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 거의 30년전에 개봉한거라, 레옹과 마틸다 포스터 이미지 정도만 알고,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보러 갔는데 정말 재밌게 봣네요.
좋게 봣던 부분이 네 가지인데,
첫째는 90년 초중반에 나온 영화 치고, 의상이 다들 세련된 느낌. 지금 입어도 이상하지 않을 마틸다의 초커, 야상, 단발, 비니 패션. 뭔가 30년이란 시간을 초월해도 정말 매력적인 느낌.
둘째는 게리 올드만. 초점 애매한 눈풀린 연기& 미묘한 얼굴표정, 예측 할 수 없는 대사의 피치 조절까지.. 마음 속으로 와..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고요. 연기 진짜 잘한다. 미쳤다.
셋째는 마틸다가 레옹을 침대에 눕혀, 제대로 잠들게 만들어 주는 장면.
개인적으로 '헤어질 결심'에서, 서래가 해준을 침대에 눕혀 옆에서 숨소리 같이 맞춰주면서, 잠들게 만드는 그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뭔가 항상 괴롭고 불안한 자신을, 그 순간이라도 편안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유일한 구원의 존재랄까.
마지막으로는, 레옹 혼자 극장에서 영화(언제나 맑음)를 보면서 해맑게 아이처럼 반응하던 모습.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어른이 되었지만 더 이상 자라지 못했던 레옹과, 어린 아이지만 어른보다 더 일찍 성숙해버린 마틸다.
서로 결핍이 있는 그 두 사람이, 피폐한 현실 속에서 삶의 이유를 서로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는게,
비록 마지막 씬에서 경찰의 총격에 성모마리아 상은 부셔졌을지라도, 그럼에도.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구원해 준 건 아니었을지..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너무 좋았습니다. 시대를 초월하는건 역시 명작.
그 작은 연기가 웃기면서도 잠깐이라도 편안함을 느낀 레옹의 장면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