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들>
영화의 순수성을 회복하려는 도그마 95 선언과 잃어버린 삶을 되찾으려는 가련한 바보짓.
어지러울 정도로 영화 전체를 차지하는 핸드헬드, 실제 다운증후군 환자들과의 촬영 장면, 적나라한 성기 노출 등 정말 역대급 문제작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정말 역대급 장면이 하나 있는데 제가 본 모든 영화 중 성적인 부분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었네요.
위선적인 쾌락을 좇던 백치들에게서 관객의 시선을 돌려 타인의 우울을 응시하게 만드는 묵직한 파워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브레이킹 더 웨이브>
미련함과 순수함을 구분할 수 없는 병리적 사랑
가학적임과 동시에 순수한 형태의 애정
발버둥칠수록 깊이 빠져가는 사랑과 우울의 늪
전체적으로 칙칙하고 탁한 화면들과 주연을 맡은 에밀리 왓슨의 열연이 어우러져 상당히 피폐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도그빌>
연극적 연출을 영리하게 활용한 스토리텔링으로 관용주의의 한계를 표현해내고 엔딩 크레딧으로 화룡점정해버리는 라스 폰 트리에.
니콜 키드먼을 캐스팅한 게 정말 신의 한 수네요.
처음엔 정말 연극을 촬영해놓은 듯한 느낌이라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흡인력이 좋아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멜랑콜리아, 어둠속의댄서, 유로파, 안티크라이스트를 추가로 관람할 예정입니다
* 혹시 스포일러라 생각되는 부분 있으시면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도그빌은 다소 평범하고 현실적인 외모의 마을 사람들 사이에 니콜 키드먼을 여신처럼 던져놔서 왠지 집중이 안 됐었는데, 다 보고 나니 훌륭한 캐스팅이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