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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lby_Cinema_2021_logo.svg.png

 

근래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소비 심리가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영화'로 위축되면서 오히려 특별관에 대한 주목도가 부쩍 늘었다. 작년에 개봉한 <탑건: 매버릭>과 <아바타: 물의 길>이 반드시 특별관에서 봐야 할 영화로 입소문이 타면서 본래 아이맥스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덜하던 돌비시네마의 인기가 급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확연히 거대한 스크린 크기를 자랑하고 역사가 깊은 아이맥스 GT관에 비해, 돌비시네마는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데다 그 특색이 비교적 뚜렷하지 않아 정체성이나 그 개념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에 돌비시네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는 칼럼을 쓰게 되었다.

 

사실 돌비시네마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HDR과 객체 기반 오디오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들어가는게 맞지만, 이것만으로도 글 수십 개를 쓰고도 남을 분량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생략하고 극히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HDR과 돌비 애트모스에 대해서는 추후 칼럼으로 더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기약은 없다).

 

 

 

What is Dolby Cinema?

 

DolbyVision-Atmos2_waifu2x_art_noise3_scale.png

 

돌비시네마는 돌비 자사의 HDR인 '돌비 비전'과 사운드 규격인 '돌비 애트모스'를 통합하여 만든 프리미엄 상영관이다. 등장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가 짧지만, 덕분에 최신식 설비로 통합하는데 상당히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첫 상영관은 2014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설치되었고, 이후 전세계 여러 멀티플렉스 체인과 파트너쉽을 맺으며 지점을 늘려나가기 시작해 현재 약 450개 관이 입점했다.

 

프로젝션은 돌비 비전 컨텐츠를 상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업그레이드를 거친 크리스티의 4K 6P 레이저 프로젝터를 두 대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많은 일반관에 적용되는 DCI 표준 밝기가 48nit에 불과한데 비해, 돌비시네마는 2D에서 최대 106nit의 밝기로 HDR을 구현한다. 게다가 레이저 광원의 힘을 살려 최대 7,500:1의 명암비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암부 표현력이 매우 뛰어나다. 다만 아직도 극장용 영화는 높아봐야 5,000:1로 후반작업을 하므로 실제로는 최대 명암비로 상영하는 경우가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DCI 표준인 2,000:1보다는 현저히 높다.

 

dolby-vision-atmos-el-capitan-theater-65.jpg

 

또한 프로젝터가 3D나 HFR 컨텐츠에도 무리없이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덕에 4K에서 최대 48fps 3D 상영이 가능하며, 2K로 낮추면 무려 최대 120fps 3D 상영까지도 가능하다. 3D로 상영할 경우 각 프로젝터가 좌안과 우안 프레임을 번갈아 띄우기 때문에 아무리 돌비 비전 모드라도 밝기가 48nit로 반토막이 나긴 하지만, 여전히 DCI 2D 상영 수준의 밝기를 유지하는 셈이다. DCI 3D 밝기가 겨우 24nit에 그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48nit는 절대 부족한 밝기가 아니다.

 

사운드로는 돌비 자사의 객체 기반 사운드 포맷인 돌비 애트모스를 사용하여 음의 입체감을 극대화한다. 최대 128개 사운드 객체가 청취자 높이를 넘어 상영관 천장까지 날아다니는 애트모스 구현을 위해 사방에 스피커를 64개 이상 설치하며, 영국의 오데온 레스터 스퀘어 지점처럼 무려 400개 정도의 스피커를 설치한 돌비시네마관도 있다. 돌비 비전과 달리 애트모스는 다른 일반 상영관에도 설치되는 것이 흔하기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반관의 애트모스와 다르게 돌비시네마는 처음부터 자사의 철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계가 이루어지는만큼 그 품질의 차이는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Dolby_Atmos_waifu2x_art_noise3_scale.png

 

화질과 음질만으로도 이미 최상급이지만 돌비시네마는 여기에 더해 시트나 내부 디자인까지 모두 가이드라인을 정해두었다. 국내 돌비시네마는 어째서인지 해당이 되지 않지만, 사실 돌비 측에서는 리클라이너 시트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돌비시네마는 대부분* 시트가 리클라이너로 되어있다. 또한 상영관 통로와 계단에는 돌비 가이드라인에 맞춰 파란 LED가 점등되도록 되어있어 품격을 더해준다.

 

Salle Dolby du Pathé Beaugrenelle - Frédéric Berthet.jpg

 

그러니까 극히 간단히 말하면 돌비시네마는 화질 좋고 음질 좋은 프리미엄 상영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맥스가 대형 스크린과 독점 확장비를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일반관과의 차별화를 꾀한다면, 돌비시네마는 뚜렷한 차별점보다는 영화관의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듯한 스탠스다. 때문에 해상도나 밝기, 사운드에 대해 큰 관심이 없을 주류 관객들은 무엇이 돌비시네마를 특별하게 만드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그러나 관리 부실 및 상영관 노후화로 인해 몇몇 최신 레이저 상영관을 제외하면 파리만 날리는 아이맥스에 비해, 돌비시네마는 무리한 상영관 확대는 피하고 있으며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덕에 상영관별 스펙 편차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또한 아이맥스처럼 염가형 상영관이 '아직까지는' 없으므로 관마다 상영 스펙이 달라 혼동할 일도 없다. 덕분에 4K HDR HFR 3D라는 미친 영상 스펙을 자랑하는 <아바타: 물의 길>이 개봉했을 때도 대다수의 상영관에서 스펙의 절반 이상을 포기해야 했던 아이맥스와 달리, 돌비시네마는 전관이 풀스펙 그대로 상영하면서 인지도를 많이 얻었다.

