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png.jpg

슬프게도 이 영화는 제작이 확정된 순간부터 흥행참패가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왜냐고요? 흥행에 독이 되는 요소들만 잔뜩 쌓여왔기 때문이죠. 몇몇을 예로 들자면:

 

1. 주제 - 일단 이 영화가 비독립영화(?) 기준으로는 상당히 섬뜩한 강간장면을 두번씩이나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다가 영화 주제마저 강간이었으니 관객들이 더더욱 꺼릴 수밖에요.

 

2. 등급 - R등급 영화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수위가 높다는 점도 치명적인 약점이었습니다. 특히 강간장면 때문에 영화가 영국에서 18세이상관람가 도장이 찍힌 건 이쪽 분야에서는 꽤 유명하고요 (BBFC가 강간장면에는 꽤나 엄격하다는 것 같습니다).

 

3. 중세 드라마 - 만약 이 영화가 중세전투를 다루는 영화였다면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그게 전혀 아니었죠. 전투장면은 얼마 안나오고 대부분은 강간에 관한 얘기가 많았으니까요.

 

4. 상영시간 - 의외로 중요할 수도 있는 문제인 게, 이 영화는 드라마인데 상영시간이 153분입니다. 보통 이 정도의 상영시간을 가진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들이지요. 하지만 이 영화는 제작비가 높을 뿐인 드라마 영화에 더 가까운 데다가 이 영화를 본다는 건 153분 동안이나 강간사건에 대한 내용을 봐야 한다는 얘기기 때문에 관객들이 피해다녔을 것 같습니다.

 

5. COVID-19 - 당연히 2021년 당시 상황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고질라 vs. 콩], [프리 가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적어도 저 영화들은 관객들이 가볍게 즐길 만한 수준은 되는 영화였다는 겁니다. 이 영화는 내용상 관객들이 가볍게 즐길 만한 게 전혀 아니었으니 훨씬 불리할 수 밖에요.

 

6. 너무 강력한 경쟁상대들 - 미국 한정으로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듄]이 개봉했었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와 저 둘은 평가가 비슷했는데, 그럴 경우 당연히 이 영화가 버려질 가능성이 가장 높았을 거에요. 적어도 전자는 액션영화고 후자는 스페이스 오페라 영화라 흥행에 이점이 있었으니...

 

7. 3D도 아이맥스도 없었던 개봉상황 - [007 노 타임 투 다이]와 [듄]은 심지어 아이맥스 개봉과 3D 개봉이라는 이점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반면 그런 게 전혀 없었죠. 실제로 제작비가 1억 달러 이상인 R등급 영화가 거의 100% 디지털로 촬영되고 아이맥스도 3D 개봉도 없었던 사례는 이게 처음입니다.

 

이렇게 많은 약점들 때문에 이건 완성도와는 별개로 흥행에 실패하기 딱 좋은 영화였습니다. 참 안타깝게도 말이죠.


