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제대로 본 게 이번이 처음인데, 세계 여러 영화제들에서 수상하시는 덴 다 이유가 있네요
연출 스타일이 독특하신데, 동적인 촬영보다 정적인.. 아니.. 아예 카메라가 움직이지 않는 정지 컷(?)으로 영화의 95%가 구성 돼 있더군요
인물들이 대화하는 씬에서도 이런 촬영기법을 고수하셔서, 예를들어 3명이 대화한다면 대화하는 3명을 한 프레임으로 잡아서 대화가 끝날때까지 '컷 전환'이 전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배우분들이 소화하는 대사량이 엄청나서 #롱테이크.로 갈 수 밖에 없어서, 고생 많이 하셨을 거 같아요
또.. 보통의 다른 영화와 드라마들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사건은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과거에 일어난 일은 '회상 씬'으로 보여주는 것에 반해, 이영화는 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일상에서 "**가 **했다 카더라!" 식의 누군가의 '뒷담화'를 듣는 것처럼 직접적인 묘사가 없어요
전임(김민희)이 외삼촌(권해효)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 '어떤 일', 외삼촌의 과거, 외삼촌과 정교수의 관계, 여학생들... 일반적인 극영화라면 스토리를 전개하는 장치인데, 의도적으로 #맥거핀 처리하며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일상에서 "**가 **했다 카더라!" 식의 누군가의 '뒷담화'를 듣는 것처럼 관객들에게 영화속 캐릭터들의 '뒷담화'를 들려주는데, 어느 대학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는 '카더라 썰'을 듣는 느낌이었어요
'말'이란 게 전달되면서 점점 살이 붙고 와전되는 경우가 많은 걸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연출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핵심을 피해가는 이영화에서 남는 건 뭐가 있을까요? 도대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뭘까요?
영화는 전임, 외삼촌, 정교수의 대화에 집중합니다
보통의 영화들에선 캐릭터들간의 '인사 치레' 혹은 '배경설정'으로 깔아두는 내용에 집중해서, 캐릭터들이 여태 살아온 인생에 대한 얘길하는데, 실제로 오랜만에 만난 친척과 지인들의 대화처럼 디테일해서 괜히 주변을 돌아보게 만드네요
반면.. 20년 남짓 살아온 여대생들에겐 굵고 짧은 질문을 던지는데..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