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ko.kr/3012144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thumb_094C6ABF-8412-47CB-8261-FA4390269F1A.jpg

"나는 무서워요. 모두가 내 탓을 해요. 아니, 실제로 내 탓인 것 같아요. 내가 실수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의사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엄마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모두가 내 잘못이죠. 나는 죄인이고, 모두에게 민폐덩어리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싶어요."

 

보(Beau/ 호아킨 피닉스)는 정신과 의사에게 사소한 잘못을 고백한다. 가글을 삼켰다는 것이다. 의사는 괜찮다고 말하며, 정신과 약을 처방해 준다. 꼭 물과 함께 먹으라는 지시와 함께.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정신적으로 심약한 상태인 주인공 보가 겪는 일상을 그대로 관객에게 전해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아주 단순하다. 보가 엄마의 집으로 찾아가는 여정, 그리고 그 사이에 일어나는 물리적 심리적 사건들이다. 그리고 그것들 사이에 보이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로 인해, 그 모든 것이 엄마의 가스라이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상황과 사건들, 앞뒤가 맞지 않는 일, 현실을 초월한 전개가 합쳐져서 현실과 환상, 그리고 내적 변명까지도 모두 뭉뚱그려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진짜 일어난 일이고 어떤 것이 환상이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보에게 있어서 진짜로 일어난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재미있어진다. 이건 특정 정신병이라기보다는 더 보편적인 이야기다. 사람마다 누구나 우울증 등 심신 미약에다 가스라이팅 당하는 상태가 되면, 세상이 이렇게 느껴질 테니까.


영화의 시작은 보가 태어나는 장면이다. 태어나고 나서 머리를 부딪힌 게 아니냐, 울지 않는다고 엄마가 소리치는데 의사는 아니니까 걱정 말라고 한다. 그리고 어린 보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한다. 엄마는 거기에서 아이는 왜 때리냐고 소리친다. 신생아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은 울음을 터트리기 위함이지만, 엉덩이를 때리는 것은 사회적으론 처벌의 의미도 있다. 왜 아이를 때리냐고 항변하는 엄마의 울부짖음에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처벌받는 삶이 곧 보의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온라인_d4cd925a959284763c8c18a2b54bdd5c.jpg

죄책감과 변명
보는 엄마에게 줄 선물에 편지를 쓰는데, 자신의 이름을 적을 때 마침 볼펜의 잉크가 다 되어서 잘 써지지 않는다. 아무리 해도 써지지 않다가, 서랍을 열어 새 볼펜을 꺼내면서 다시 이름을 선명하게 쓸 수 있다. 이것은 자기가 싫은데도 해야 할 것들, 자신이 실제로 잘못한 것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보의 마음상태다. 보 Beau라는 특이한 이름은 사실 영어에서는 남자친구 Boyfriend의 준말이다. 그의 이름은 엄마가 지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엄마는 아들을 평생 '남자친구'라고 부른 셈이 된다. 보는 계속해서 엄마에게 가야 한다고 하고 엄마를 생각하는 것 같지만, 사실 거기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잉크가 흐려져서 이름을 못쓰게 되는 것은 '내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건 내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은 영화 내내 일어나는데, 우선 보의 집 밖은 완전한 무법천지다. 알몸의 살인마가 돌아다니고 있고, 자살하고 싸우고 섹스하고 소리치는 많은 것들이 넘쳐난다. 집 밖에 나서는 것조차 쉽지 않다. 집의 벽 뒤에서 조차 시끄럽게 싸우고 보를 탓하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에게 있어서 가장 안전한 안식처는 집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편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약을 먹어야 하지만 약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물과 함께 먹으라고 했는데 수도 고장으로 물이 안 나온다. 물을 사러 나가야 하는데 열쇠가 없다. 엄마를 보러 가야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누군가 계속해서 음악을 틀지 말라고 하는 통에 잠을 잘 수가 없다. 비행기 시간에 늦는다. 살인마가 자신을 찌르고 차에 치인다. 엄마를 보러 갈 수 없는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진다.

