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무코에 글 써보네요.

이번 작품 만큼은 무코에도 리뷰를 올려보고 싶어 올려봅니다!

말 그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썼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라며, 각자 느낀 바나 의견이 다를 수 도 있다고 생각하오니 상호존중 부탁드립니다.

 

★★★★ 4/5

미야자키에게 과거는, 앞으로 나아가는 선의이자 악의

 

음악은 훌륭했고, 각 캐릭터를 맡은 성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습니다.
스토리는 듬성듬성한 듯 하면서도 미묘하게 관통하는 어느 줄기가 아스라이 관찰되는 듯 했는데, 이 점이 제일 큰 호불호 요소가 된다고 저는 보여졌습니다.
그리고 연출은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클래식하면서도 부드럽게 역동적인 느낌들 다시 경험할 수 있어 좋았네요.
주제가 또한 훌륭했습니다! 요네즈 켄시의 지구본(地球儀).. 영화가 끝나고 흘러나오는데 꼭 감상하고 상영관을 나오시기 바랍니다!!

 

본론으로 넘어가서, 이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생, 가치관, 예술관과 더불어 전쟁의 모든 것에 대한, 더 나아가 인류에게 그가 말하고픈 모든 이야기를 매우 극도로 함축시킨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너무나도 은유적이고 너무나도 함축적이면서 그 전개방식에 있어서도 갑작스럽게 보이는 듯한 이 느낌은 마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처음 관람했을 때의 것과 동일하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 영화는 도대체 뭐지?' 싶다가도 계속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상당히 매력적이게 다가오는 기분, 오래간만에 본작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어요.

 

마치 미술관의 미디어아트를 감상하는데 그 작가가 미야자키 하야오인 그런 느낌 또한 들면서, 작품이라는 것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생각과 일생 등이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가 만들어냈던 모든 작품 또한 그랬었고, 이 작품까지도 그렇다는 걸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여태 만들어 온 루팡3세와 같은 초기작부터 토토로, 라퓨타와 같은 초중반부, 붉은돼지와 모노노케 히메와 같은 중반부, 그리고 포뇨와 바람이 분다와 같은 후기작들 까지 성격은 다 달라도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분위기는 다 같았음을 오마주와 비슷한 결로 끝끝내 울부짖는 듯 했습니다. 오마주가 존경을 표하는 방법이라면 본작에서의 오마주는 오마주라 보기도 어렵다고 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자신에 대한 존경이 아닌, 그저 자신을 거울처럼 투영하고 바라보며 나는 이랬던 사람이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죠.

 

이 말은 달리 말해, 본작을 그나마 제대로 이해하고 관람하기 위해서는 그의 극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모든 작품을 다 감상한 자여야 한다는 커다란 장벽이 존재하는 듯 했습니다. 이 장벽이 어느정도의 호불호를 생기게 하는 원인이오, 넓게 보자면 커다란 호불호의 시점이기도 할 것이라고 생각되더군요.
이 점은 또 다르게 보자면 그가 요즘 느낌이 아닌 젊은 시절 갓 데뷔한 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도 감상했던 저로서는 그때의 분위기를 영화관에서 느낄 수 있어 무척이나 인상깊은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느냐라고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딱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과거를 피하지 말고 포용한 채로 앞으로 나아가자. 그리고 그 과거는 악의가 담겨있을지도 선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혹은 둘 다 있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일단 그 과거를 통해서 나아가는거다. 그게 미야자키 하야오 그가 자신의 인생을 겪으면서 느낀 것이고 그걸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영화의 결말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은 과거를 이야기하고 전쟁을 이야기한다고 보여졌습니다. 작중 나오는 생물체들이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 휘말렸던 모든 나라와 그 나라의 국민들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 처럼 보였고, 악의와 선의, 그리고 그 둘 모두를 상징하는 요소들을 인물이는 사물이든 넣을 수 있는대로 쑤셔넣으며 과거 속 모든 것들에 대한 진혼곡 처럼 생각되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 과거를 포용하든 기억하든 잊혀지든 간에, 과거를 기반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새롭지만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현재를 우리는 그저 묵묵히 살아간다는 그런 의미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의 제목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정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어찌보면 이 제목과 작품은 감독이 우리들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대답인 듯 합니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는데,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다시 한 번 본작을 곱씹고 또 곱씹어보며, 글을 마쳐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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