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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는 필름에서 디지털로 대세가 바뀌는 대변혁이 일어난 시기였습니다. 2003년에는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인 F900으로 모든 장면을 촬영한 '클론의 습격'이 개봉했고, 2005년에는 디지털 영화 상영 포맷인 DCP가 등장했으며, 2007년에 4K 카메라인 RED One이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뒤에는 필름 점유율이 급감하기 시작했죠. 약 100년의 세월 동안 필름은 영화 제작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여겨져왔는데, 불과 10년 정도의 시간만에 쓰기 어렵고 비싸기만 한 물건으로 취급이 바뀌어버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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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미국 박스오피스 100위 내 들어간 영화들의 촬영 포맷을 조사한 그래프. RED One이 출시된 2007년부터 디지털 촬영 점유율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Alexa가 출시된 2010년 이후 급격하게 올랐다. 결국 2012년을 기점으로 디지털이 필름 점유율을 완전히 넘어섰다. [Stephen Follows]

 

그러니까 이때까지만 해도 필름은 디지털에게 일방적으로 밀려나기 바빴습니다.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의 깨끗한 화질에 감탄한 사람들에게 그레인 가득한 필름의 화질은 '나쁘다'고 인식되기까지 했죠. 하지만 이런 인식과 분위기와는 다르게 디지털은 아직도 필름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적지 않은 영화들이 필름으로 촬영되고 있으며, 심지어 뮤직비디오나 TV 드라마도 간혹 필름으로 찍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체 왜 쓰기 어렵고 비싼 필름이 아직도 영상 촬영에 쓰이는 걸까요? 역으로, 디지털은 어떻게 필름에 대해 그 빠른 시간 내에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까요? 이를 한번 필름과 디지털, 각각의 장단점으로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필름의 장점

 

Tex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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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phoria Season 2 [Shot mostly with Arricam LT, using 35mm Ektachrome film]

 

필름은 디지털과 이미지 기록 원리가 다릅니다. 디지털이 픽셀 데이터로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과 다르게, 필름은 수많은 입자로 이미지를 구성하기 때문에 디지털에서는 볼 수 없는 그레인이 생기고, 샤프니스 스타일도 디지털과는 다르죠. 그래서 선명도를 올리면 이미지가 선명해짐과 동시에 깨끗해지는 디지털과 달리, 필름은 그레인이 더 부각되어 거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그레인이 많은 거친 이미지 스타일을 흔히 필름 룩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 필름 룩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선호도가 극명한 편입니다. 언뜻 보기에 상당히 더럽고 지저분한 그림이라고 느낄 수도 있으며, 대체 왜 더 비싸고 복잡한 방법으로 필름 룩을 구현하려고 하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거든요. 또 디지털 Log 촬영이 생긴 지금은 필름 LUT(Look-Up Table)을 입히기만 해도 필름 룩을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되어서, 필름 룩을 선호하는 사람 중에서도 필름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상당히 갈립니다.

 

하지만 필름 룩은 여전히 스코프 화면비와 더불어 시네마틱한 인상을 주기 위해 애용되는 방식이며, LUT으로 그레인을 인위적으로 추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필름메이커들은 아직도 필름 룩을 구현하기 위해 필름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성능 좋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했음에도 필름과 비슷한 인상을 주기 위해 샤프니스를 희생하면서까지 그레인을 입히는 경우도 정말 많죠. 대표적으로 Alexa LF로 촬영했지만 필름 룩을 입히기 위해 디지털 촬영분을 35mm 필름에 전사한 후, 이걸 다시 디지털 스캔하여 후반 작업한 '듄'이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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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La Land [Shot with Panaflex Millennium XL2 & A-Minima, using 16mm & 35mm negative film]

 

이런 식으로 많은 필름메이커들은 스타일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필름을 쓰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현실적, 재정적인 이유로 스튜디오에서는 필름 사용 허가를 잘 내주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위적인 필름 LUT이 사용된다고 볼 수 있죠. 그럼에도 그 근본적인 기록 방식의 차이 때문에 디지털 영상에 필름 룩을 입히는 것은 촬영감독과 컬러리스트로 하여금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입니다. 간혹 이를 어설프게 구현하는 영화들이 있는데 이러면 안하니만 못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요즘은 필름으로 촬영하더라도 후반 작업은 필름을 디지털 스캔하여 컴퓨터로 진행하고, 이를 DCP로 만들어서 디지털 상영하기 때문에 필름이 가진 이점이 상당부분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필름 룩이 그나마 뚜렷하게 남은 필름의 장점이라 볼 수 있죠. 현재 제작되는 영화의 대부분이 디지털 촬영이긴 하지만, 적게나마 필름 점유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디지털로는 구현하기 힘든 필름만의 텍스쳐 덕분입니다.