 

이 이상한 사건들에서 공통된 것들이 있다. 사건 자체로 보면 보는 전혀 잘못한 것이 없는데, 모두가 보의 탓을 한다. 그 이유조차 말이 안 되는 것들 뿐이다. 해야 할 일들을 가로막는 사건들은 보의 탓을 한다. 왜냐하면, 보는 어린 시절 엄마의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끝없이 가스라이팅 당하고, 거기에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좋은 것을 좋다, 싫은 것을 싫다고 함부로 말할 수가 없다. 엄마가 싫어할 것 같은 욕망은 감추고, 그것 때문에 벌어진 일은 외부의 탓으로 돌린다. 끝없는 죄책감에 쌓여있고, 그것을 견디기 위해 '나는 잘못이 없지만 사람들이 내 탓을 하는' 심리적 방어벽을 쌓은 것이다.

 

그런 심신 미약 상태가 되면, 외부의 것들이 자신을 감시하고 조롱하거나, 모든 것이 인과가 성립하지 않은 어떤 외부의 인물 때문이라는 환각 환청이 계속해서 들려온다. 대표적으로 조현병이 그런 상태다. 누군가 CCTV나 도청으로 나를 계속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창문을 막고 틀어박히고 경계한다. 영화에서도 미래까지 녹화된 CCTV는 그런 심리상태를 보여준다.

 

 

 

온라인_Beau-Is-Afraid-A24-Culture.jpg


보의 욕망
보는 사실 엄마로부터 벗어나서, 자신과 비슷하지만 닮은 사람을 만나 행복한 가족을 꾸리고 싶어 한다. 그 욕망은 그가 숲 속에서 만난 '숲 속의 고아들'유랑단이 하는 연극에 자신을 투영하며 나타난 장면에서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만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그런 욕망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다. 엄마가 그에게 악랄한 것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보의 아빠도, 할아버지도, 다 사정을 해서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것. 그 때문에 보는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엄마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후반부 장면에서 나오지만, 그 이야기는 보의 마음속에 강렬하게 자리 잡혀 흉측한 모습의 괴물이 되어있다.

 

아빠가 누구인지 가르쳐주고 싶지 않은 사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빠를 찾는 보에게 엄마는 '사정 후 심장마비'라고 둘러대고 다락에 가둬 벌 준 일들로 인해, 보는 그때부터 '욕망하는 자신'과 '엄마가 원하는 자신'을 분리시켰다. 꿈속에서 계속해서 되뇌는 그 장면을 '자신과 똑 닮은 쌍둥이를 가두는 장면'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그렇기에 자신이 무언가를 욕망할 때마다, 외부의 사건들로 그것을 치환시킨다. 가스라이팅 하는 엄마는 이제 없는데도, 보는 스스로를 검열하고 가스라이팅한다.

 

연극에 자신을 투영해서 한참 연민에 빠져 즐기다가, 거기서 깨져 나오는 장면은 정말 우습다. 자신은 한 번도 여자와 섹스를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세 아들이 있지? 엄마는 누구지?라고 생각하는 장면. 그리고 이것이 그냥 환상에 불과하다는 걸 스스로 깨닫고 거기에서 빠져나온다. 아무리 행복한 상상을 하려 해도, 그것을 가로막는 것은 엄마가 심어놓은 '섹스에 대한 금기'다.

 

 

 

53872f5e049b224c-600x338.jpg


장례식 이후의 사건들
엄마의 장례식이 끝난 집에 겨우겨우 도착한 보는 엄마와의 추억을 되새기는 여러 사진들과 물건을 보고, 소파에서 잠이 든다. 하지만 무슨 소리가 나서 잠에서 깨는데, 이때 어린 시절 만났던 첫사랑 일레인(파커 포시)을 만나게 되고, 갑작스레 섹스를 하고 사정까지 한다. 사정을 해도 죽지 않았고 그게 너무 좋았다. 하지만 일레인은 마치 인형처럼 굳어져 버렸고, 죽은 줄 알았던 엄마가 등장한다. 엄마는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끝없이 보의 탓을 한다. 결국 보는 의도치 않게 엄마를 다시 죽이게 되고, 배를 타고 그곳을 떠난다. 큰 동굴로 들어가니 거기는 물속에 잠긴 콜로세움 같은 곳이고, 보에 대한 재판이 이뤄진다. 보는 유죄가 되며 보트가 뒤집힌다.

