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은 인생 10년>을 보고 왔습니다. 워너브라더스 제작에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신문기자> <야쿠자와 가족>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신작이기도 했고, 작년 3월에 일본서 개봉해서 30억엔의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했던지라 많이 기대했는데 그동안 국내 개봉 소식이 없길래 블루레이 직구라도 해볼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마침내 해를 넘기긴 했지만 드디어 우리나라 극장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네요. (그새 전 지난달 오사카 가서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신작인 <빌리지>도 보고 왔던...)
불치병으로 10년 시한부를 선고받은 고마츠 나나와 삶의 이유도 목적도 잃어버린 사카구치 켄타로. 이유는 다르지만 인생의 벼랑 끝에 선 두 친구가 우연히 만나며 서로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는 어찌보면 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와 줄거리를 가진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런 작품을 빛나게 하는건 진정성 있는 연출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주인공의 심리를 진득하게 이끌고가다가 절정의 순간에 터뜨리는 전개는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작품들에서 보여온 방식인데 이번 영화에서도 그 방식으로 유효타를 날려 마음을 울리네요. 최근에 개인적으로 집안 사정도 있었는데 그게 생각나서 더 눈물이 나왔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 <스즈메의 문단속> 음악감독을 맡은 RADWIMPS가 이번 작품에도 음악을 맡았는데, 몇몇 OST는 신카이 감독 작품에서 들었던 특유의 느낌이 나긴 했지만 앞서 언급한 세 작품과도 다른 무게감 있으면서도 서정적인 사운드트랙으로 극의 몰입도가 배가 됐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우리나라 관객 호응을 얻을 것 같은데 CGV에서만 단독 개봉한 점이 아쉽긴 하네요.
4/5
레드윔프스가 음악을 담당해서 그런지 사운드트랙과 엔딩곡이 정말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