 

 

Quality(?)

의외로 필름을 사용하는 것이 영화 품질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디지털 프로덕션 도입으로 영화 촬영의 난이도가 급락하면서 영화 제작 편수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를 보고 마치 총을 난사하듯 영화를 찍는다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단가가 비싼 필름을 쓰게되면 스탭 모두가 한 테이크마다 기울이는 정성과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필름은 날이 가면 갈수록 가격이 비싸지고 있으며, 저장 용량이 부족하면 영상을 삭제하면 되는 디지털과는 다르게 필름은 한번 사용하면 끝이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닙니다.

 

물론 무조건 필름이라고 해서 디지털보다 나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며, 누가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건 필름과 디지털 모두 마찬가지기 때문에 이를 뚜렷한 장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스튜디오에서 필름 촬영 허가를 내주는 경우가 적고, 필름의 한정된 용량 때문에 촬영에 높은 신중함을 요하는 것 자체는 사실이죠. 애초에 미학적인 필요성이 예산의 필요성을 설득할 정도가 되어야 필름 촬영 허가를 내주다보니 디지털에 비해 영화 품질에 대해 높은 신뢰성을 가지고 시작하기도 하고요.

 

 

 

디지털의 장점

 

Quality Control

필름카메라에는 비디오 아웃풋이 없어서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촬영본을 확인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독들은 촬영 며칠 후에 급하게 대충 인화한 '러시 필름'을 봐야만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죠. 러시 상영에서 뒤늦게 포커스가 나가거나 이물질이 낀 채로 촬영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정말 이보다 골치 아픈 일이 없었습니다. 나중에 렌즈 이미지를 뷰파인더 화면에 띄워주는 '비디오 탭'이 생기긴 했지만, 이것도 실제 필름에 맺힌 이미지와는 차이가 심해서 참고용으로만 봐야했습니다.

 

Screenshot_20230219_172930_YouTube_waifu2x_photo_noise3.png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비디오 아웃풋이 있어서 센서에 기록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4K 해상도로 말이죠. 이는 촬영장에서 실시간으로 결과물을 확인하며 최적의 구도를 잡는데 큰 도움을 주며, 감독으로 하여금 작품 퀄리티에 대해 더 강한 통제력을 갖도록 합니다. 특히 CGI가 많이 들어가는 영화에서 이 장점이 빛을 발해서 조지 루카스나 제임스 카메론이 필름을 버리고 디지털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Log 촬영을 할 때도 뷰파인더에 커스텀 LUT을 적용하여 후반작업 때 컬러 그레이딩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지, 이에 맞춰 조명을 얼마나 쳐야할지 가늠할 수 있어서 결과물에 본래 의도를 반영하기가 편합니다.

 

 

Convenience

필름 카메라에 비해 사용이 편리하다는 것도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입니다. 촬영을 할 때마다 필름을 쓰기 때문에 필름 롤을 쌓아놓고 다녀야하는 필름 카메라와 다르게, 디지털 카메라는 그저 전용 칩 몇개만 들고 다니면 끝이니까요. 게다가 디지털 카메라를 쓰면 시스템 상으로 감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필름처럼 주간과 야간 촬영용 필름을 따로 구비할 필요도 없습니다. 고속 촬영을 할 때도 비싼 필름을 빠르게 소모할 필요 없이 촬영 모드만 바꾸면 끝입니다.

 

image.jpeg

ARRI Alexa 35

 

또한 디지털 카메라는 대체로 필름 카메라에 비해 크기가 작기 때문에 다양한 촬영 기법을 사용하기 좋습니다. 과거에는 디지털 카메라도 작은 크기가 아니었는데, 요즘은 콤팩트 모듈러 카메라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 본체 크기가 정말 작아졌거든요. 전투기 콕핏 내부에만 무려 6대의 카메라를 설치한 '탑건: 매버릭'도 디지털 촬영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후반 작업 역시 디지털이 훨씬 간편합니다. 필름은 일단 현상을 해야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고, 디지털 작업을 위해서는 비싼 돈을 들여서 디지털 스캔 후 파일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그냥 카드를 PC에 넣고 영상 파일을 확인하면 끝이죠.

