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한국인이라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가장 비극적인 현실과 연결된 영화이기 때문일테죠.
물론 비극을 다루거나 연결시킨 영화는 많고, 다큐도 많지만 결국엔 이 영화의 연출력이 그 사건들을 깊게 잊지 못하게 각인 시킬거라 확신합니다. 많은 영화가 사건 자체를 다루거나 자극적인 소재로 다뤄 논란이 되거나 소비될 뿐, 제대로 감흥이나 감정을 관객에게 깊게 잊혀지도록 각인시키는 마법을 부리는 영화는 드물지요. 세월호 뿐이 아니라, 이런 비극적 사건을 어렴풋이 끌고 와 우리를 사로잡은 한국영화는 특히 생각이 안 나네요 잘. 대놓고 <지슬>같은 뛰어난 영화나 수많은 역사소재영화들은 많았지만 말이죠. 역시 현대사회에서는 소재는 중요치 않고, 그것을 기억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는 것으로써의 각본과 그 이상의 연출의 몫이 중요하다 보는게 맞는 거 같습니다.
이 영화의 마법적연출은 구태의연하게도 일반적인 신파를 집어넣되 카메라의 윤리나 편집의 윤리를 지켜서 만든 것으로 느껴집니다. 노래방 씬도 사실 신파로 빠지기 쉽고, 엔딩부 클라이맥스인 헤어짐과 반복되는 꿈씬도 마찬가지겠죠. 그러나 그곳의 카메라는 항상 관조하고 있으며, 편집은 함부로 끊어내지 않습니다. 그 직시만으로 한 편의 시적인 비애가 탄생하는 순간을 맛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