 

마지막 파트가 이렇기 때문에 이것을 진짜 사건으로 해석해서 엄마가 살아있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앞의 이야기와 맞춰 해석하면 소파에 누웠을 때 이미 잠에 들어 엔딩까지는 모두 보의 마음/꿈 속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다. 엄마가 죽었기 때문에 '사정을 하면 죽는다'라는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 그동안 고환이 부을 정도로 참고 있던 몽정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에 따라오는 죄책감은 환상 속의 엄마로 나타났고 보는 그것과 처음으로 싸웠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의 죄책감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다시 자신을 탓하는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도망치는 것을 택했다. 그 죄책감으로부터 도망간 것이 자살인지, 혹은 가스라이팅이라는 꿈에서 벗어나 새로 태어난 것인지는 명확지 않다. 아마도 영화의 처음 자궁 속에서 태어난 소리와 비슷한 소리로 '심판의 자궁'경기장에서 빠져나간 것을 보면, 그는 어떻게든 새로 태어난 것이다.

 

 

 

온라인_1500x500-9caae22.jpg


하지만, 예수라면 어떨까?
아버지 없이, 실제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태어난 사람. 혹은 아들을 보(애인)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아들이 곧 남편이라는 것. 아버지와 아들이 같지만, 실제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모순적인 인물은 누굴까? 바로 예수다. 재미있게도 이 영화에서 보가 겪는 일들은, 모두 예수의 일생과 겹친다.

 

우리는 예수를 신성화한 책을 보며 그를 고귀한 존재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 예수가 겪었던 삶은 어떨까? 모두가 그에게 어떤 큰 일을 바라고 있고, 결국 자신들의 죄를 예수에게 덮어서 예수를 죽이려 한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험한 세상에서 이유도 없이 자신을 탓하며 죽이려고 쫓아오는 보와 너무도 닮지 않았을까? 보는 영화 속에서 알몸 살인자에게 칼이 찔리는데 옆구리가 뚫리고 손바닥을 마구 찔린다. 인간들의 죄로 인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손과 옆구리에 구멍이 난 것과 유사하다. 또, 보는 도망치느라 유리문을 깨고 나와 유리파편이 이마에 박혀있다. 예수도 죽기 전에 가시관을 써서 이마에 피가 흐르고 있었다.

 

또한 앞뒤가 맞지 않은 환상으로 쓰인 연극/동화는 성서와 비교할 수 있다. 그의 실제 삶이나 감정과는 다르게 써졌을 수도 있는 이야기. '사정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아들이 셋이나 있지?' 창세기에 보면 아담과 이브의 첫째 자식인 카인이 누구와 결혼했는지, 카인이 세상을 떠돌 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데 그들은 누구인지 인과가 맞지 않는다. 신학적인 해석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해석'일뿐이다.

 

