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와 관련된 세계수 설화 리뷰시리즈의 후일담으로, 이 글을 먼저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

 

<퓨리오사와 나무> 사랑과 전쟁, 세계수 설화와 性

01. 복숭아와 재생, 여성의 속과 씨앗

02. 물푸레나무 바디의 쪼개짐과 눈물

03. 콩나무, 땅의 양분과 하늘★의 희망

<정보통신> 힐라스와 마주보는 추억의 과수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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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퓨리오사 사가>의 스포가 있으며, 다른 리뷰시리즈도 있습니다. :)

<퓨리오사 사가> 그의 이름은 왜 잭일까?

<사가-Ⅰ> 과일과 트로이전쟁의 오딧세이

<사가-Ⅱ> 잭과 마법콩, 위그드라실 나무

 

<퓨리오사와 역사> 두 전쟁과 치유의 천사

<역사-Ⅰ> 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역사-Ⅱ> 치유의 천사 나이팅게일과 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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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처치하는 것 못지않게 사랑하는 이를 보호하는 게 중요했던 저격>

 


<Boom Town> 전쟁과 Hedy Lamarr의 군사 통신기술

<퓨리오사>는 후반부에 역사가가 등장해 최초로 역사에 기록된 전쟁인 수메르 전쟁에서부터 오일전쟁까지 쭉 나열하다가 뜬금없이 붐타운 전쟁을 언급하고 이번 작품의 40일 전쟁을 이야기합니다. <붐타운>?! 난생 처음 들어보는 전쟁이라 찾아보니, 1940년 클라크 게이블 주연의 석유전쟁과 모험물을 표방한 3(4)각관계의 멜로/로맨스영화더군요.  콘웨이란 감독이 만든 이 영화는 이란 이름의 두 남자가 등장하며, 섹스 심볼로 유명한 배우이자 과학자였던 헤디 라마가 무려 극강의 미모 전성기인 20대때 출연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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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m Town : 여성과 황금을 두고 싸우는 남성들의 천하태평(DMC, Devil may-care Men fought for Girls and Gold)>

 

참고로 헤디 라마르는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 모두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인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삼손과 데릴라>에서 머리카락에 능력이 숨겨진 삼손의 헤어를 자른 데릴라역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2차대전 후 냉전기(쿠바 미사일 위기 등)에 재조명된 주파수 도약(frequency hopping) 기술을 발명했던 통신 공학자였습니다. 유대인이던 그녀는 독일 잠수함 U-보트가 늑대무리(Wolfpack) 전술로 민간 유람선을 격침시키자 그에 대적하고자 미해군-어뢰 간 무선통신 보안기술을 발명했으며, 낮에는 배우 활동을 밤에는 3건의 군사기술을 발명하는 이중생활을 했었지요. 무엇보다 헤디 라마가 작곡가와 함께 발명해낸 이 주파수 호핑 기술은 그녀가 없었다면 구글도 없었다는 구글의 헌사가 나올 정도로 휴대폰 CDMA, 블루투스, 예전의 Wifi 등에 활용된 엄청난 과학적 업적이었습니다. <퓨리오사>의 액션장면이 마치 독일 나치(옥토보스)와의 해양전처럼 묘사되며 "사슬공/Bommy Knocker"를 외친 이유가 왠지 그녀 때문이라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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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적을 파괴하려고 만든 통신보안 기술이었으나, 현대에는 원활한 정보통신 기술로 활용된 그녀의 발명>

 

그녀는 아이언맨의 모티브였던 하워드 휴스의 조언자이기도 했으나, 디즈니 백설공주의 모티브가 된 자신의 아름다움을 저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녀의 특허는 적국인 오스트리아 출신 여배우를 믿을 수 없다며 몰수당했다는 썰과 자발적으로 기증했다는 썰이 있습니다. (feat. 3000년의 기다림)

[시선뉴스] :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배우이자 발명가 '헤디 라머'

 

전 이번 <퓨리오사 사가>를 전쟁 서사(epic)이자 동시에 로맨스물이라 느꼈습니다. 잭/디멘투스가 자꾸 눈에 밟히기도 했지만, 역사가 양반이 알고보면 석유전쟁을 빙자한 로맨스영화라는 <Boom Town>을 언급하는 걸 보니 아주 틀린 방향은 아닌 모양입니다. :)

