수 있을까요? (2) [10] new
00:44 374 2
영화잡담 [베테랑2] 박선우(정해인) 캐릭터에 대한 짧은 소고 (강스포) [1] new
00:41 177 2
후기/리뷰 [넷플릭스-무도실무관] 깔끔하네요 new
00:32 125 1
후기/리뷰 라이온킹 호 후기 (스포 약간) new
00:31 71 1
영화잡담 늑대의 유혹 유튜브 공개 new
00:24 147 1
영화관잡담 메박 예매 짜증나네요 [3] newfile
image
00:24 399 3
영화잡담 베테랑2 이거는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스포주의 [1] new
00:24 258 1
영화잡담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연속상영이 드디어 끝났네요 [10] new
00:08 445 0
9월 13일 박스오피스<베테랑2 개봉일 1위, 51만 돌파> [15] newfile
image
00:01 964 15
후기/리뷰 베테랑2 첫관람 후기(약스포) new
23:59 182 0
영화잡담 3블루 굿패 취켓팅 성공ㅠㅠ [3] new
23:51 411 3
영화잡담 무코님들... 저만 그런가요..? [24] new
23:50 881 8
후기/리뷰 배테랑 2 후기 불호 단점리뷰 (강스포) [3] new
23:50 317 2
영화관잡담 cgv 인천 아맥 리뉴얼 공지 newfile
image
23:31 222 3
아이맥스 티켓 3장을 무료로 뽑았습니다 [7] newfile
image
23:25 1011 18
영화잡담 CGV 당일 관객수 1,2위 차이 [2] newfile
image
23:22 524 7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