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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I Alexa 65

 

누가 지금 최고의 시네마 카메라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단연 Alexa 65를 꼽을 수 있을 정도로 Alexa 65의 위상은 대단합니다. 65mm 필름 카메라를 디지털로 부활시키겠다는 그 일념으로 탄생한 이 카메라는 65mm 대형 센서를 기반으로 진정한 디지털 라지 포맷 시네마를 보여주며, 현존 최고의 카메라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언이 아닐 정도죠. 때문에 생산 수량이 적고 렌탈료가 정말 비쌈에도 불구, 전세계 내로라하는 DoP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리는 2010년 출시된 Alexa를 시작으로 AMIRA, XT 등의 디지털 베스트셀러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나날이 높아지는 고해상도 카메라에 대한 수요는 만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레드가 6K 카메라인 Epic Dragon을 출시한 시점에도 여전히 2.8K의 ALEV III 35mm 센서가 아리에서 가장 높은 스펙의 센서였는지라, 네이티브 4K 이상의 카메라를 내놓기 위해서는 새로운 대형 센서 개발이 절실했죠.

 

이런 와중에 아리는 기존의 35mm 센서를 이어붙여서 대형 65mm 센서를 만들면 되겠다는 발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탄생한 A3X 65mm 센서가 장착된 아리의 첫 라지 포맷 디지털 카메라, Alexa 65가 등장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A3X는 ALEV III 35mm 센서 3개를 이어붙인 구조였고, 이 덕에 최대 6.5K(6560x3100)라는 매우 높은 해상도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65mm 필름이 35mm 필름의 3배 크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디지털 시대에 부활한 65mm 필름 카메라라는 말이 딱 어울렸죠.

 

Alexa 65의 헐리웃 첫 데뷔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수중 촬영이었고, 이후 '레버넌트'의 일부 장면(40% 정도로 추정) 촬영에 쓰이면서 그 미친 성능을 과시해냈습니다. '레버넌트'는 특히 실사 촬영 비중이 높고, 자연광으로만 찍었으며, 4K DI까지 거친 덕에 Alexa 65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는 영화였죠. 그리고 '레버넌트'의 DoP인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그 해 오스카 촬영상을 수상하면서 Alexa 65의 입지가 대폭 상승하게 됩니다.

 

bild2-df-25704rcrp-data.jpg

Alexa 65로 촬영 중인 '레버넌트' / DoP: Emmanuel Lubezki

 

이런 Alexa 65의 빠른 상승세는 자사 포맷에 적합한 디지털 카메라를 찾던 아이맥스의 눈에도 들어오게 됩니다. 아이맥스는 이미 Phantom 65라는 65mm 센서 카메라를 아이맥스용으로 사용하고 있었지만, 해상도나 화질이 그닥 만족스럽지 못한 탓에 더 나은 디지털 라지 포맷 카메라를 물색 중이었습니다. 이때 65mm 대형 센서를 가진 Alexa 65는 당시 아이맥스 영화 촬영에 가장 어울리는 카메라였고, 그렇게 Alexa IMAX라는 이름으로 첫 아이맥스 인증 디지털 카메라가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공항 장면 촬영에 처음으로 쓰였으며, 이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도 쓰이면서 디지털 카메라도 충분히 아이맥스 스크린을 채울 수 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다운로드.jpg

Alexa 65로 촬영 중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 DoP: Trent Opaloch

 

사실 Alexa 65는 아리가 따로 판매하지 않아서 렌탈로만 이용이 가능한데다, 그 렌탈료(무려 하루당 만 달러...)도 매우 비싸기 때문에 한국과는 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홍경표 DoP가 Alexa 65로 '기생충'의 모든 장면을 촬영하면서 한국 영화 촬영장에도 드디어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이미 '옥자'에서 Alexa 65를 쓰긴 했지만, 이건 순수 해외 자본으로 만든 해외 영화였기 때문에 한국 영화로만 따지면 '기생충'이 처음. 게다가 덱스터가 DI에 혼을 갈아넣은 덕에 '기생충'은 Alexa 65의 화질을 정말 가감없이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현재 열심히 후반작업 중인 김용화 감독의 SF 영화, '더 문'도 Alexa 65로 찍었다고 하니, 사용 편수는 극소수지만 한국에서도 간간히 쓰이긴 하는 것 같네요.

 

Parasite_01.jpg

Alexa 65로 촬영 중인 '기생충' / DoP: Kyung-pyo Hong

 

Alexa 65 출시 후 레드에서 Monstro(8K), 소니에서 CineAlta Venice(6K), 파나비전에서 Millennium DXL(8K) 등 경쟁사들도 라지 포맷에 대응하기 위한 카메라를 출시하면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2022년인 지금도 Alexa 65는 업계 최고의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Alexa 65도 2014년에 출시되어 지금 기준으로는 은근 노후된 면도 없잖아 있기 때문에, 17stop으로 밀고 들어오는 최신 HDR 카메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65mm 센서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profile Supbro

영화 기술에 대한 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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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epp 2022.12.30 16:20
    어쩐지 넷플릭스에서 기생충 보는데 화질 너무 깨끗하다했는데 이유가 있었네요.
  • profile
    자연형인간 2022.12.30 16:21
    렌탈료(무려 하루당 만 달러...) 장난없네요 와우...
  • @자연형인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자연형인간 2022.12.30 16:24
    마지막에 적혀있는것처럼 소니, 레드 등에서도 라지포멧 카메라를 개발하였다고 하였는데 Alexa 65랑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건지 궁금하네요..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것도 이해 하지만 그게 기술력의 차이인건지 입소문같은 차이인건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 @자연형인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upbro 2022.12.30 16:37

    레드는 Alexa 65 이전부터 계속 고해상도 센서에 집착해왔는데, 문제는 해상도만 높아지고 DR이나 계조는 아리에 비해 부족한 수준이어서 좋은 평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그나마 소니는 디지털 카메라 개발에 대한 오랜 짬이 있어서 레드에 비해서는 평이 나았고요. 참고로 Monstro(Dsmc2)는 2017년, Venice는 2016년에 나왔습니다. DXL은 파나비전 카메라지만 센서는 Monstro의 것을 가져다 썼습니다.

  • @Supbro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자연형인간 2022.12.30 18:22
    dr...계조... 알듯말듯하군요 ㅋ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rofile
    괴물 2022.12.30 16:46
    와 카메라는 생각도못했는데 쩌네요..
  • profile
    블랙만타 2022.12.30 18:47
    렌탈료 어마어마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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