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선 감독이 연출한 <화녀>는 자신도 모르게 살인을 저지른 여배우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슈퍼스타였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해 자숙의 시간을 갖은 후 에세이 출간으로 복귀를 한 수연(박지연)은 단 한 명의 팬이 싸인회에서 싸인을 받을 정도로 대중에게 외면을 받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손대지 말아야 할 술에 다시 손을 대고 취한 상태로 집으로 옵니다.
불편한 관계인 소속사의 라이징 신인배우와 함께 사는 수연은 그녀가 자신의 뒷담화를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와 시비가 붙습니다. 싸움은 일단락되지만 다시 집에서 술을 마시게 된 수연은 잠에서 깨고 난 뒤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하고 맙니다. 후배가 죽어 있는 상태로 누워있는 것이죠. 놀란 그녀는 소속사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 사이 신고로 인해 순찰을 돌던 경찰이 그녀의 집에 방문합니다.
먼저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도 좋고요. 하지만 이런 미스터리 스릴러 구조에서 이 작품은 치명적인 실수를 합니다. 주인공이 느끼는 공포의 대상을 너무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회상 장면에서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를 잘 숨기는 것은 좋았지만 그 이외의 설정들이 모두 아쉽더라고요.
그리고 이런 장르에서 개연성이라는 것을 너무 강요해선 안 되지만 수연이라는 인물이 살인을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더라고요.
그리고 아직까진 안타깝지만 수연을 연기한 박지연 배우가 한 영화를 온전히 이끌고 나가기엔 살짝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