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본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입니다. 예고편부터 판타지스럽기보단 유쾌한 분위기를 강조한 만큼 내심 기대를 했는데 간만에 매우 만족스럽게 본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였네요.
현존하는 거의 모든 RPG의 조상이자 근본인 게임이 원작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명성을 옮겨놓은 세계관에 부담을 갖긴 커녕 오히려 영화만의 개성과 매력을 부지런히 갈고 닦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세히 보면 나사가 하나 빠진게 아니라 50개는 빠진 것 같은 캐릭터들이 서로의 재치로 상황을 타개해나가는 모습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게 개그 타율도 상당히 좋아서 그동안 엄근진하거나 너무 가볍거나 둘 중 하나로만 느껴졌던 판타지 세계관에 새로운 느낌을 불어넣는 기분입니다. 액션도 온몸을 이용한 격투부터 화려한 시각효과의 마법, 크리쳐까지 의외로 박진감 넘치게 뽑힌 맛집같아서 보는 재미가 더욱 올라가고요.
개인적으로 최근에 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세계관 자체나 스케일에만 몰두하다보니 피로감만 쌓이거나(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작품 본연의 개성과 매력이 옅어지는 등(샤잠! 신들의 분노) 단점들이 눈에 띄긴 했는데 이건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유쾌하고 기분 좋게 극장에서 보고 느끼며 관람 후에 나갈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 많이 느껴집니다. 작년 <탑건: 매버릭> 도 그렇고 파라마운트가 요즘 블록버스터의 기강을 잡아가는 모양새 같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