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패왕별희를 이번에 처음봤고
중화권 영화 자체를 이번에 처음봤습니다.
관심없었던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4글자 제목만 보면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던지라...
그래도 이번에 재개봉했을때 한번은 보고 싶어서 보게되었습니다
경극에 관련된 영화라는 거랑 여자역할 주인공이 남자 역할 주인공을 짝사랑하는데 남자역할 주인공이 결혼을 해서 벌어지는 갈등 뭐 이런 시놉만 읽어보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러갔는데 초반부 신체절단, 아동학대, 자살, 아동강간이 묘사된 장면들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솔직히 버티기 힘들었습니다ㅠ 그런 장면들이 슬픈 bgm 같은것도 없이 아무렇지 않은 장면인양 계속 이어지는걸 보는게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나름 체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영화급은 물론 아니지만) 이 초반부 때문에 나중에 사부 다시 등장할때도 뭔가 뭉클해야하는 장면인거 같던데 '이 미친 할아방탱이가 다 늙어가지고도 참견질이네' 생각들면서 욕나오더라고요 ㅋㅋㅋ
초반부를 그렇게 보고나니까 뎨이의 행동이 솔직히 전혀 사랑처럼 안느껴졌고 어린시절 세뇌당한 경극에 대한 집착으로 느껴지더군요. 약간 본인이 아니라 경극의 주인공 그자체로 살아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여타 퀴어영화같은 사랑의 감정은 전혀 느낄수 없었어요. 경극에 너무 미쳐 사는거 같아서 짠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뎨이가 짠하긴한데 성격이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타입이라 막 감정이입이 되진않았어요. 고집, 질투 이런것들이요. 주샨 입장에선 대놓고 기싸움 걸어와서 정말 황당할거같은데 계속 맞춰줘서 대단한거 같기도 하고 그 시절 여성상때문에 그냥 참은거 같기도하고.. 이쪽도 짠하네요 주샨의 최후도 개인적으로는 충격이었습니다.
등장인물 중에선 샤오로우가 그래도 젤 호감이었던 거 같아요. 개그씬도 은근많고 사상도 막 갈팡질팡하는게 인간미 느껴지고 현실적이어서 호감이더라구여 후반부에 벽돌못깨서 피날땐 정말 헉했고 눈물 찔끔 날뻔했슴다.
스토리는..중국 역사를 좀 알고갈걸 그랬어요 솔직히 절반도 이해 못한거같애요ㅠ 중국 역사를 몰라서 일본군 국민당 공산당으로 바뀔때 미묘한 분위기들이 저는 이해가 잘 안됐어요. 그리고 샤오쓰도 얼굴 구분을 못해서 중간에 어디갔는지 몰랐었어요 나중에 검색해보고 아 걔가 샤오쓰였구나 했어요
결말도 사실 "엥 왜 힘든시기 다 지나서 이제와서 자살을?"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해하기 힘들었거든요. 근데 집에 와서 해석들을 좀 서치해보니깐 뎨이는 경극을 너무 사랑해서 경극속 우희처럼 진짜로 죽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해석이 있던데 그게 제일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해석을 읽으니깐 어린 시절 받은 아동학대, 세뇌, 경극과 우희에 대한 집착, 우희로 감정이입해서 살아가며 느낀 패왕에 대한 사랑, 일본군 국민당 공산당 가리지않고 관객을 위해서라면 언제나 공연을 하는 모습들이 쭉 하나로 이어지면서 실제로 극중 우희가 되어 자살함으로써 완성이 되는 느낌이 나는거 같아요.
초반부가 너무 고통스러웠어서 막 엄청 만족스럽진 않았는데 그래도 연출이나 미술도 아름답고 등장인물들의 스토리가 나름 깊은 여운을 주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중국에 대한 배경지식도 좀 알고 다시 보고싶긴하네요. 너무 이해를 못해서... 아무튼 좋은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