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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이 사이트 처음 가입했는데요, 공포영화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 간단하게 상반기 공포영화들 리뷰 남겨보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올 상반기 가장 뜨거웠던 공포영화는 파묘일텐데요. 이건 워낙 리뷰도 많고 다들 보셨을 테니 넘기겠습니다.

 

혹시 몰라 스포 말머리를 달아두었고, 리뷰할 영화는 나이트스웜, 오멘, 악마와의 토크쇼, 드림 시나리오, 금지된 장난, 기괴도, 콰이어트 플레이스, 이매큘레이트입니다.

 

혹시라도 이 영화들 정보 없이 보고 싶으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십시오.

 

 

 

 

 

 

 

 

 

1. 나이트스웜-
서양 물귀신 영화입니다. 초반은 짜릿했습니다. 수영장에서 헤엄치다가 순식간에 물속으로 쓱 빨려 들어가는 상황은 원초적인 공포를 유발했습니다.

 

그런데 중반부터 갑자기 매우 조잡한 괴물이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공포영화 마니아로서 무형의 영혼이 갑자기 실체 있는 괴물이 되는 이런 거 굉장히 싫어하는데요, 아니냐 다를까 이 영화도 형태가 보이고 난 뒤로 흥미가 팍 식어버립니다.

 

못생긴 얼굴 대놓고 드러나는데 전혀 무섭지가 않아요. 물에다가 사람 빠뜨린다는 장점도 고어틱함 없는 싸구려 괴수 영화로 전락하는 단점이 돼버렸습니다…

 

스토리 자체도 전형적인 「이사 온 집에서 괴사건이 일어남! 」 클리셰 그대로 다 들고 가는지라 볼 필요가 없습니다.

 

비추합니다.

 

2. 오멘 저주의 시작-
뭔가 코로나 전후로 옛날 공포 시리즈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들 예상했다시피 실망의 연속이었죠. 그러던 와중에 쏘우 10편이 터지면서 이게 된다고? 하는 감탄을 내놓았습니다.

 

저도 오멘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불안했으나, 한 줌 기대감이 있던 게 쏘우 10의 예시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시리즈 마지막이 90년도, 리메이크작도 20년 전인데, 이게 나온다고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거든요.

 

개봉날 할인 쿠폰도 챙겼겠다, 오멘을 극장에서 보는 날이 오네… 이런 심정으로 관람했고… 관람이 끝나자마자 바로 2회차를 제값 주고 예매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뒤통수를 강하게 맞은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영화가 너무 잘 빠졌거든요!

 

공포 영화가 아니더라도 프리퀄이라고 내놓게 상태가 심히 안 좋게 많지 않습니까? 비유하자면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다고 칩시다. 주방장이 걸어오더니 '흠! 우리가 지난 5편에서는 면을 너무 많이 줬죠. 이번에는 소스만 퍼줄게요.' 이런 식으로 프리퀄 영화 한 편만 봐서는 설정 자체가 이해 안 되는 파츠만 보는 느낌이 강한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주의 시작은 달랐어요. 이건 오멘이라는 짜장면과 어울리는 탕수육입니다. 옛날 오멘 안 본 사람도 이 한편만으로 완벽하게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더 놀라운 건 이런 구조이면서도 기존 오멘을 아는 팬들을 위한 요소까지 완벽히 구현해 놓았습니다. 흘러가는 대사, 얼핏 보이는 소품 장식에서 시리즈를 본 사람이라면 어? 저거 그거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오도록 말이죠.

 

탄탄한 스토리에 팍 터지는 고어스러움, 인간의 오만과 광기까지… N 회차를 거의 하지 않는 저도 또 보게 한 영화였습니다.

 

매우 추천합니다.

