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사실 BGM 선정은 느낌따라 갔다. 가사에 담긴 메세지와는 일절 관련이 없으나, 잔잔하는 듯하다 비통히 외치는 것에서 그냥 꽂혀서 박았다. 정말 별 관련은 없다.
일주일에 일요일만 집에 홀로 틀어박혀있다. 유튜브를 조금 보고 글을 끄적여보다, 타블렛을 잠깐 잡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영화를 한 편 감상하였다. 절대 모를 수 없는 영화였지만 지금껏 제대로 본 적이 없는 영화. 넷플릭스에 있길래 오호라,하고 보았다. 아. 이런 영화였구나.
어울렸는데.
이전에 정말 열심히 썼던 리뷰 중 '칼리토'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도 생각했다. 개심한 것은 같았으나, 결국 다시 마음속 빚에 못 이겨 다시 빠져들었던 칼리토와는 달리, 오태식은 끝까지 의지를 관철시키려했지만. 물론 그조차도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항상 나는 왜 자세히 드러나지도 않은 피해자의 시선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건지 모르겠다. 요즈음에서야 징징대기만 하는 이들이 많아 꼴보기 싫다지만, 변변찮은 과거때문인지. 도통 오태식을 좋게만 볼 수 없었다.
그는 가해자이다. 범죄자. 죽을때까지 씻을 수 없을 죄를 지어버린.
아따, 둘다 포스가 너무 멋있당.
알지 못하겠다. 내가 직접적으로 연관이 닿은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이제는 어떤 수모와 멸시를 당하여도 그저 묵묵히 맞고만 있을, 성실히 일을 하며 사람답게 살아가려는, 용서를 구하는 과거의 그 사람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는지 말이다. 딱할텐지, 가소로울지, 여전히 두려울지.
작품은 오태식을 완전한 선역으로 비추어주고, 아직 끊어내지 못한 과거의 인연들이 그를 옥죄어 놓아주지 않는, 더러운 과거에게 욕만 뒤지게 보는 딱한 출소자로 보여준다.
그는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고 다른 이들을 아래로 향할 때에 이리 될 줄 몰랐었을까.
성실히 돈을 모아 문신을 지워버린다 하여, 그 과거를 없애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가.
늦깎이 입시생.
그렇다고 모든 것을 그가 자초했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는 분명히 교화되었으며, 조금은 행복한 미래를 꿈꾸어도 될 법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결국 다 조져버렸다. 이제는 버린 줄 알았던 과거를 다시 꺼낼 수 밖에 없었다.
냐!
무얼 그리 잘못했느냐고, 팔목도 내어주고 이제는 눈 밖에 나가 조용히 살겠다고도 이야기했는데.
잃을 것이 없어 자신의 남은 가능성도 모두 포기해버렸다.
이럴 것이었으면 시작조차 않았을 것을,
이럴 것이었으면 평생 갇혀 죽어버릴 것을,
무엇을 위해 갱생을 결심하고, 희망 있는 미래를 꿈꾸었었나.
첫 죄를 지은 그 순간부터 그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던 것인지.
영화를 보고 홀린 듯 써본 글귀.
ps. 인스타에 쓴 짤막 리뷰다.
(by. SQUARE IDIOT)
(by. 네모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