보의 첫사랑인 일레인은 은근히 성적으로 자유분방하거나, 엄마가 cunt라는 식으로 말하고 보의 유일한 성적대상이라는 게 성경의 막달라 마리아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물론 막달라 마리아가 창녀라는 설은 잘못 알려진 것이고 교황청에서도 그것을 정정해, 실제로는 사도급 여제자였다는 게 정설이다. 또 살면서 한 번도 섹스를 안 한 것으로 알려진 예수와 보도 겹치지만,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했을지도 모른다는 설 또한 애매하게 그린 것이 비슷하게 겹친다. 마지막 콜로세움과도 비슷한 경기장에서 군중들에게 심판을 받는 장면은 예수가 유대인들과 빌라도에게 심판받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처럼 많은 모티브에서 보가 예수와 같이 그려지는 것에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드러나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가 크나큰 사랑으로 자신이 죽음으로써 인간의 죄를 사하여 주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인간이 모든 죄를 예수에게 뒤집어씌우고 죽였다는 뜻이 된다. 어쩌면 아비를 모른 채 태어난 한 아이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웠던 것은 아닐까? 이런 관점에서 <보 이즈 어프레이드>를 본다면, 조금 또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 예수가 환청과 환시에 시달리는 이상한 사람으로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 부활의 증인>을 같이 보면 더 재미있다. 여기에서 예수의 역할은 역시 호아킨 피닉스가 맡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보의 선한 마음이다. 비록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도, 보는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신의 상태가 어떤지 알고 있으므로 상담을 계속 받고 있고, 약을 열심히 먹고, 환각과 환청을 일상처럼 경험하면서도 항상 민폐를 끼칠까 염려한다. 조현병이나 정신지체, 자폐 등 많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삶 속에서 살고 있는지 이해하려 해 보기도 전에, 겉모습이나 행동에서 조금만 위화감만 와도 두려워하거나 혐오한다. 그러기에 그들은 더욱 세상에 나오지 않고 숨어버리고 있다. 세상이 그들에게 가지는 편견은 또한 그들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게 만든다. 너희들은 피해를 끼칠 거라고. 잘못할 거라고. 잠재적인 죄인이라고.

 

세상이 보를 조금만 보듬어주었으면 보가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엄마의 그늘에서 벗어나 어느새 세 아들을 키우면서.

 

 

 

 

출처: 본인 브런치 스토리

https://brunch.co.kr/@casimov/194

 

 


profile 카시모프

별들 사이를 여행하는 방랑자.

 

이전 다음 위로 아래로 스크랩 (4)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첨부
  • 가사비 2023.07.20 12:00
    처음에 보가 사는 집의 환경을 접했을 때에 보의 집이 아주 가난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보의 엄마가 사실 성공한 사업가로서 아주 부유하더라고요.
    엄마는 보를 자신의 테두리(?)에 놓아두고 싶었던 것 같은데,
    왜 보는 엄마를 떠나 빈민촌 같은 곳에 방을 얻어 살고 있었던 걸까요?
    이 부분이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보가 설혹 엄마를 떠나 살더라도 치안이 좋은 환경에 방을 얻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보가 하는 일이 나오지 않아서 저는 보의 집도 엄마가 얻어준 것으로 이해했거든요.)
    엄마가 보를 통제하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집착이든 사랑이든 보를 위험한 상황에 방치할 것 같진 않거든요.
    만약 보가 치안이 좋은 곳에서 살았더라면, 비행기표를 잃어 버려서 발생하는 이 온갖 소동이 없었을텐데요.

    보가 엄마 집에 도착해 소파에 잠든 후부터는 보의 꿈속(환상?)이라고 볼 수도 있는거군요.
    영화 자체가 실제와 환상이 구별이 안 가는 내용이라 저는 현실(보의 입장에서 )로 인식했거든요.
    뭐가 됐는 사실 이해가 되는 부분이 거의 없는 영화였어요.
    영화 초반이 지나는 차에 치인 장면부터는 계속 도대체 감독은 무슨 얘길 하고 싶었던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반 차에 치이기 전까지와 숲속의 유랑단은 그냥 잘 받아들여졌는데
    의사부부와 딸 그리고 전직군인은 뭘 의미하는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엄마 집에 도착한 후의 장면에서는,
    왜 정사 후에 일레인이 죽는 것인지 (보가 심장마비로 죽지 않는 것은 좋았지만요...)
    심판의 장면에서는 왜 보를 심판하는지, 심판의 주체는 무엇인지, 엄마는 보를 심판하고 싶었던 것인지
    관중은 왜 있었던 것인지 (어느 순간에 관중들이 모두 사라졌던데 그 순간도 캐치하지 못했어요.)
    이해가 되는 내용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기분이 가라앉아 포스터를 받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서 그냥 와 버렸네요.
    (포스터는 시작 전에 받아 두는 건데.... 남아 있었는지도 모르지만요)
    관람 후에 GV마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 본 러브라이프도 그랬는데..ㅠㅠ)
    그런데 나중에 감독과의 원격 GV 후기를 보고는 그냥 내려 놓았어요.