이대로 리뷰를 끝내기 아쉬운 맘에 각 챕터별 액션 시퀀스에 담긴 통신보안의 서사를 간략히 요약해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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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의 액션 시퀀스와 통신보안

 

1. 도달불능점 (The Pole of Inaccessibility)  : "Way Home"

"눈에 띄지 마!(Be Invisible)"라는 퓨리오사의 말처럼 도입부는 마치 동물들끼리 쫓고 쫓기듯 사냥하는 액션 시퀀스로 엄마가 뒤따라오며 목표물을 저격할 때의 고요하면서도 심장 뛰는 듯한 북소리의 호흡이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바스라지는 동물 뼈의 잔해, 탯줄처럼 자꾸 끊어지는 연료의 호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바람과 함께 흔적이 사라지는 모래폭풍의 이미지가 꽤나 서사 장르답다 느꼈습니다. 녹색의 땅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고, "내 입술은 오직 디멘투스의 에!"를 강조하던 크루가 이 망가져 을 못하게 되자, 부드러운 로 아이를 구슬리는 디멘투스. 을 안하겠다고 구라를 쳐서 살려줬던 여성의 고자질 때문에 다시 쫓기며 결국 엄마가 붙잡히는데... 퓨리오사가 을 열지 않자, 의 화신과도 같던 옥토보스가 그녀의 엄마를 성 고문하던 장면이 유난히 눈알에 박힙니다.

"집으로 가는 길을 찾아~!(You'll find your way Home), 씨앗을 심고 녹색의 땅을 지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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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황무지가 가르쳐준 것들 (Lessons from the Wasteland) : "Deal"

없이 새장 안에 갇힌 퓨리오사가 목격한 디멘투스의 액션들은 무리를 지어 이 쪼개지기도, 반대로 하며 새롭게 연합하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쪼개지며 생존을 위해 을 바꾸는 거열형으로 시작해, 시타델에 쳐들어가서 우리편이 되라고 말했던 디멘투스의 연설+마임극과 하늘과 땅 양쪽에서 서로 십자가 철창을 끌고가려는 개판난 상황에서 디멘투스에게 구조된 퓨리오사, 그리고 과거 역사 속의 트로이목마 작전처럼 같은 편인척 가스타운에 잠입하는 등 영리하게 을 재편성해나가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특히 트로이목마 작전에서는 같은 편인줄 알았던 옥토보스가 뒷통수 맞고, 말 없이 곰돌이인형처럼 지낸 퓨리오사가 혹성탈출 속 시저가 된 것 마냥 스스로 "No!"라는 을 하며 뒷통수를 치는군요. 그녀는 친아빠인 척 했던 디멘투스의 손을 떠나 "You : Me = We, 딜!(Deal)"에 따라 정략결혼 즉, 임모탄에게 시집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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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탈주 (The Stowaway) : "Start with you."

3장에서는 퓨리오사가 머리를 밀고 임모탄의 신부가 아닌 워보이와 같은 편인듯 행세를 합니다. 다시금 머리가 자라난 뒤 나홀로 탈주하려다 이라는 전우를 만나 함께 같은 편 먹고 싸우는 액션 시퀀스가 이어지지요. 3장은 액션의 임팩트가 가장 컸던 장으로 그녀는 워리그의 밑바닥에 잠입해있었으나 전에 딴짓을 감아줬던 블랙썸이 없이 전한 부탁/유언으로 인해 전투에 개입하게 됩니다. 결국 천장 위까지 곳곳을 누비며 해양전+통신케이블 느낌이 나는 공중전에 대응하게 되는군요. 그녀가 (복수심)에 받쳐서 직접 버튼을 누른 사슬공에 갈려나간 옥토보스와 그녀의 말/통신을 수신했으나 차마 이행하지 못한 채 죽어버린, 전쟁(War)과 참으로 어울리지 않던 난쟁이 워보이...

