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평가보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막상 보고 나니 "정말 이 젊은 감독의 영화적 야심이 어마어마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돼요
꿈의 공장이자 향락의 제국이었던 2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이 영화는 영화 자체가 매혹적이기도 하고 혼란스럽기도 하고 광적이기도 하고 비극적이기도 한 웅장한 프레스코화에 가깝습니다
그 웅장한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는 3시간 동안 촬영, 편집, 음악, 미술, 심지어 연기까지 다 같이 폭주를 해버립니다
아마 다미엔 셔젤이 자신의 모든 영화적 능력을 이 한 편에 다 쏟아 부은 게 아닐까 싶은...?
특히 초반부 1시간은 보다보면 '아찔하다'고 느껴질 정도인데요
'이렇게 초반부터 에너지를 다 써버리면 그 다음은 어떡할려고?' 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이야기의 한 분기점이 지나고 펼쳐지는 전락의 스펙터클이 나름 흥미진진하기도 합니다
대략 4명의 인물이 걷는 상승과 하락의 길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이야기 구조도 짜임새가 괜찮았구요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기교를 보여주는 촬영과 편집, 음악의 조화는 이 스펙터클의 감흥을 한계까지 밀어붙입니다
이 조화는 가히 음악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유기적으로 보여서 놀랍기도 했어요
특히 저스틴 허위츠의 음악은 화려한 선율로 매 장면을 고조시키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기교로 끝까지 가는 영화이기에 누군가는 기교에만 치중한 영화라고 혹평할 여지는 있는 것 같네요
어떤 장면은 에너지 과잉인 것 같기도 하고 감독의 과욕이 얼핏 보이는 지점이 없는 건 아니기도 하구요
이 영화의 엔딩은 할리우드 대형 영화에서 정말 볼 수 없는 엔딩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뜬금없기도 하면서 실험적입니다
'이런 엔딩을 그 큰 자본 위에서 만들어내다니..' 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감독의 비범한 패기가 엿보이는 장면이었어요
프랑스에서는 평가가 전반적으로 우호적이고 평점도 꽤 높은 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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