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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스포 포함)

 

영화 <타르>는 '모호함' 그 자체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모호해서 재밌었습니다.

초반에 갑자기 휴대폰 장면으로 시작해서, 긴 테이크의 영상들이 펼쳐지더니

후반부로 갈수록 어딘가 급해지죠.

 

관람이 끝난 후 리디아 타르라는 실존 인물이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가상의 인물이더라구요...🫢

타르라는 인물이 실존 인물처럼 느껴지는 데에는 연기, 현실과의 융합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모호하게 복잡하게 표현된 인물과 상황묘사라고 생각해요!

모호하고 복잡하고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 현실 속에서도 그런 일들이 많습니다.

한쪽 편의 입장만 듣고는 판단할 수 없고 상대편의 이야기도 들어봐야 하죠.

그 이야기 속에서 진짜 진실만 담겨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다들 '중립 기어'를 잡아야 한다고 하잖아요.

 

영화 속에서도 감독이 일부러 모호하고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극 중 등장하는 '크리스타'는 영화 속에서 잘 묘사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정면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죠.

예고편에서는 크리스타의 얼굴 정면 장면이 있는 것을 봐서는 이는 의도된 것이라 할 수 있죠.

확실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모호함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되네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진짜 미쳤습니다👍

이 영화를 위해서 지휘도 배우고, 피아노랑 독일어도 배우셨다고 하는데,

특히 지휘 연기 하실 때마다 진짜 지휘자처럼 느껴졌습니다.

진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아야만 할 것 같은 연기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보신 작품은 아닌 것 같은데,

진짜 추천하는 작품이에요!

 

 

클래식 영화인 만큼 영화 속 등장하는 음악들,

'말러 교향곡 5번'과 '엘가의 첼로 협주곡'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토드 필드 감독님께서는 '클래식'하면 말러 교향곡 5번이 떠오른다고 하셨는데요.

대중적인 말러 교향곡 5번은 영화의 메인 테마곡이라고 할 수도 있죠.

 

1901-1902년 사이에 쓰인 말러 교향곡은

장송행진곡으로 시작해 5악장으로 이루어진 곡입니다.

그중에서도 4악중 아다지에토가 최근 헤어질 결심에서도 등장하며,

'사랑'에 관한 테마로 자주 쓰이는 곡이죠.

실제 이 곡을 만들 당시 말러는 19살의 나이 차가 있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알마 쉰들러를 만나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두 딸과 가정을 꾸렸지만, 결혼 생활이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말러는 한 가족에는 한 작곡가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알마는 음악을 포기해야 했죠.

말러가 작곡가와 노동자의 역할을 맡고, 알마가 사랑하고 이해하는 파트너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907년에 두 딸이 성홍열과 디프테리아에 걸리게 되고, 첫째는 사망하게 됩니다.

충격적인 사건 이후에 말러는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실제 병보다도 병에 대한 염려가 너무 큰 나머지 정신적으로 힘든 생활을 보냅니다.

1910년 여러 사건으로 우울증에 빠졌던 알마는 독일의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바람을 피웠죠.

말러는 프로이트에게 조언을 구했고, 알마가 음악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로 마음을 바꿉니다.

직접 그녀의 곡을 홍보하기도 했죠.

그러나 1911년 5월 말러는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복잡한 삶을 보냈던 말러는 알마와의 만남과 결혼 속에서 말러 교향곡 5번을 만들었습니다.

말러 교향곡 5번 중 사랑의 테마로 자주 쓰이는 4악장은 그의 연애편지라 할 수 있죠.

동시에 장송행진곡으로 시작하는 말러 교향곡 5번은

장엄하고 엄중한 분위기로 장례식 곡으로도 쓰입니다.

 

이 곡은 발표될 당시보다 1960년대에 더욱 큰 빛을 본 작품인데요.

바로 영화 속에서 리디아 타르가 스승이라 말하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말러 교향곡 전집 녹음 덕분입니다.

마찬가지로 1919년에 공개된 엘가의 첼로 협주곡 또한 1960년대에 더 유명해진 곡인데요.

 

 

에드워드 엘가는 영국의 작곡가로, 대중적인 작품으로 '사랑의 인사', '위풍당당 행진곡' 등이 있습니다.

아마 들으시면 바로 "아!" 하실 곡들입니다.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쓰던 시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으로

1918-1919년 사이에 만든 곡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 곡은 전쟁에 대한 애도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곡이 처음 공개될 당시에는 혹평을 받았었는데요.

리허설 준비가 부족했던 이유로 연주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이후 1962년 '자클린 뒤 프레'의 연주로 유명해집니다.

영국 출신의 첼리스트인 '자클린 뒤프레'는 음악가 어머니로부터 재능을 발견하고

4살 때부터 첼로를 배우면서, 16살의 나이로 큰 공연에서 연주도 하게 됩니다.

1962년 3월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엘가 첼로 협주곡을 연주하고 이후에

여러 번 이 곡을 연주하며,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 빛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는 손가락에서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일도 있었고, 전신이 마비되는 현상도 발생했는데요.

이는 '다발성 경화증'의 증상이었습니다.

첼로 케이스를 여는 것조차 힘들어졌고, 결국 28세의 어린 나이로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42세의 나이 1987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역사상 위대한 첼리스트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있죠.

 

이 밖에도, 레너드 번스타인과 실제 베를린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영상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캔슬컨쳐 등 영화에 감상을 넓혀줄 내용들을 담아봤어요(영상 추천드립니다👍)

 

 

여기까지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호한 이 영화 저는 재미있게 봤는데요.

누군가에겐 이런 모호함이 불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타르 #케이트블란쳇 #말러교향곡5번 #엘가첼로협주곡


profile 회색안경

영화 좋아합니다!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2)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profile
    서래씨 2023.03.12 22:08
    저도 정말 잘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서래씨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회색안경 2023.03.12 22:52

    맞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게 이상하지 않은 영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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