잭은 좋은 눈(good vision)을 가진 그녀에게 너와 함께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그저 시간을 함께 보내자는 말로 그녀를 돌려세운 뒤, 붐스틱을 비롯해 그녀에게 필요한 이것저것들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챙겨줍니다. 가짜 아빠였던 디멘투스나 정략결혼한 남편이었던 임모탄과 달리 진짜로 아빠/남편 같은 역할을 해주는군요. 마치 엔진에 연결된 호스와 그 엔진의 을 식혀주는 라디에이터 관계처럼 분노(Fury)의 에너지를 잘 분출하고 또 호흡을 잘 절제(Osa)하면서 커플은 묵묵히 함께 길을 헤쳐나가게 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해하는 사이가 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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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집으로 (Homeward) : "Come with me, The Stars be with you" / "No Hope!"

"같이 가~!, (말없이) 이 그대와 함께 하길..."

임모탄vs디멘투스 간 전쟁이란 거대한 판의 소용돌이에 휩쓸렸을 때, 퓨리오사는 그녀의 엄마가 그러했듯 적/디멘투스를 죽이는 것 못지않게 아군/잭을 지키기 위해 갈등하는 시선과 호흡을 보여줍니다. 무기농장의 액션 시퀀스는 거대한 감시탑거중기를 비롯해 육중한 식스으로 /Power의 중량감이 느껴진 가운데, 한없이 나약하게 흩날리는 두 사람의 로맨스... 과거에 그저 작은 한 소녀였던 퓨리오사는 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붉은 신호탄에서 녹색 신호탄으로의 성장을 이뤄냈으나, 그녀가 어떻게 한쪽 을 잃게되었고 또 분노를 삼킨 암흑의 천사/사령관이 되었는지 전편과의 연결성을 보여주는데요. 어쩌면 앞의 모녀 사이 못지않게 가슴아팠던 사랑의 저격총+희생의 액션 시퀀스인듯 합니다. 그나저나 무기농장 대지의 형상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꿔주고 몸의 균형(balance)을 잡게 해주는 귓속 달팽이관처럼 생겼더군요. 서로 소통하며서 하는 것과 듣는 것을 강조한 이 작품에서 시타델 : 무기농장 : 가스타운 3파전 가운데 하필 그게 무너져내렸다는 것은... ㅠㅠ

"이 함께 어딜 가려고?! 희망 따윈 아무데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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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복수, 그 너머 (Beyond Vengeance) : "Remember me?!"

예전에 "그/디멘투스는 내 아빠가 아냐!(No)"라고 말했던 전남편? 임모탄에게 "그는 내거야!(He's mine)"라 말하며 광야에서 방황하는 메시아가 된 것처럼 사막에서 나홀로 디멘투스를 사냥하는 퓨리오사입니다. 1장의 거열형처럼 뿔뿔이 흩어진 디멘투스의 일행을 그녀의 엄마처럼 침착하게 저격하되, 마치 포식자가 사냥감을 가지고 놀듯이 디멘투스를 유린하다가 결국 깊은 악연의 고리/쇠사슬을 끊어내는군요. 치매상태에서 기억이 되돌아와 일장 연설을 하는 디멘투스의 몰입도가 어마어마합니다. "넌 나야~!(You are Me.) 이미 죽어있지...(Already dead.)" 기나긴 문답(Q&A) 끝에 그와는 다른 길을 가기로 한 퓨리오사. 역사가 양반은 디멘투스의 죽음을 두고 목소리를 없앤 뒤 잭처럼 에 갈아버렸다는 썰과 그녀의 엄마처럼 하늘에 매달았다는 썰을 풀어보다가 시타델의 수경정원에 심어둔 복숭아나무 뿌리에 양분을 공급하면서 계속 살아있다는 이 도 안되는? 신화적인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면서 마무리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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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퓨리오사+디멘투스 공동 주연의 자연/역사의 순환/재생을 의미하는 위그드라실 나무의 사가라 하고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녹색의 땅을 그리며 자기 몸의 반쪽과도 같았던 어머니와 잭을 디멘투스에게 잃었던 과거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작품일텐데요. 작품 안에 과의 서사가 많이 담겨있지 않아 아쉬운 맘에 예전 글에서 잠깐 리뷰했던 <힐라스와 님프들>을 좀더 해석해보겠습니다.