Atachment
첨부 '1'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1)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MJMJ 2024.08.25 14:51
    지적 하나하나 다 맞는 이야기네요ㅠ
    돌비라도 개봉 했으면 엄청났을
    텐데 아쉬웠어요 그나마 OTT로 와서
    잘된 영화 중 하나라고 하는데
    라쇼몽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기도
    오랜만에 밴 애플렉, 맷 데이먼 콤비가
    쓴 각본도 훌륭했고 갠적으로 논란이
    된 강간 장면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절제하며 움크리고 찍었다고 생각하는데
    아카데미에선 철저히 외면 당했지만
    수작 그 이상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MJMJ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4.08.25 17:24
    R등급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는 사례는 꽤 많지만, 이건 수위가 너무 높았죠. ㅠ_ㅠ
  • Fabelman 2024.08.25 18:29
    재미도 없었어요.
  • @Fabelman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4.08.26 01:11
    완성도와 재미가 늘 같이 붙어다니는 건 아니죠. ㅠ_ㅠ
  • 당감동토박이 2024.08.25 18:45
    그래도 극장에사 나름 괜찮게 봤었는데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ㅜ
  • @당감동토박이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4.08.26 01:12
    처음부터 소재가 발목을 심하게 잡았어요. ㅠ_ㅠ
  • 영화감독 2024.08.25 21:34
    재미는 있을지 모르겠네요
  • @영화감독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4.08.26 05:29
    일단 너무 섬뜩하다는 점이... ㅠ_ㅠ
  • profile
    알수없다 2024.08.25 22:25
    이렇게 흥행 쪽박의 요소가 다분한데 제게는 최근 스콧 감독 영화중 최고였습니닼ㅋㅋㅋ
    영상미 장인과 맷 데이먼과 각색 조화는 명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는 내내 와~ 와~ 했습니다
  • @알수없다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4.08.26 16:52
    슬프게도 너무 섬뜩한 영화라는 점이... ㅠ_ㅠ
  • 사담후시딘 2024.08.27 17:39
    와.. 개인차가 크군요 전 너무 인상 깊게 보고 원작(?)책까지 봤습니다 주변에 추천도 많이 했구요
  • @사담후시딘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4.08.29 13:26
    사실 추천하기 굉장히 어려운 영화라는 평가가... ㅠ_ㅠ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공지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file admin 2022.12.22 498258 96
공지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51] updatefile Bob 2022.09.18 521966 147
공지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7] updatefile admin 2022.08.18 863780 204
공지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70] admin 2022.08.17 606554 151
공지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6] admin 2022.08.16 1270067 143
공지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9 admin 2022.08.15 455406 173
더보기
칼럼 [장손-2] 이 집안이 겪었을 이 땅의 역사와 세대감각 (스포) [2] updatefile Nashira 2024.10.01 4902 4
칼럼 <트랜스포머 ONE> 변신이란 무엇인가 [17] updatefile 카시모프 2024.09.26 17391 28
불판 10월 4일(금) 선착순 이벤트 불판 [5] new 아맞다 17:47 2201 12
불판 10월 2일 수요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은은 09:29 6487 29
이벤트 U+tv 모아 출석만 해도 스타벅스가?! newfile 엘지유플러스 파트너 12:55 1331 7
영화잡담 부국제 개막작 전란 막 끝났습니다. [1] newfile
image
22:26 56 1
영화잡담 <위키드>극장 입간판 newfile
image
22:24 63 0
영화정보 로비 윌리엄스 전기영화<베터 맨>첫 티저 예고편 new
22:18 99 1
영화잡담 더 커버넌트 진짜 재미있네요 [1] new
22:13 151 2
후기/리뷰 원데이 프리패스로 본 3편 간단 후기 [1] new
22:05 161 1
영화잡담 내가 생각해본 조커2 이야기 new
21:56 133 1
후기/리뷰 대도시의 사랑법 간단 후기 new
21:51 183 1
후기/리뷰 산이 부른다 후기 (약스포) new
21:48 47 0
영화잡담 [대도시의 사랑법] 유쾌한데 청춘 특유의 씁쓰름함에 (스포없음) [3] new
21:41 152 2
영화잡담 노스포.조커.보고.왔습니다. new
21:37 183 1
후기/리뷰 영상자료원 사탄의 숭배자 new
21:35 153 0
영화잡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 [1] new
21:32 192 0
영화잡담 더 커버넌트 역시 영화관에서 봐야할 것 같나요? [8] new
21:30 360 2
후기/리뷰 위국일기 노스포 후기 newfile
image
21:24 198 0
영화정보 '베테랑2' 예매율 1위 탈환 [6] newfile
image
21:17 468 6
영화잡담 어프렌티스 드디어 예고편! [1] new
21:13 105 1
영화잡담 이 분께서 돌아 가셨습니다 newfile
image
21:08 798 5
영화잡담 오랜만에 시사회당첨이되었네요 [2] newfile
image
20:52 407 0
후기/리뷰 와일드로봇 노스포 한줄평 new
20:43 322 2
관크에대해 처음으로 글써보네요.. [4] new
20:36 644 10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 4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