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1084175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alexa-mini-perspektiven-nebeneinander-data.png

ARRI ALEXA Mini

The Savior of Indie Filmmaking

 

몇달 전, 아리 사에서 신형 카메라인 Alexa 35를 출시하면서 Alexa Mini가 단종되었음을 알렸습니다. Alexa 35가 Alexa Mini의 후속 기종과 같은 제품이므로 단종은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었죠. 하지만 그럼에도 Alexa Mini가 워낙 베스트셀러여서 그런지, 단종과 상관없이 여전히 많은 촬영 현장에서 멋진 영상을 찍어내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특히 Alexa Mini는 전세계 인디 필름메이커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카메라인데, 작은 크기에 어울리지 않는 뛰어난 내구성과 화질을 지니기도 했고, 게다가 가격도 저렴했으므로 하이엔드 카메라를 쓰기에는 예산이 부족한 이들에게 이보다 더 나은 선택이 없기도 했죠.

 

무엇보다 Alexa Mini는 아리의 카메라 메이킹 철학이 잘 돋보이는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레드가 고해상도 카메라를 선보이면서 해상도가 카메라의 미래가 될 것 같았지만, 결국 해상도는 중요한 요소가 아님을 아리가 증명해냈죠. 수십 년에 걸친 필름카메라 노하우를 디지털에 갈아넣어 정말 디지털로 환생한 필름카메라 같은 제품을 만들어왔습니다. 아리 특유의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DR과 색감은 디지털 시대로 넘어온 지금도 여전히 아리가 시네마 카메라 업계 최강자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죠.

 

스펙을 좀 살펴보자면, Alexa Mini는 Super 35 규격의 ALEV III 3.4K 센서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최대 DR은 14stop으로 꽤 높은 편이며, 레코딩 포맷으로 아리의 독자 규격인 ARRIRAW 및 애플 ProRes를 지원합니다. 또한 HDR 촬영을 위한 Log 모드와 Rec.2020 색역도 지원하므로 지금 시점으로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스펙을 지니고 있는 카메라입니다.

 

어쨌든 Alexa Mini는 Alexa SXT의 염가형이기 때문에 업계에서 가성비 최강 제품으로 통했습니다(현재 Alexa LF와 Alexa Mini LF의 관계와 비슷). 그래서 Alexa Mini는 평소 아리 카메라를 쓰고 싶었던 인디 필름메이커들에게 제격이었죠. 렌탈료도 시네마 카메라치고는 매우 저렴해서 돈만 좀 모으면 대학생도 써볼 수 있었고, 콤팩트하고 기능이 복잡하지 않은 덕에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사용하기 편했습니다. 또 내구성이나 안정성도 매우 좋아서 다큐멘터리 같은 험한 현장에서도 많이 쓰였죠.

 

Cha-Cha-Real-Smooth_Cristina-Dunlap_Cinematographer.jpg

Alexa Mini로 촬영 중인 '차 차 리얼 스무스' / DoP: Cristina Dunlap

 

혹자는 Alexa Mini가 출시된 2015년 기준으로도 4K도 안되는 3.4K 해상도가 너무 부족한거 아니냐고 하고는 하는데, 이는 DI 단계에서 충분히 극복 가능한 단점입니다. 자체 4K 업컨버트를 통해 꽤 만족스러운 4K 영상을 뽑아낼 수 있었고, 게다가 Alexa Mini의 주 사용자층이 2K 마스터링을 주로 하던 인디 필름메이커임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큰 단점도 아니었습니다.

 

After-Yang-1.jpg

Alexa Mini로 촬영 중인 '애프터 양' / DoP: Benjamin Loeb

 

이미 기존에도 아리 사는 AMIRA라는 염가형 제품을 내놓았으나 AMIRA가 여러모로 가성비 제품이라는 한계 내에 있던 것에 반해, Alexa Mini는 그 가성비라는 한계를 뚫고 나오는 지점이 존재하는 카메라였습니다. 원래 저예산 영화 현장에서는 블랙매직이나 파나소닉 등 영화 촬영에는 성능이 애매한 카메라들이 많이 쓰였는데, Alexa Mini가 저렴한 가격으로 등장한 뒤 거의 모든 저예산 영화 현장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었죠. 또 2019년에 4.5K의 더 우월한 LF 센서를 가진 Alexa Mini LF가 등장한 뒤로도, LF 센서는 Super 35 센서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전히 Alexa Mini를 사용하는 필름메이커들이 꽤 있었습니다.

