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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영화에 관한 영화를 볼 때면 흥미가 생기는 쪽입니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메타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을 볼 때 그 통찰이 흥미롭기도 하고 한 영화에서 다른 영화들을 오마주, 패러디를 하는 것들을 보는 게 매우 재밌기도 하고 영화라는 것에 대해 무한히 애정을 쏟는 작품을 만날 때마다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고요. 제가 영화 없으면 못 사는 사람이기에 더 재미를 느끼고 더 감정적으로 와닿는 이유도 있을 겁니다.

 

세계 어디서든지 영화에 대한 영화는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2022년에 제가 본, 영화에 관한 영화 리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총 8편입니다.

 

 

 

1. 원 세컨드

 

OTT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스트리밍 또는 파일로 영화를 보게 되면서 영화에 대한 추억이 사라져가는 징조가 보이는 지금 시대에 보기에 <원 세컨드>는 의미심장한 작품입니다. 장이머우의 필름에 대한 그의 향수와 애정이 관객 각자 가지고 있는 영화/극장에 대한 추억을 슬며시 꺼내들게 만듭니다.

 

원 세컨드.jpeg

 

 

2. 스크림

 

이 시리즈 자체가 할리우드 공포 영화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는 시리즈인 만큼 이 영화를 보면 할리우드의 트렌드를 체감할 수 있다고 할까요? 20년이 지난 시리즈인데도 최신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는 흡수력과 참신하게 비꼬는 패러디의 조합이 대단합니다.

 

스크림.jpg

 

 

3. 소설가의 영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최근으로 올 수록 점점 간결함의 극점을 향해가는데 마치 영화 자체가 해석이나 분석의 지지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자체로 진실되고 아름답고 오롯히 영화 그 자체로 지탱되려하는 그 영화를 만드는 창작력은 무엇으로부터 기인하는지에 대한 홍상수 방식의 답변 같은 영화입니다. 아직 <탑>은 못 봤는데 하루 빨리 보고 싶네요.

 

소설가의 영화.jpg

 

 

4. 애프터 양

 

영화를 보면서도 이미 이런 소재를 많이 봤다고 생각했습니다. SF 장르에서 기억과 정체성에 관한 주제를 만나는 것은 그렇게 낯선 일이 아니죠. 하지만 제 마음을 두들기고 저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던 것은 이 영화가 기억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습니다. 영화가 양의 기억을 보여줄 때 양의 눈이 카메라가 되어 영상으로 기록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는데, 마치 언뜻 보면 유튜브의 v-log 영상을 보는 듯한데 그 영상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그 장면을 매우 시적이고 감동적인 장면을 만듭니다. 저에게 <애프터 양>은 찍히는 대상과 찍는 주체 사이의 긴밀한 교감의 표상이 되는 프레임을 중심으로 카메라라는 기록 장치에 대한 본연을 재참색하는 영화로 읽혔습니다.

 

애프터 양.jpg

 

 

5. 썸머 필름을 타고!

 

개인적으로 일본의 청춘물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를 찍는 청춘들의 이야기라면 말이 다르죠. 그럼에도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따로 있습니다. 찬바라 영화를 애정하는 주인공만큼 영화가 사랑스러워 질 때, 영화는 SF 설정을 재치 있게 끌어오면서 영화의 미래에 대해서 서늘하게 이야기합니다. 작품이 아니라 콘텐츠라 명명되고 short 영상이나 빨리 감기가 익숙해진 세대가 낯설지 않은 지금 시대에 시의적절한 작품으로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약간은 오글거리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을 무한히 열렬하게 쏟는 엔딩 장면에서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코끝이 찡해지지 않을 수가 없네요.

 

썸머 필름을 타고.jpg

 

 

6. 놉

 

이 리스트에 적힌 열 편의 영화 중에서 가장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대단히 난해하지만 대단히 과감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고 조던 필 감독이 숨겨놓은 메타포들을 해석하는 재미가 너무 쏠쏠하기도 합니다. 할리우드나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지식이 좀 있어야 접근이 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외면받은 것이 아쉽기도 한데요, 개인적으로 장르들을 융해하고 섞이게 하는 방식 자체가 거대한 메타시네마적 농담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놀라운 작품이기도 합니다. 할리우드라는 창조적 문화산업에 대한 공황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경배하기도 하고, 영화의 역사를 비백인의 입장에서 다시 쓰려고 하는 대담함이 돋보이는 걸작이죠.

 

놉.jpg

 

 

7. 노 베어스

 

최근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재수감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죠. 이란 사법부의 발표로는 2010년 반정부 시위에 동조한 죄목으로 받는 형벌을 마저 받아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에 징역 6년을 선고받았는데 복역 두 달 만에 석방되었지만 출국금지하는 제재와 작품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감시를 꾸준히 받아야 했죠. 이 작품은 파나히 감독이 재수감되기 전에 만든 작품입니다. 감독 자신에 대한 초상화와 이란 사회에 대한 풍경화이면서도, 부조리에 대한 저항이자 세상을 향한 윤리로서의 영화를 실천하려는 감독의 의지가 매우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적어도 예술가로서 자신이 디딘 땅에서 부조리와 맞서고자 하는 감독의 자세는 존경스럽습니다.

 

노 베어스.jpg

 

 

8. 더 파벨만스

 

이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여왔다고 알려진 그인 만큼 <더 파벨만스>에서 영화라는 소재는 중요합니다. 시네필 키드를 주인공으로 한 다른 낭만적인 이야기들과는 달리 이 영화에서 저의 흥미를 끌었던 것은 영화가 단순히 즐거운 꿈이자 이상으로만 그려지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가족과의 쓰라린 기억과 진실을 대면하게 하는 것이기도 한데요. 영화의 이러한 양가성에 대한 스필버그의 성찰이 느껴지는 대목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거대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 사이에 있는 스필버그의 필모그래피를 본다면 그 성찰이 자연스럽게 납득이 되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스필버그의, 가족에 대한 다정한 애정과 영화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가득 담겨 있는, 부드럽고 잘 짜여진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더 파벨만스.jpg

 

 

 

그 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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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프리무코 2022.12.11 12:18
    이 분야 끝판왕은 cinema paradiso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나 아티스트도 좋았네요
  • SP 2022.12.11 12:34
    영화를 다룬 올해 영화라면 오마주라는 영화도 기억이 나네요
    원세컨드는 개봉하면 봐야지 했다가 흐지부지 넘어간 영화인데 언젠가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 profile
    카시모프 2022.12.11 13:26
    이런 방면 영화로는 개인적으로는 더 메뉴 보면서 섬뜩하고 슬펐습니다.
  • 사돌 2022.12.13 10:34
    저는 영화의 관한 영화하면 <한여름의 판타지아>가 가장먼저 떠오르네요
  • profile
    성피랑 2022.12.16 22:43
    <더 파벨만스> 엄청 기대 중입니다! <노 베어스>는 감독의 전작들처럼 수입돼서 정식 개봉됐으면 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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