 

3. 악마와의 토크쇼-
N회차 안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 영화도 2회차 관람했습니다. 이 영화는 2회차는 거의 필수인 공포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성 자체가 실로 특이하고 참신했는데요, 70년대 브라운관 텔레비전 시절의 토크쇼에서 일어지는 기괴한 사건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소개만 봐도 독특하죠? 물론 독특하다는 게 마냥 장점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낯서니까 이해가 안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처음 이 영화를 감상하면 자연스레 방청객 입장으로 참석하게 됩니다. 실제 방송국 방청객처럼, 영화에서 소개해주는 토크쇼 게스트들에게 몰입하고 돌발적인 괴사건에 비명을 지르기도 하면서요.

 

이러다보면 어느새 '어? 내가 방청객이 아닌 쇼에 직접 나오는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 변하게 됩니다. 몰입도가 워낙 뛰어나다 보니 영화 관람객을 자연스레 스크린 안으로 데리고 옵니다. 아쉬운 거 그 느낌이 오래가지 않고 흐릿한 열린 결말로 어설픈 마침표를 찍어버리죠.

 

그래서 2회차를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쇼 내용을 모두 알고 있기에 처음부터 방청객이 아닌, 게스트로 참석하게 됩니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이런 2회차 관람객을 위한 포인트들이 매우 많습니다. 처음 보여주는 게스트 리스트부터가 결말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세히 읽어보고, 나오지 못한 게스트가 저 사람이었구나 이런 부분들을 알게 되죠.

 

그리고 2회차가 끝날 때는 흐릿한 결말이 마침표가 아니라 도돌이표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그리곤 3회차를 고민하게 됩니다. 뭐, 제 성격상 3회차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20세기 오컬트 문화의 집대성이라 이 과정 가는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더군요.

 

매우 추천합니다.

 

4. 드림 시나리오-
몽중몽 괴담을 아십니까? 꿈속에서 꿈을 꾸고, 그 꿈에서 또 꿈을 꾸고…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는 괴담입니다. 이 영화는 그 남자라는 괴담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니 오히려 몽중몽 괴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은 모두의 꿈속에서 같은 남자가 나오면서 일어나는 헤프닝입니다. 이걸 제가 몽중몽으로 여긴 이유는 모든 사건이 이어지는 흐림이 부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봐도 현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요. 여기에 주인공 성격이 한마디로 음습함의 결정체인데,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를 잘해서 확 부각 돼버립니다.

 

부자연스러운 상황, 주인공의 음습함. 이 두 개는 장르에서 호러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짜증만 가득하게 남깁니다.

 

극 중 초반부터 후반까지 이 짜증을 해소할 구간이 하나도 없어요. 그냥 불쾌함으로 뒤덮인 상태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 버리더군요.

 

스토리 완성도는 뛰어나고 초반에는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너무 난해하고 답답한 걸 중후반 한 번도 안 끊으니 숨이 막혔습니다.

 

비추합니다.

 

5. 금지된 장난-
일본 호러 영화가 이토록 망할 줄 몰랐습니다. 엘사도무르마무 무시기 주문 외우는 거 보면서 상영 시간 내내 폭소했습니다.


장난이 아니라 금지돼야 하는 건 이 영화입니다.

 

매우 비추합니다.

 

6. 기괴도-
섬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VR 개발. 이게 뭔 조합이야? 일단 한번 보고 판단하자 했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안 어울리더군요.

 

실내에서 VR 기기 쓰고 있는데 눈 바이저 부분에서 바닷물이 역류하며 건물이 침수되는 장면은 일본 제작진들 상상력 살아있다는 탄성이 절로 나오긴 했습니다.

 

다만 후반 그런 인상적인 장면 하나로는 영화 전체 인상을 뒤집기에는 부족했다.

 

개인적으로 현실에서 가지 못하는 공간을 가상현실에서 가면서 추리가 맞물리면 좀 더 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건 현실 사건 해결하다가 VR 사건 해결하다가 마지막에 억지로 연결하고 엔딩 끝~ 이러니 관객들이 몰입이 안 됩니다.

 

섬이라 계속 나오는 바다 경치는 시원해서 폭염에 개봉했으면 평가가 좀 더 올라긴 했겠네요.

 

비추합니다.

