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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 시사회를 통해 코엑스에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영화는 가정사의 트라우마와 마주한 한 청년의 이야기입니다.

 

청년의 아버지는 검도 사범으로 아들들에게 검도를 가르칩니다. 그러던 어느날 큰 아들이 친구와 다툼을 벌이다 사망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슬픔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는 집을 나갑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뜻밖에 소년원에서 자신의 아들을 죽인 소년에게 검도를 가르칩니다. 자신의 아들을 죽인 소년을 바른 길로 이끄는 게 아들의 죽음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이 모습을 발견한 작은 아들은 아버지에게 돌을 던지며 다신 집에 돌아오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검을 쥐고 자신만의 검도(劍道)를 걸어갑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검도 국가대표 선발 합숙에서 청년 재우와 청년의 형을 죽인 태수가 만납니다. 태수는 대한민국 검도의 절대강자로 우뚝 섰습니다. 예상 외로 다크호스로 떠오른 재우는 태수를 보자 분노를 주체하지 못 하고 손에 힘이 들어가 경기를 망칩니다.

 

한 순간만 평정을 흐트러뜨리면 상대에게 빈틈을 내주는 검도에서 재우의 분노는 기량 저하로 이어집니다. 태수에 대한 복수심은 태수가 전화통화에서 가정을 버린 자신의 아버지를 은인이라고 부르는 걸 들으면서 폭발합니다. 태수는 재우의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재우에게 태수는 형뿐만 아니라 아버지까지 데려간 가정파탄범입니다.

 

급기야 재우는 산에서 객사한 아버지의 시체가 발견된 날 태수를 폭행해 훈련소에서 퇴소합니다. (이 파트까지는 굉장히 흥미진진합니다) 이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재우의 아버지와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보이는 국가대표팀 감독이 찾아와 아버지와 태수에 대한 얘기를 해주며 자신만의 검도를 하라고 조언하며 다시 합숙소에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돌아온 재우는 홀로 아버지가 자신에게 알려준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태수를 마주합니다.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생략됩니다.

 

마침내 번민을 이겨낸 재우는 태수를 꺾고, 합숙소 토너먼트에서 승리합니다. 

 

흥미로운 소재의 영화지만 비어 있는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대사가 적은 영화입니다. 주인공 재우는 지극히 과묵합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표정과 정황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스토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이 어떻게 해소된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는 어떤 마음으로 남은 가족을 버리고 태수에게 검도를 가르친 건지, 재우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 (한 순간일지라도) 트라우마를 극복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반성이 지나쳐 정신병원에 갈 뻔했다는 태수는 왜 피해자의 가족에게 제대로된 사과조차 하지 않는지. 유일하게 친한 동료를 부상 입힌 재우에게 어떻게 "사고였으니 잊으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도적으로 교화된 사이코패스로 설정한 게 아니라면 납득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어떻게 십여 년의 번민을 재우와 관계가 잘 묘사되지 않은 국가대표팀 감독의 말 한마디로 이겨낼 수 있는지도 잘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합숙소 복귀날 태수와의 만남에서 무언가가 있었고, 그걸 어떤 영화적 이유로 일부러 생략했던 거인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촘촘했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이 모든 걸 눈빛과 스타일로 대신했는데 영화력이 짧은 제가 이해 못 한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도 즐겁게 봤습니다. 좋은 기회 마련해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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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고스트라이더 2023.11.05 11:34
    검도를 하고 있는 입장으로, 그렇게 기대하는 영화는 아닌데
    시합 장면이라던지 그런 건 어땠나요?
  • @고스트라이더님에게 보내는 답글
    Cyril 2023.11.05 13:14
    검도인이 아니라 제가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거 같습니다ㅠ 관련 협회들이 참여한 만큼 문외한이 볼 때는 멋있는데 진짜 하시는 분들이 볼 땐 어떨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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