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OTT로 재밌게 봤었던 숨겨진(?) 보물같은 영화였는데 <핸섬가이즈>의 여세로 이걸 극장에서 다시 관람하게 되어 일단 반가웠습니다. 준수한 리메이크작이 원작까지 소환하는 현상, 바람직하네요.
이 영화를 다시 관람하며 느낀 점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 '<핸섬가이즈>가 참으로 쏠쏠하게 리메이크를 잘했구나', 둘째 '각본이 참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탄탄하구나'.
<핸섬가이즈>가 B급 슬래셔 코미디에 오컬트를 결합하여 작정하고 가벼운 웃음을 유발하는 한국형 막장 소동극이라면, 이 영화는 B급 슬래셔물의 외피를 두르고있지만 편견과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 모순 및 계층간 단절과 혐오 문제를 보다 직설적으로 다루고있는 사회 풍자 코미디에 가깝습니다. 또한 <핸섬가이즈>가 오컬트적 요소로 서브플롯을 구축한 반면, <터커&데일vs이블>에는 전형적인 찐따의 성장 로맨스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데드 캠프>같은 B급 슬래셔물의 클리셰를 신선하게 비틀며 웃음을 선사하되, 일관된 주제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날카롭게 전달하며 우직하게 내러티브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호평하고 싶습니다.
다만 <핸섬가이즈>의 웃음 유발 시추에이션들의 대부분을 이 영화에서 그대로 차용했기에 <핸섬가이즈>부터 보신 분들에게는 다소 식상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고 취향에 따라 이 영화가 상대적으로 밋밋하고 진지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으나, 부전자전이라는 말을 딱 이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를 두고서 하고 싶네요.
여튼 리메이크작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보장되는데다, 요즘 개봉하는 웬만한 호러 호소 영화들보다는 가벼운 데이트용으로도 안성맞춤이니 적극 추천합니다.
*별점 및 한줄평:
●●●○(3.5/5) 뜻밖의 장르에서 발견하는 잘 빠진 각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