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란 이별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죠.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행복과 불안을 느끼는 두 남녀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시간이 흘러 되돌아갈 수도 없고, 또 뒤돌진 않겠지만 웃으며 손 흔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마음 한편에 있다는 것을 애틋하게 보여주네요.
찰나의 순간이지만 영원토록 머무는 기억이 있지 않으신가요? ‘무기’와 ‘키누’가 첫 차를 기다리기 위해 함께 보내는 새벽처럼, <비포 선라이즈>의 단 하루처럼 말입니다. 개봉 이후 3년 만에 다시 봤는데, 사카모토 유지의 각본과 도이 노부히로의 연출력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네요. 어쩌면 누군가에겐 객관적인 평가가 무의미한 작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득 영화의 제목에 대해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이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피어나고 지는 시간 속에서 함께 온기를 나누고, 상처에 메말라도 사랑이라는 생기를 되찾아 다시금 시들어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이 모든 것은 과거이자 현재, 나아가 미래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 장르나 과장된 감정선을 선호하지 않는데, 담백하면서 진솔하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본집이 탐날 정도로 기억에 남는 대사들도 많았고, 보는 내내 감정의 파노라마가 펼쳐졌어요. 결국 우리 모두는 다름 속에서 또 닮아있고, 사랑 안에서 존재하거나 또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