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을 보고 왔습니다.
전체적으로는 그제 본 <교섭>보다는 상대적으로 그나마 낫다는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청 뛰어나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짧게 소감을 남기자면 <유령>은 "연출의 의도는 좋았으나 맥이 부족한 각본"이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좋았던 점은 클로즈업의 연출과 전체적인 흐름은 괜찮았습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성냥에 불을 지피는 모습을 클로즈업한다던가 우산 위 빗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을 연출한 것은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도 나쁘지 않았는데 디테일한 구성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느껴지지만 전개 방식에 있어서는 괜찮았던 것 같네요.
그런데 좀 크게 아쉬움이 남기로는...
연출의 의도는 좋았으나 스토리의 완급조절에 실패한 듯한 느낌이었고, 보다보면 묘하게 박찬욱 감독의 미쟝센이 그리워진다고나 해야 할까요...?
비슷한 분위기의 <아가씨>가 오버랩되는 순간들도 있었기에 더 크게 대조되는 듯 합니다.
연출 외적으로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것 같고, 캐릭터성도 편차가 심하다 싶었습니다.
특히 서현우 배우의 역은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묘사하고 싶었는지 그 의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정도로 너무 두루뭉술하게 표현되는 것이 아쉬웠네요.
항일 영화의 특성상 결말이나 후반부는 전체적인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는데, 이 작품도 그와 같은 궤를 따라한다는 점에서 딱히 개성은 없었습니다.
추리와 마피아 찾기와 같은 매력 포인트를 좀 더 적극적으로 연출했더라면,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신경썼다면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그리고 슬로우 걸면서 폼 잡는 장면들도 멋있다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느낌이구요.
굳이 원작의 설정을 넣지 말고 액션으로만 쭉 갔으면 오히려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