 

Chart-Sandance.001-e1549372914467.jpeg

Y.M.Cinema에서 2019년 선댄스 출품작에 사용된 카메라를 조사해본 결과, Alexa Mini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다.

 

물론 DR과 해상도 등이 더욱 개선된 Alexa 35가 등장한 지금 시점으로는 그냥 구형 카메라가 되어버린 신세. 그럼에도 그 저렴한 렌탈료 때문에 여전히 적지 않은 졸업작품 촬영을 위해 열심히 센서를 달구고 있으며, 지금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간 많은 현세대 감독들의 첫 시네마 카메라이자 희망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profile Supbro

영화 기술에 대한 글을 전합니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부라더 2022.12.23 12:19
    이름답게 엄청 미니미니 한데 스팩은 또 인디촬영때 많이 쓰인다하니 나쁜것도 아니군요
    흥미있는글 눌러보면 항상 무코님이시네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 profile
    티모시 2023.04.22 13:32
    정말 유익한 컬럼이네요ㅎㅎ

칼럼 연재를 원하시면 <문의게시판>을 통해 문의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글쓴이 날짜
무코 x 무비오어데스 영화관 향수 20,000원 [22]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3.06 39710
아가씨, 올드보이 티셔츠 (레디 포 썸머) [5]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4.02 28687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updatefile admin 2022.12.22 350774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6] 무비이즈프리 2022.08.15 970881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7] file Bob 2022.09.18 353290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683873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2] admin 2022.08.17 434096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3] admin 2022.08.16 1066096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8.5 admin 2022.08.15 324417
더보기
5월 21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 update 아맞다 2024.05.18 2595
5월 20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아맞다 2024.05.17 4655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강을 건너간 목소리+힘의 선택-2 (독수리 그리고 창 / 스포) [4] file
image
2024.05.11 2244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美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담다-1 (이름 어원 / 스포 / 제목수정) [32] file
image
2024.05.09 4245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2 (엑소더스/<파묘>와 상징 비교/스포) [2] file
image
2024.05.05 1716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1 (태양의 나라/<파묘>와 상징 비교/스포) [15] file
image
2024.05.02 3308
[파묘] 어쩌면 진짜 하고픈 이야기? (은어와 참회, 아이들과 <땅에 쓰는 시>/스포) [4] file
image
2024.04.22 3800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2 (동티와 역사의 파동, 불과 쇠의 <엘리멘탈>/스포) [2] file
image
2024.04.19 3329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1 (우주공학도 지관 딸의 시점과 <천문>/스포) [6] file
image
2024.04.15 4623
<삼체> 벌레의 차원을 넘어서라 [10] file
image
2024.04.11 11200
<듄: part2> 액션은 어디로 갔는가? [43] file
image
2024.03.14 159784
[가여운 것들] 이름들의 어원과 나의 창조자인 부모(스포) [24] file
image
2024.03.12 158197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스포 후기 [16] file
image
2024.03.08 17322
<듄: 파트 2> 리뷰 - 모래 위에 피로 쓴 신화 (스포일러) [20] file
image
2024.03.02 15628
<파묘> 무엇을 그리 서둘러 덮으려 하시었소 [38] file
image
2024.02.28 11753
<추락의 해부> 몰락한 것들에 대한 재판 [18] file
image
2024.02.20 7135
<도그맨> 흑화한 강형욱 [20] file
image
2024.02.01 17984
<외계+인 2부> 의외로 세심한 캐릭터의 액션 [16] file
image
2024.01.23 19410
<괴물>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10] file
image
2024.01.15 30651
<플라워 킬링 문> 살인의 일상화 [16] file
image
2023.11.14 117171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새엄마는 엄마가 아니잖아 [73] file
image
2023.10.27 126801
<화란> 어둠이 어둠을 건져 올릴 때 [14] file
image
2023.10.23 4569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