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인을 보다가... 우연히 이런 질문을 발견했습니다.

https://kin.naver.com/qna/detail.naver?d1id=3&dirId=3031001&docId=428524340

 

제목 : 혹시 연극영화과가 있는 대학교 중에서 (스텝) 독립영화를 중점적으로 알려 주는 대학교가 있나요?

 

제목에서도 보셨듯이 영화과,영화예술학과,영화영상학과 등등 영화로 관련된 학교중에서 만약에 영화연출에 관련된 수업을 하는데 한국영화아카데미 처럼 장편영화 중심의 실무교육이 아니라 독립영화를 중점적으로 알려주는 그런 커리큘럼을 짜 놓은 학교가 있는지 그걸 문의 드리는 겁니다...

 

아무래도 장편영화에 관련된 수업을 들어야 이름 있는 유명감독이 될 수 있을꺼고 돈도 많이 벌고, 감독으로써 명예도 획득하고, 어딜 가든 환영받고 감독으로써 대접 받고 살지 독립영화는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는게 아니라 창작자의 의도가 어떤건지 그걸 인정을 받아서 장편영화로 승격하기 위해서 만드는게 독립영화 이지 않습니까? 그런곳에 커리큘럼이 짜여진 대학교에 영화과는 입학하면 안될꺼 같은데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동국대(서울)-영화영상학과, 용인대-영화영상학과가 독립영화를 중점적으로 알려 주지 장편영화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 주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요~~그 외에 다른 대학교도 중에서 그런 곳이 있는가 그걸 문의 드립니다...특히 용인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1996년도에 개교를 하여서 배출된 영화 감독님이 장편영화는 강형철,정세교 감독님 2020년 9월에 개봉한 오!문희 감독님 2명의 감독님이 장편영화 감독님이고요, 올해 개봉한 독립영화 '경아의 딸' 김정은 감독님, 2010년에 개봉했고 지금 용인대 교수로 재직중인 독립영화 '회오리 바람'의 장건재 감독님, 2021년에 개봉한 독립영화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의 신동민 감독님 이렇게 장편영화 보다는 독립영화 감독이 더 많이 배출이 되면 아무래도 좋은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지 않아서 이런 학교는 입학하면 안될꺼 같은데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전문대학이라도 서울예술대학-영화과에 입학하는게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훨씬 더 좋은거 같습니다..이렇게 독립영화만을 중점적으로 알려 주는 (스텝전공 중에서) 대학교가 있는지 아시면 말씀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입시 바이럴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읽다보니 여러 생각이 들어 아래와 같은 답변을 달았는데, 이곳에도 남겨둡니다.  이 글이 이후 구글검색을 통해 누군가의 궁금증에 답이 될 수도 있을 거고,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었거든요. 제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 부탁드립니다.

 

일단 독립영화와 장편영화는 서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닙니다.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인 방식으로 만든게 독립영화이고, 이와 대립되는 개념은 상업자본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상업영화입니다. 단편영화는 길이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개념으로, 단편영화는 일반적으로 30분미만정도의 영화를 말하고, 병렬개념으로 중편(30~60분), 장편(60분 이상)영화가 있습니다. 기업등에서 제작비를 받거나 하지 않은 이상에야 대부분의 단편영화들은 독립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독립영화라고 할때는 독립장편영화를 지칭합니다. 또한 상업영화를 만드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단편영화/독립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단편영화/독립영화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큰 편견중 하나입니다. 물론 그런 의도로 만드는 경우도 있겠지만, 영화는 기본적으로 세상에 표현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만드는 겁니다. 작품을 잘 만들어서 자신의 재능을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건 창작자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인지상정일 거고요.


학교마다 교수진과 학풍이야 천차만별이겠지만, 교육과정에서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당연히 그걸 나눠서 가르치는 학교는 없지요. 학부에서는 영화제작의 기초적인 이론과 실기를 두루 가르칠 뿐입니다. 영화과/연영과 학부 다니는 도중에 단편영화 제작워크숍 수업을 몇번은 듣게 되고, 또 졸업단편영화를 제작하게 되면서 적어도 2~4편 정도의 단편영화를 제작해야 합니다. 학교마다 교수진마다 경력은 제작각이겠지만 학부 수준에서의 커리큘럼은 학교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실상 학부의 커리큘럼(교육과정)은 짧은 단편영화 한편 정도를 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가 목표입니다. 단편영화를 여러 편 만들어 보고 경험이 쌓이면 영화계로 진출해서 장편영화도 만들 수 있게 되겠지요. 결국 이런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이 곧 독립영화 제작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고, 그렇게 본다면 대부분의 영화과는 어느 곳이든 독립영화를 기본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사실 학부 수준의 커리큘럼에서 배우는 이론과 실기는 학생 단편영화 만들때나 써먹을 수 있는 기초 정도이지, 상업장편영화든 독립영화든 기획단계든 촬영현장이든 실무에서 실제로 그대로 써먹을 수 있는 수준에는 못 미칩니다. 제대로 된 영화인이 되고 싶다면 학부에서 배운 기초를 바탕으로 실제 제작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대학다니는 기간동안, 그리고 졸업 후에도 계속 공부하고 여러 작품에 참여하며 경험과 실력을 쌓으면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경력을 쌓고 자신의 작품을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사실 영화판에서는 어느 학교를 졸업했냐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기본 지식은 갖춰져 있다는 전재 하에 그 사람의 실력과 재능, 일하는 태도, 그동안의 경력과 결과물들만을 볼 뿐이지요.


