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보이는 건 짱짱이다.
-느꼈던 것 중 남은 분위기에 대해 어울릴 법한 노래를 BGM으로 첨부했다. 적나라하게 들리는 애달픈 노랫소리는 당연 그를 추모하는 감정에서였다.
애인과 함께 씨네큐로 향하였다. 과거 '불릿 트레인', '프로메어' 등을 관람하게 된 이후 우리는 요즘 웬만해서는 씨네큐를 찾게 되었다. 극장 좌석이 그래 좋을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전편도 보지 않았던 필자와는 달리 애인은 블랙 팬서를 꽤나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함께 보자는 말에 애인은 신나서 따라왔고, 나도 퇴근을 하자마자 애인을 태워 극장으로 향하였다.
비주얼은 이쁜데, 포스가 없다.
타이틀 로고가 나오기도 전, 인트로에서부터 나와 애인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보았던 멋쟁이의 죽음, 실제 배우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애인을 통해 알고 있었는데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
이어진 로고에서 그를 기리는 것만 같은 모습에서 복받치는 것을 느꼈다.
정말 안타깝지만, 그것만이 남아버렸다.
애인이 정말 좋아하더라.
솔직히 전편을 보지 않았기에 이해 못할 설정들은 딱히 상관없었다. 허브라던지, 캐릭터들간의 관계, 갑자기 사후 세계 같은 곳에서 만난 흑인에게는 왜 쌍욕을 하는지. 설명을 일일이 들으며 감상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냥 유추만 해보았다.
그마저도 그리 재미가 없었던 것은.
비주얼 떡락.
블랙 팬서 시리즈는 본 적이 없었다만, 어벤져스에서 보였던 와깐다 뽀에버라는 함성은 꽤나 오래 뇌리에 박힐 정도로 멋진 문구이자, 시그니쳐 사운드 그 자체였다.
딱밤으로도 부러질 것 같은 가녀린 팔다리의 소녀가 흑표범이 되어 외치는 그것은, 맥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아이언 맨과의 어떤 접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정신적으로든 무엇으로든 계승점이 된 것으로 보이는 MIT 재학 천재 흑인 소녀는 아직 서사가 부족하기에 얼굴만 터준 것으로만 보였지만, 아아. 와칸다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낸 수트는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만, 왜 보지도 못한 또봇이나 카봇이 떠올랐는지. 비주얼이 너무도 귀엽고 깜찍하여, 이제 모든 캐릭터들에서 남성성이란 찾지 못할 것이 되어버렸나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젠 성별도, 세대도, 성향도 모두 바뀌어버린 대물림이니.
이쁘시다.
과거 '어스'라는 영화를 감상하고 신이 나서 리뷰를 썼던 것이 기억이 난다. 지금껏 본 흑인 배우 중 가장 어여뻐 첫눈에 반해버렸다며 호들갑을 떨던 그 때의 낙서.
본작에서 볼 수 있을 줄은 몰랐다. 다만 그 때와는 다르게 조금 볼살이 통통해져 귀여워진 외모였다만,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만은 액션 첩보물을 보는 것만 같아 흥미진진했다.
빌런 이야기는 굳이 꺼내지 않았다. 또 한 번 시대상의 아픔으로 치트키를 써서 무어라 비판도 못할 법하게 만들어 놓아 글을 끄적이기도 무섭고, 굳이 그럴 마음도 읎다.
뜬금없다고만 말하고 싶다.
오빠가 떠난 뒤로 우린 의지를 잃은 것만 같아.
모두들 이제는 나를 바라보고 있지만,
오빠의 아이에 대해 모두가 알게 된다면,
나는 다시 밀려나 연구소에서 쳐박히겠지.
그것이 더 편할지도 몰라.
영화를 보고 홀린 듯 써본 글귀.
ps. 씨네큐 스페셜 티켓을 수령했다. 렌티큘러라 얼굴이 바뀐다. 너무 이쁘당. 씨네큐 최고양.
-아트카드는 정말 싸게 팔길래 냉큼 사버렸다.
pps. 인스타에 쓴 짤막 리뷰다.
(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