 

7.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이거 공포 영화 아닙니다. 위에서 프리퀄 비유 할 때 짜장면 시켰더니 지난번에 면이 많아서 소스만 퍼준 경우가 많다 했는데요. 이건 짜장면 시켰더니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분명 영화 자체는 밀도 있고 잘 짜여있습니다.

 

그런데 공포영화는 아닙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세계관을 뒤집어쓴 다큐멘터리라고 해야 하나요. 관객을 무섭게 하려는 게 아니라 인간찬가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장르로 봤을 때는 높은 평점을 줄 만한데, 순수하게 공포, 기존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보러 온 사람들로 한정해서는…

 

비추합니다.

 

8. 이매큘레이트-
7월 영화지만, 슬쩍 넣었습니다. 사실 스토리는 조졌습니다. 수도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 공포 영화가 많이 나왔는데요. 그 클리셰 죄다 때려 박았습니다. 여기에 영화 제목은 결점이 없다는 뜻인데 설정 구멍 여기저기 나옵니다.

 

그런데 웃긴 게 배우 한 명이 너무 강력해요. 시드니 스위니의 차력쇼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이 엉성하기 그지없는 스토리를 연기로 다 때우고 있어요.

 

특히 저는 입을 주목해서 보게 되더군요. 보통 연기자의 눈을 자주 보는데 여기는 초장부터 반지에 입을 맞추는 장면을 통해 입술에 포커스가 갑니다. 이후로도 구토하거나 입술을 살짝 벌리는 장면들이 꽤 자주 나오다 보니 시선이 머물게 되더군요.

 

이 입술 덕에 영화에서 온도감이 느껴졌습니다. 차갑기 그지없는 방에서도 숨이 거칠게 튀어나오는 걸 보니, 절로 따뜻하다고 느꼈고요. 반대로 햇살 내리쬐는 장면인데도 입술이 오므라드니까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이게 아무래도 배우의 연기력 때문인 것 같더군요.

 

솔직히 가장 주가 올릴 시기에 마담 웹 다음으로 이런 영화에 나왔으면 선구안 상태가… 이런 말을 할 법도 한데 뭐라 못할 정도로 잘 나왔어요. 개봉한 지 일주일 좀 지났는데도 상영관 거의 없는데요. 다 내려가기 전에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정도로 배우가 미친것 같습니다.

 

추천합니다.

 

올해는 공포 영화 재밌는 게 꽤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반기도 기대되는 게 제법 있던데… 잘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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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키로로 2024.07.26 14:25
    5번 리뷰보고 빵터졌네요 ㅎㅎ 드림시나리오는 배급사는 블랙코미디라는데 뭐가 코미디인지. 무코님처럼 공포카테고리가 맞는 것 같아요^^
  • 원우 2024.07.26 14:44
    저랑 똑같으시네요
    저도 공포 영화는 얼굴 형체가 보이는 순간 팍 식습니다 존재가 보이지 않으면 존재를 모르니 쫄면서 보게 되는데 얼굴이 보이면 인간이 구현하는 공포대상이 한계가 있다보니 엥? 하면서 공포가 공포가 아니게 되더라구요...
  • 알폰소쿠아론 2024.07.26 15:03
    잘 읽었습니다ㅋㅋ 이매큘레이트 보고 싶었는데 주변에 상영관이ㅠㅠ
  • profile
    하빈 2024.07.26 15:15
    다 본 영화들인데 저랑 맞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고 그렇네요.
    근데 <드림 시나리오> 장르가 공포였던가요...주인공 입장에선 그렇긴 하겠는데 애초에 드라마,코미디로 봐서...ㅋ 여튼 전 흥미롭게 잘 본 영화긴 합니다ㅎ
  • 윤콩 2024.07.26 19:43
    공포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저도 악마와의 토크쇼 너무 즐겁게 봤습니다 내용이 참신하진 않지만 포맷이 저희가 실제 관객같이 느껴지는 연출에 너무 즐거웠더랬죠 ㅎㅎ 넷플에 올라온다니 다시 보고싶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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