(제 질풍노도의 시기 삭발+곰돌이그림의 추억은 왠지 영화 커뮤니티에 어울리지 않은듯 하여... 무코 글에서는 빼놓겠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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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중간에 함께 싸운 뒤, 마주보게 된 퓨리오사와 잭>

 

매드맥스05_164',.jpg<엔딩에 이르러서야 마주보게 된 퓨리오사와 디멘투스>

 


힐라스와 마주보는 추억의 과수원길

 

열매/씨앗에 담긴 기억/잔상

디멘투스가 임모탄에게 퓨리오사를 넘긴 뒤, 차지했던 가스타운의 벽화 <힐라스와 님프들> (1896,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에서 힐라스라는 이름은 나무, 숲을 뜻하는데요. 이 그림은 그리스신화에서 헤라클레스의 애착인형?인 미소년 힐라스를 보고 사랑에 빠진 님프들이 그를 물 속에 끌어들여/빠뜨려 죽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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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타운 전주인이 그린 그림 위에 디멘투스가 팔을 새로 덧칠하게 되는데...>

 

엔딩 장면에서 퓨리오사는 과 서로 마주보던 동굴/이 있는 시타델/의 수경정원(hydroponic garden)에 어머니와 함께 살던 고향/에서 가져온 을 심어두었습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이 아버지가 될 가능성이 있던...)을 죽인 일종의 양아버지? 씨앗, 즉 디멘투스의 성기(뿌리혹)에서 양분을 먹고 자라난 복숭아나무 한 그루. 그녀는 죽어가고있던 이 땅에 뿌리(혹) 내린 과수에서 열매(+씨앗)를 따내 아내/임산부들과 함께 나누는데요. 그 뒤로 스쳐지나가는 전편의 잔상(memory/after-image)을 보니, 묘하게 열매 안에 담겨있을 /디멘투스와의 추억, 즉 시간이 흘러 회복 애증의 기억을 함께 가져가려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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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전쟁과 생명 : 힐라스와 마주보며...

전에 글에서도 말했듯이 전 동굴에서 의 손 안에 씨앗을 함께 쥐는 걸 보며 그 때 퓨리오사가 임신을 했다 생각했습니다. 같이 갈래?(Come with me?)라 말하고, 이 너와 함께 하길(The Stars be with you)이란 뜻의 이마(기억과 언어를 다루는 전두엽) 마주대기를 했던건 왠지 그녀 안에 새로운 생명이 생겼단 뜻으로 읽히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둘이 같이 탔던 차량(Valiant)이 뒤집어진 뒤, 마치 복숭아 씨앗을 파낸 듯한  구덩이 형상을 하늘 위 시점에서 잡아주는 걸 보며 전 이 때 그녀가 유산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사막에서 팔/배를 움켜쥐던 퓨리오사가 시타델의  속에 들어갔던건, 그녀가 죽음에서 다시 부활하기 위해 자궁(home) 안에 들어간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그  구덩이 역시 전에  위에서 봤을 때, 복숭아 씨앗을 파낸 형상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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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갈래?" 퓨리오사와 함께 새로운 녹색의 땅에 들어가고 싶었던 잭>

 

한편, 예전에 자식을 잃었고 퓨리오사를 자기 이라 우기던 디멘투스는 가스타운을 차지하게 되면서 그녀를 임모탄에게 시집보낸 뒤 갈라섰습니다. 그는 아래 포즈와 비슷하게 <힐라스와 님프들> 그림에 미소년 힐라스의 오른팔이 님프의 얼굴을 감싸쥔 모양으로 새로운 낙서를 해놨는데요. 해당 그림+낙서 장면 직후 가스타운을 찾아온 워리그의 오른쪽 운전석(장면상 왼쪽)에 앉은 퓨리오사가 등장합니다. 이어서 왼쪽 차창 밖(장면상 오른쪽)으로 높은 곳에 올라선 디멘투스의 팔뚝만 보여지더군요. 가스타운에서 그를 보며 복수심을 꾹 참고있는 그녀에게 디멘투스가 책임자(in charge)가 너냐고 을 걸자 갑자기 중간에 훅~! 끼어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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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새로 낙서한 것처럼 퓨리오사와 함께 지옥에 계속 빠져있고 싶었던 디멘투스(좌우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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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말하면 돼~!(You can speak to me)">

 