 

 

Reasonable Price

Screenshot_20230219_160547_Samsung Notes.jpg

 

디지털 프로덕션의 가장 큰 장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필름 제조업체가 많았지만, 지금은 영화 촬영용 필름을 코닥만이 소량 생산하고 있어서 필름 단가가 점점 비싸지고 있거든요. 겨우 11분 분량을 찍을 수 있는 네거티브 35mm 필름 롤이 무려 791달러(2020년 기준)에 달하기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처럼 마구 찍을 수 없습니다.

 

이에 반해 디지털 카메라는 찍을 때마다 들어가는 돈이 필름보다 훨씬 적습니다. 일정 기간의 카메라 렌탈료만 지불하면 자유롭게 무한정 찍을 수 있기 때문이죠. 찍다가 용량에 한계가 온다면 저장소를 정리하면 그만이기도 하고요. 또 필름을 쓰면 디지털보다 제작 과정이 복잡해서 제작이 더 오래 걸리는데, 이는 곧 예산 상승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디지털의 상대적으로 짧은 제작 기간도 예산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이런 디지털의 경제성은 RED One이 12,000달러라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된 뒤, 저예산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용의 편리함과 더불어 가격도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예산이 한정된 영화를 찍거나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좋았죠. 요즘은 영화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조금이라도 제작비 절감을 하기 위해 디지털 프로덕션을 주로 택하고 있습니다.

 

 

Crisp Look

필름만의 텍스처가 있듯, 디지털 역시 디지털만의 룩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레인이 없기 때문에 깨끗하면서도 샤프한 스타일의 이미지를 뽑아내는데 적합하죠. 화질이 너무 깨끗하면 시네마틱한 인상을 주기 어려워서 필름 룩을 입히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이 깨끗한 디지털 룩을 그대로 살리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촬영 감독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지금은 디지털 촬영으로 완전히 넘어간 로저 디킨스나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그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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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de Runner 2049 [Shot with Alexa Mini, Alexa XT & Alexa Plus]

 

그러니까 깨끗하고 샤프하다고 해서 시네마틱한 인상을 줄 수 없다는 편견은 옳지 않습니다. 굳이 영화를 영화답게 만들기 위해서 이미지를 더럽힐 이유는 없으며, 순수 디지털 룩으로도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이 계속 증명되고 있거든요. 즉, 이제는 디지털이든 필름이든 각자의 룩을 영화에 어울리게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Image Quality

소니 시네알타가 처음 나왔을 때, 대다수의 필름메이커들은 이 비싼데다 성능도 애매한 디지털 카메라를 외면했습니다. 35mm 필름에 비해 화질이 열악해서 영화 촬영용으로 쓰기는 어려운 인상이 강했죠. 그러나 레드가 4K 카메라를 출시하고, 심지어 아리가 35mm 필름과 동일한 14stop의 DR을 가진 Alexa를 출시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더 이상 필름이 디지털보다 화질이 낫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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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I Alexa

 

필름은 8mm부터 아이맥스 65mm 필름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긴 하지만, 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35mm 필름은 이미 디지털에게 화질상 우위를 빼앗긴 지 오래입니다. 심지어 8K 카메라도 심심찮게 보이는 지금은 더 이상 35mm 필름을 화질로 칭찬하기는 어려워졌죠. 그러니까 이제 필름이 디지털을 화질로 이기려면 적어도 65mm 필름을 가져와야 하는데, 알다시피 65mm 필름은 여러가지 이유로 잘 쓰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제는 14stop을 넘어 17stop의 초고성능 HDR 카메라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35mm 필름과 디지털 카메라 간 성능 격차는 더욱 심해질 예정입니다.