장편영화 제작과정이 학부시스템 내에 있는 학교는 국내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몇몇 영상전문대학원에서는 장편제작과정이 있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학부를 나오거나 경력이 있어야 입학할 수 있지요. 또한 언급하신 영화아카데미는 대학이 아닌 특수학교입니다. 대부분 입학생이 나이도 있고, 영화판에서 경험이나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고요.

"아무래도 장편영화에 관련된 수업을 들어야 이름 있는 유명감독이 될 수 있을꺼고 돈도 많이 벌고, 감독으로써 명예도 획득하고, 어딜 가든 환영받고 감독으로써 대접 받고 살지 독립영화는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는게 아니라 창작자의 의도가 어떤건지 그걸 인정을 받아서 장편영화로 승격하기 위해서 만드는게 독립영화 이지 않습니까? 그런곳에 커리큘럼이 짜여진 대학교에 영화과는 입학하면 안될꺼 같은데요!! "

사실 위에 인용한 언급을 읽다 보면, 애초에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좀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돈 많이 벌고 싶으면 영화 하시면 안됩니다. 기본적으로 돈 많이 벌고 명예까지 얻을 확률이 아주 낮은 직업이기 때문에, 이게 우선적인 목표라면 다른 일을 해야지 영화를 만드는 직업을 선택하시면 안돼요.

님께서 알고 계신 대부분의 '유명감독'은 기본적으로 영화가 너무 좋아서 돈이 안되는걸 알면서도 영화를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영화가 좋으니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하고 사람들을 설득해서 단편도 어렵게 만들고 하다 보니 경력이 쌓이고 기회가 주어져서 장편영화도 만들고 유명감독이 된겁니다. 처음부터 돈 많이 벌고 사회적 명예도 얻고 대접받고 살려고 영화감독의 길을 선택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 겁니다. 오히려 안될 걸 각오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인생을 걸고 도전한 사람들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젊은 시절을 영화에 바친 사람들 중 대부분은 장편영화 한편의 감독도 되지 못합니다. 일부는 이러한 관문을 통과해서 데뷔작 한편, 또는 후속작 한두편을 어렵게 만들지만 이후로 더이상 투자 등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극히 일부중의 일부 감독만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유명감독이 되는 겁니다. 유명감독이 되어도 영화한편 만드는데 보통 몇년이상 걸리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한해에도 재능있는 수많은 영화 전공자가 영화과를 졸업하지만, 그들 중에 유명감독이 되는 건 몇백명중에 한명이나 될까말까합니다. 1%도 아니고 0.1% 최상위가 되어야 한다는 거고 서울대 들어가는 것보다도 훨씬 어려울 일일 겁니다. 그만큼 노력과 재능, 운빨 모두가 다 작용해야 가능한 겁니다.


더불어, 영화를 전공했다고 다 감독으로 진로를 잡는 건 아닙니다. 영화판에는 감독 외에도 수많은 스태프 직군이 있으므로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도전할 수 있는 길이 많습니다. 감독이나 스태프들 또한 출신이 다양해서, 영화과 안 나오고도 다른 경력과 경험을 쌓고 감독이나 스태프가 되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쩌다보니 눈팅만 하다 첫 글을 남기네요. 뒤늦게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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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스턴트맨마이크 2022.09.18 08:23
    긴글은 나중에 읽을게요. 일단 어서오세요 ㅎㅎ
  • profile
    카시모프 2022.09.18 08:31
    독립영화와 장편영화의 개념을 저렇게까지 혼동할수 있다는 거에 놀랐습니다. 마치 일부러 어그로 끌려고 한 질문같네요; 차분하고 성실하게 답해주신 인내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어서 오세요~
  • ㅇㅇㅅㄹ 2022.09.18 09:02
    상업기획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에 감독으로 들어가고 싶은 입시생인 거 같은데;;
  • Solitude 2022.09.18 09:31
    아이고...

    질문자가 정반대의 예시로 든 두 학교를 직접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참 어리석은 판단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저런 마인드로 어떻게 영화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그로같긴하지만 글쓴분의 인내심에 감탄하며 갑니다 ㅠㅠ
    와중에 정말 친절히 답변을 잘 달아주셨네요👍
  • profile
    내일은비 2022.09.18 09:50
    질문보니 정신머리 없는 한심한 인간같아요.
    저런 마인드로 대학고르는거 보니 여러 사람들 복장터지게할 고문관 될거 같아 뻔하네요.😑
    친절하게도 자세히 답해주셨지만 이해할 머리가 없어보입니다.
    어쨌든 잘 오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 Maetel 2022.09.18 12:11
    ㅎㅎ 제 주변에도 아직도 입봉 못한 분들도 계시고 해서 많이 공감 되는 답글이네요.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
  • profile
    티모시 2022.09.18 12:20
    질문은 어그로같은데 대답은 너무 정석적이네요 ㅎ
    여기서 잘 지내요~~^^
  • profile
    The Mandalorian 2022.09.18 16:54
    우문현답의 적절한 예시 같네요.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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