 

14avatar1-1-6cf3-superJumbo-v3.jpg

 

현재 돌비시네마는 아이맥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며, 스펙상으로는 아이맥스 GT 레이저조차 밀리는 구석이 있을 정도로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다. 해상도나 음질 향상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관객들에게는 거대한 GT 스크린으로 찍어누르는 아이맥스가 더 좋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매해 개봉하는 영화 중 GT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영화는 겨우 2편 정도이며 GT관 자체가 소수에 불과하므로 오히려 기본에 충실한 돌비시네마의 장점이 빛날 때가 더 많다고 봐야한다.


profile Supbro

영화 기술에 대한 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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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꺾이지않는마음 2023.04.13 10:55
    스피커400개를 설치한 돌비관도 있다니..😮
    덕분에 많은 정보 알아갑니다~
  • profile
    치히로 2023.04.13 10:57
    올려주신 좋은 정보글들 스크랩 해서 잘 읽고 있습니다 :)
  • profile
    라이언고슬링 2023.04.13 11:05
    글 잘읽었습니다. 확실히 기본에 충실하다보니 돌비시네마에 대한 인지도도 많이 올라간것 같습니다. 저또한 마찬가지로 영화를 돌비시네마에서 2-3년간 묻지마 관람을 하게되었으니.. 일본도 리클라이너는 아니라서 미국amc만 가져가는 옵션인것 같습니다.
  • @라이언고슬링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upbro 2023.04.13 11:07
    일본도 리클라이너 기본이 아니군요... 일단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도 리클라이너 시트라서 amc만 가지는 옵션은 아닌 듯 합니다.
  • profile
    냥코센세 2023.04.13 11:06
    항상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고있어요 ㅎㅎ
  • profile
    용아맥 2023.04.13 11: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 profile
    인스타그램 2023.04.13 11:18
    알못이지만 글이 좋아서 잘 읽었습니다.
  • 팝콘소믈리에 2023.04.13 11:26
    영사기는 처음 봅니다

    대단한만큼 다루기 어렵게 생겼네요ㄷㄷ
  • profile
    펭펭v 2023.04.13 11:31
    다양한 정보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초코무스 2023.04.13 11:50
    역시 돌비는 최고입니다. 무코님 얼마전에 실례가 안된다면 MX관이랑 돌비시네마랑 차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upbro 2023.04.13 12:08
    둘 다 추구하는 방향성은 같지만 MX는 메가박스의 자체 프리미엄 상영관이기 때문에 돌비 측 가이드라인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둘 다 애트모스를 쓰기 때문에 MX 역시 돌비 가이드라인 참고를 합니다만, 그걸 따를 의무는 없으므로 실제로는 극장 각자의 사정이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또한 MX는 전관 레이저 프로젝션을 도입하겠다던 초기 발표와는 다르게 일부 리뉴얼 상영관은 여전히 구형 램프 프로젝터를 그대로 쓰고 있어서 영사 스펙도 통일이 안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HDR 상영에 특화되어 별도로 HDR 그레이딩을 거친 DCP를 사용하는 돌비시네마와 다르게, MX는 그냥 DCI 규격의 DCP를 사용하므로 영사 품질 차이는 매우 크다고 보면 됩니다.
  • @Supbro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초코무스 2023.04.13 12:27
    그래서 인지 성수 MX랑 상암 MX 갔을때 차이가 좀 많이 났었군요.
    혹시 스피커도 돌비시네마와 MX가 어떻게 다른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번주에 위대한쇼맨 보면서 돌비랑 MX 차이가 꽤 많이난다 느끼시는 분들도 많고 저 역시 슬램덩크 보면서도 같은 돌비 애트모스지만 차이가 크게 느껴졌거든요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Supbro 2023.04.13 12:31
    스피커는 대체적으로 돌비시네마 쪽이 갯수는 더 많긴 한데, MX도 64개 정도로 적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그 차이에는 출력량이나 구조적인 설계가 많이 반영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 @Supbro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초코무스 2023.04.13 12:57
    쉽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Jeneci 2023.04.13 11:50
    앞으로 아이맥스사가 홈 시네마에만 집중하고 IMAX LASER 그 이상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다면 아바타 후속편들 기점으로 도태될 거 같습니다. 아바타2때 용산마저도 2K Imax digital HFR 3D 상영하는 거 보고 참 안타까웠네요
  • @Jeneci님에게 보내는 답글
    아린 2023.04.15 12:58
    아맥은 그냥 어떻게든 풀비율 극장을 늘리고 제작사들한테도 지원을 해줬어야죠..
    뭐 해외는 어찌 돌아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국내 신규관은 죄다 1.9 스펙이고
    영화마저도 풀비율이 1년에 1~2편 정도인걸 보면 별 생각이 없는거 같습니다.
  • profile
    내일은비 2023.04.13 12:08
    돌친자로서 너무 동감되고 기쁜 글이네요.^^
    세세한 전문용어 모르는 그냥 무비고어지만
    거대한 크기자랑하는 아맥보다 섬세하고 확실한 돌비가 정말 좋습니다!!!😆
  • profile
    스턴트맨마이크 2023.04.22 13:00
    다시 봐도 재밌고 좋은 글 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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