나중에 무기농장에서 한바탕 전투를 벌일 땐, 그녀의 엄마가 그러했듯 디멘투스를 처단하는 것 못지않게 의 안전을 지켜주는 게 더욱 중요해진 퓨리오사입니다. 하지만 힘겹게 빠져나온 이 커플은 결국 디멘투스에게 붙잡히고, 이 때 디멘투스의 옛 낙서처럼 왼쪽에 있던 퓨리오사가 오른쪽에 있던 의 얼굴을 살포시 감싸쥐며 "My Jack"이라 부르는데요. 이 모습을 보자 디멘투스는 미친듯이 질투하다 "너네 둘 때문에 내 심장이 쪼개졌다~!"며 스스로를 다크 디멘투스라 칭합니다. 커플을 떼어놓은 다음, 아래의 장면처럼 자기가 대신 그녀의 얼굴을 감싸쥐지만... 꿋꿋하게 디멘투스를 절대로 마주보지 않는 퓨리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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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어딜 가려고!" 그녀가 잭의 얼굴을 감싸쥐자, 둘을 찢어놓고 자기가 감싸쥐는 디멘투스(실제방향)>

 

전 이전글에서 퓨리오사가 님프(디멘투스)에게 힐라스(잭)를 잃은 헤라클레스이거나, 님프(디멘투스)의 꼬임으로 물에 빠져죽었다던 힐라스가 곧 그녀일지도 모르겠다고 쓴 적이 있었습니다. 음... 그런데 힐라스의 뜻이 녹색의 나무, 숲이란 걸 떠올려보면 잭와 서로 마주보며 그를 풍요로운 물/녹색의 땅으로 이끌어주려다 죽게만든 님프가 곧 퓨리오사일지도 모르겠네요. 퓨리오사(님프)는 잭(힐라스)이 임모탄vs디멘투스 사이의 전쟁(헤라클레스의 아르고호 원정길)에 따라나서지 않길 바라는 이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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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는 님프에게 힐라스를 잃은 헤라클레스일까, 님프에게 빠져들어 죽을 뻔한 힐라스일까...,

아니면 혹시 힐라스/잭을 풍요로운 물의 낙원으로 끌어주려했던 님프인걸까...>

 

어쩌면 디멘투스는 힐라스(퓨리오사)를 물/지옥으로 끌어들인 님프거나, 반대로 님프(퓨리오사)가 마주보면서 물/희망으로 끌어들이던 힐라스가 이 아니라 자신이길 바랬던 그저 애정결핍 환자였을지도... 

결국 시타델 수경정원(Hydroponic Garden)의 나무가 된 행복한 얼굴의 디멘투스. 어쩌면 퓨리오사가 다크 디멘투스처럼 암흑의 천사(Darkest of Angels)로 계속 남아있지 않고 다른 로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과 함께한 시간들 덕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사가는 앞서 어린 그녀에게 글을 배운다면 가치(valuable)가 생겨 디멘투스가 돌보게(look-after)될 것이라 말했으나, 그녀는 자기 에 새긴 역사로 자신의 가치(value)를 입증하면서 그 다음 이야기에 스스로를 구원(redemption)하고 수많은 이들을 돌보게된 게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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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아카시아꽃...

나무계의 잡초, 유목민이란 별명을 가지고, 뿌리혹 박테리아를 다룰 줄 아는 비료식물인 과의 아까시나무/아카시아꽃에 관해 누구나 알만한 추억의 동요 하나가 떠오르네요. <과수원 길>은 1972년 어린이날에 나온 창작동요집 '이른 에 들'에 수록되어 한국동요동인회를 통해 발표된 곡으로 이제는 거의 고전이 된 동요라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는 합창곡으로 편곡되어 널리 사랑을 받았었구요. 참고로 작사가와 작곡가 모두 6.25 전쟁때 피난왔던 실향민이었기에 노래 안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있을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퓨리오사>는 전시 상황이었던만큼 미처  피울 시간이 없었던 것 마냥, 역설적으로 을 강조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달리 꽃 핀 이미지를 꾹 참은 것 같더군요. 열매가 맺히는 걸 보면 그전에 분명 은 폈을텐데 말입니다. 음... 그래서 제가 대신 이 글의 마지막에 아카시아이 폈던 기억을 담은 어린이동요의 가사를 한번 적어봅니다. 전 왠지 '마주보며'라는 가사가 참 마음을 울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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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안 가려고?>

 

<과수원 길>

- 박화목(朴和穆) 작사, 김공선(金公善) 작곡

 

동구 밖 과수원

아카시아 이 활짝 폈네

하이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타고 솔솔

이서 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쌩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길

