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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눈이 슬픈건가요.

-BGM은 사실, 큰 연관은 없을지도 모른다. 주인공 가족의 쉽지 않은 유년시절을 비롯, 어쩌면 그래버에게도 있을지 모르는 고단한 과거를 생각하다보니 떠오른 노래를 첨부해본다. 항상 내 멋대로 첨부하긴했다 허허.

 추석 연휴가 하루 남은 시점, 애인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즉흥적으로 영화관으로 향하여 관람하게 된 작품이다. 포스터라던가 굿즈 증정 이벤트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에도 일단은 호러영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슬래셔의 일종이었을 줄은 알지 못했다. 모르고 본 것이 득이 된 것 같았다. 애초에 슬래셔물인 것을 알고 봤다면 그 아쉬움이 조금 더 했을 것 같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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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해치지 않을 거란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의례 그래왔듯, 애인과 필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영화 얘기를 신나게 했다. 연초를 입에 물고 영화가 꽤 재밌었다며 거드름을 피우는 필자에게 애인이 말했다.

 '정당성? 보통 이런 영화는 살인마한테 과거 같은 거를 보여주면서 이입하게 만들고 거기서 역겨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없어서 아쉬웠어.'

 일반적으로 자주 사용하지 않는 어휘를 섞느라 애인이 꽤 어려워하는 것에 웃으며 긍정해주었다. 물론 나름 고어 매니아였던 필자는 칼같이 선을 그으며 답했다.

 '꼭 슬래셔물에서 살인마에게 당위성 같은 게 필수적인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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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

 애인도 꽤 많은 영화를 보며 자라왔을 테다. 집에 곧장 들어가지 않고 집 근처 공원을 거닐며 우리는 슬래셔물에 대한 열렬한 토론을 이어갔다.

 마이클과 프레디, 제이슨, 고스트페이스, 레더페이스, 크롬스컬, 심지어는 장경철과 M까지. 그 중 살인마의 과거를 보여주며 그가 어째서 그렇게까지 엇나갈 수 밖에 없었는지 친절히 설명해주며 관객을 이해시키는 사례는 몇 없었다.

 그 시대 사람도 아니고, 슬래셔에 통달한 사람도 아니기에 함부로 말하는 것도 우습긴 하다만, 필자 입장에서 오히려 슬래셔물에는 그러한 부수적인 요소들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의견도 내비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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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렘 대포 같아요.

 물론 영화가 조금은 불친절하긴 하다. 단순 유괴,납치,살인마라기에는 살가운 그래버의 언행과 왜 주인공에게는 조금이나마 다른 성질의 애착을 보이는 것인지.

 왜 소년을 진정시켜주는 그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는지. 나 역시 초반부까지만 해도, 그 역시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학대를 견뎌내며 살아왔던 것일까, 라는 생각에 잠겨있었다.

 별 의미 없는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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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팁 좀 주세요 선배들.

 스토리 따위에 치중하지 않아 자연스레 기대되는 부분은 바로 수위였다. 아주 오래 전부터 고어물을 즐겨보는 이들에게 싸이코냐며 힐난하는 의견들은 많았으나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부정 못 할 진리이다.

 수위. 허나 어느새부턴가 어린 아이들을 살육하는 장면 묘사 따위가 금기시된 탓일까, 정말 아쉬울 따름이었다. 아마 관람객들 중 대다수가 '그것'과 대조할텐데, 필자 역시 그러했다.

 비주얼이 정말 괜찮았는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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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외모는 멋지십니다. 근데 마술 좀 궁금하긴 했어요.

 슬래셔의 일종이라지만, 어떻게 보면 스릴러를 가미한 소년성장물일지도 모른다.

 원혼들의 힘을 합쳐 악당을 무찔러 아싸를 벗어나는 멋쟁이 소년.

 

 잠시였더라도 한 지붕 아래 형제가 같이 살았음에도,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아이들을 납치하여 도살하는 그는 무엇에서 희열을 느낀 것인가.

너만은 특별할 것이라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곤경에 빠진 타인을 외면하며 지나가버렸던 저 싸가지없는 애새끼들과는 다르게 말이야,

너는 나를 도우려고 했었거든.

요즘 것들은 되바라지고 당돌하기만 할 뿐이라,

금세 자신의 위치를 잊어버리고 도망가려고 하지 뭐니.

혁대로 내 손수 교육시켜줬었지.

넌 다를 줄 알았는데, 넌 다를 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 홀린 듯 써본 글귀.

 

ps. 이런 영화가 좀 더 많이 나오면 좋겠소.

pps. 인스타에 쓴 짤막 리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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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


profile 네모바보

영화가 최고의 낙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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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미약해 2022.09.12 00:38
    ㅎㅎㅎ글귀가 담백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인스타 요약짤도요 ㅋㅋ
  • @미약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네모바보 2022.09.12 00:39
    부족한 글 재밌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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