 

그래도 작년에 '놉'을 아이맥스관에서 보면서 든 생각이, 아직 65mm 필름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이상, 디지털이 화질로 필름을 완전히 대체하려면 시간이 꽤나 걸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65mm 필름과 아이맥스 필름을 조합하여 찍은 '놉'은, 정말이지 현시대 그 어떤 디지털 카메라를 가져와도 비교가 안될 정도의 훌륭한 화질을 보여줬으니까요. 아직까지 살아남아서 필름을 생산해주는 코닥에게 정말 감사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필름과 디지털 각자의 장점을 열거해봤는데요, 읽어보셨다면 알 수 있겠으나 필름과 디지털은 둘 중 하나가 더 우위에 있는 관계가 아닙니다. 각자의 뚜렷한 특징과 개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 촬영에 있어 디지털이라는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고 보셔야 합니다. 실제로도 많은 촬영 감독들이 무엇으로 영화를 찍을 것이냐는 예술적인 선택(artistic choice)이라고 언급하기도 하고요. 단순 점유율만 놓고 보자면 당연히 디지털이 대세지만, 필름으로 찍어야만 하는 영화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상, 디지털이 필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profile Supbro

영화 기술에 대한 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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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우주귀선 2023.02.23 13:41
    항상 이런 양질의 글 감사드립니다.
  • sothaul 2023.02.23 13:53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작년즈음에 박홍열 촬영감독님 특강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나네요. 제가 받아들인대로 적으면 이런 내용이었어요.

    필름은 같은 세팅이라도 빛의 강도에 따라 필름의 한 프레임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 하나하나가 다 다르게 생긴다. 그래서 매 프레임의 입자는 동일할 수 없고, 모두 다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운동'이 매 프레임마다 생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름의 특징을 단순히 질감이 좋다, 특유의 그레인이 생긴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이 얘기를 듣고 어째서 우리가 필름이란 매체에 끌리는지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었죠.

  • @sothaul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upbro 2023.02.23 15:01
    필름에서는 그레인이 움직이는 운동이 생긴다라... 정말 좋은 말 같습니다
  • profile
    하지무 2023.02.23 14:36
    이 주제는 언제나 흥미롭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movin 2023.02.23 15:16

    필름 자체가 수요가 없다 보니 가격이 비싸고 재활용이 안되는 부분도 큰 단점이지만
    상영까지 필름으로 하게 되면 상영 할수록 화질, 음질이 계속 떨어지는 문제가 심각하죠.

    어차피 필름으로 찍어도 후반 작업을 위해서는 스캔해서 디지털로 바꾼 후에 작업을 하기 때문에 화질이나 해상도 면에서도 별 장점이 없고 필름룩의 경우 선호하는 일부 감독들이 있긴 하지만 영상 퀄리티를 생각하면 HDR 이나 디테일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보기에 이미 필름의 장점은 전혀 없다고 봅니다.

    필름으로 찍는 게 전반적인 퀄리티에 영향을 준다는 건 그냥 넌센스 같은 소리구요.

  • @movin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upbro 2023.02.23 15:42
    영상 디테일과 퀄리티를 언급하셨는데, 이는 화질을 가장 신경쓰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요소겠지만 모두에게 화질이 1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아셔야 할 것 같습니다.

    대다수의 촬영 감독들은 '이 영화를 어떤 포맷으로 찍어야 가장 전달력과 표현력이 좋을 것인가?' 즉, 이 영화는 어떤 포맷이 가장 어울리느냐를 중심으로 고려하지 무조건 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또한, 아무리 후반작업을 전부 디지털로 하고, 상영을 디지털로 하더라도 필름 입자 스캔본과 픽셀로 이루어진 영상의 결과물 차이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픽셀에 일부러 검은 점을 무수히 새기는 것과는 천지차이라 여전히 디지털이 필름을 넘지 못하는 영역이 있다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필름을 찍으면 전반적인 퀄리티가 향상된다고 언급한 점은 저 역시 뚜렷한 장점이라 보지 않습니다(본문에 언급도 되어있습니다). 다만 예산이 한정된 현대 영화 제작에서 필름으로 영화를 찍는다는 것은, 디지털 한 테이크에 들어가는 공의 수십 배를 더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35mm 필름 11분 찍을 돈이면 알렉사 미니 풀세트를 대여해서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필름 촬영 자체가 저명한 감독, 또는 예술적으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프로젝트에만 허가가 떨어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냥 넌센스같은 소리'라고 표현할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 profile
    SOOKI 2023.02.23 22:21
    오 궁금했던 주제였는데 마침 글이 올라왔네요. 스크랩 해놓고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궁금한 것 있으면 질문할게요. 정성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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