과.수.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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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 사가> 그의 이름은 왜 잭일까? : 북유럽신화+오딧세이+잭과 콩나무

01. 과일(+씨앗)과 납치/이동

02. 여성/땅을 둘러싼 트로이 전쟁

03. 대지/여신의 길을 예비하는 자, 잭

04. 잭과 콩나무, 비료와 꿀이 되는 과거의 기억

05. 위그드라실 나무의 SAGA

 

 

<퓨리오사와 역사> 두 전쟁과 치유의 천사 : 반복되는 크림전쟁+라파엘

01.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2023. 10.~)

02.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2. 2.~)

03. 워보이들의 수호 천사(White Angel) 나이팅게일

04. 암흑기(Dark Age)로 되돌아간 <힐라스와 님프들>

 

 

<퓨리오사와 나무> 사랑과 전쟁, 세계수 설화와 性 : 복숭아+물푸레+콩나무

01. 복숭아와 재생, 여성의 속과 씨앗

02. 물푸레나무 바디의 쪼개짐과 눈물

03. 콩나무, 땅의 양분과 하늘의 희망

 

<퓨리오사와 정보통신> 힐라스와 마주보는 과수원길 : 5장의 액션시퀀스와 통신보안

 


출처: 본인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nashira/64
https://brunch.co.kr/@nashira/65

(나의 사춘기와 잭, 그 질풍노도의 추억)


profile Nashira

밀리터리, 역사장르와 아드레날린+광활한 풍경+저음 사운드를 사랑하며,

건축+도시+환경, 음악영화의 글을 쓰곤합니다. 

https://brunch.co.kr/@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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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오사와 소통> 힐라스와 마주보는 과수원길 (5챕터별 액션 시퀀스와 통신보안 / 스포)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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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8 354
<퓨리오사와 나무-Ⅲ> 땅과 하늘★, 세계수 설화와 性 (잭과 콩나무, 사춘기의 인사이드아웃 / 스포) [2]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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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972
<퓨리오사와 나무-Ⅱ> 좌우 운전석, 세계수 설화와 性 (물푸레나무의 바디와 눈물 / 스포) [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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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1031
<퓨리오사와 나무-Ⅰ> 사랑과 전쟁, 세계수 설화와 性 (복숭아나무 열매와 씨앗 ⑮ / 스포)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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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864
<퓨리오사와 실제역사-Ⅱ> 치유의 천사 나이팅게일➕ (반복되는 크림전쟁과 라파엘 / 스포) [2]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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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1 3465
<퓨리오사와 실제역사-Ⅰ> 하마스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시온의 딸과 가스관 / 스포)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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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31 4395
(영재방) 퓨리오사가 안스러워 대신 찾아주는 Green Place- 그곳은 과연 어디쯤 있을까? [1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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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8 6007
(영재방) 내가 겪은 매드맥스 사가의 웃기게 어색한 부분들(스포) [32]
2024.05.28 5335
(영재방) 탑건매버릭 재개봉특집 - '매버릭'과 영원한 윙맨 '아이스맨' [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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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7 2874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그의 이름은 왜 잭일까? (북유럽 신화 + 오딧세이+잭과 콩나무 / 스포) [19]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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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7 5510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 간략하고 쉬운 퓨리오사 매드맥스사가 탄생부터 세계관까지 - 묵시록의 구전 [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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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6 2260
(영화를 재밌게 보는 방법) 퓨리오사 매드맥스사가 차량소개 - 당신이 선택할 애마는? [1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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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4 3695
[키메라] 영화 보다 잠든 이들에게... (개구리와 봄꽃, 다시쓰는 역사 RiparBella/ 스포) [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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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2410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강을 건너간 목소리+힘의 선택-2 (독수리 그리고 창 / 스포) [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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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1 6470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美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담다-1 (이름 어원 / 스포 / 제목수정) [3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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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8091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2 (엑소더스/<파묘>와 상징 비교/스포) [2]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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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5 2918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1 (태양의 나라/<파묘>와 상징 비교/스포) [15]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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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4500
[파묘] 어쩌면 진짜 하고픈 이야기? (은어와 참회, 아이들과 <땅에 쓰는 시>/스포) [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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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5046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2 (동티와 역사의 파동, 불과 쇠의 <엘리멘탈>/스포) [2]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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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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