    이 글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그래도 어떤 흐름(?)인지 정도는 받아 들이게 됐거든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가사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조부투파키 2023.07.20 13:52
    보는 어릴적부터 가스라이팅에 가깝도록 정서적으로 지배 되어있었기에
    피해망상 증상을 보인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초반부에 나오는 집과 주변 환경도 보의 상상속에서 펼쳐진 망상이라고 봤습니다.
    자기를 해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항상 주변에 도사리는 거죠.
    그렇다고 마냥 다 망상도 아닌 현실도 어느 정도 섞여 있는 것 같습니다.

    차에 치인후 의사부부를 만나는 것도
    보가 바라던 일종의 '가족' 형태를 보여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겉으로는 화목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뭔가 엇나가 있고
    구성원들도 보에게 여긴 니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하는게
    보의 마음을 대변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실 보는 장례식장에 언제든지 갈수 있지만 가지 않고 거기 버틴다고 보였거든요.

    마지막 재판 장면은 그야말로 블랙코미디의 끝판
    스스로가 형벌을 내리는 장면이죠.
    현실이든 상상이든 엄마를 죽였다는 죄책감 혹은 그동안 본인이 잘 못했다고 생각으로 스스로 재판을 받는...
    재판 과정에서 다뤄지는 사건들도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라 '보' 당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내용들이죠.

    이런 영화는 특히 상징이나 의미에 대해서 너무 깊게 파헤치려는 경향을 다소 피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생각나는대로 이해하면 좋은 영화 같습니다.
  • @가사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13:59
    이런류의 영화는 영화적인 표현이 많고 상징이 있지만, 스스로가 느끼는 그대로가 더 좋을 때가 많아요. 타인의 해석이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정답이 있는게 아니니까요. 감독도 그런 대답이나 해석을 거부하는 모양새고.. 문제풀이라기보단 느끼는 대로 느끼시는게 좋습니다 ㅎㅎ
  • @가사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가사비 2023.07.20 14:13
    개인적으로 영화 볼 때에 별 생각 없이 보는 편이고 해석을 시도하거나 상징을 파악할려고 하지 않는 편이거든요.
    (사실은 하고 싶어도 그럴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냥 편한 마음으로 보고 나오죠..)
    그런데 이 영화는 영화를 보면서는 왜 그러는 지를 알 수 없으니까 (이해를 할 수 없거나 받아 들여지지 않으니까)
    무슨 얘기를 할려고 하는 걸까 하는 해석을 시도한 것 같아요.

    어쨌든 다른 분들의 좋은 글들을 읽으면서 그나마 (이해를 한 것은 아니지만) 좀 정리가 된 것 같아요.
  • @가사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골드실버벨 2023.07.21 09:13
    https://youtu.be/yVj4jU4I92w


    이 영상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 profile
    mirine 2023.07.20 13:44
    기도합시다
    내탓이요 내탓이요 내탓이로소이다
    😅😅
  • @mirine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13:57
    ㅎㅎ 그런 이야기죠 🙄
  • @mirine님에게 보내는 답글
    가사비 2023.07.20 14:15
    엄마가 죽은 것은 단순한 사고였지만
    보는 자신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 엄마가 일을 꾸민 걸로 인식한 걸까요?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
  • @가사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14:24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큰 일이 있는데도 외부의 사건 때문에 못가는 것으로 보는 인식하고있고, '엄마에게 가고싶지 않은 본인의 마음'에대한 죄책감을 외부 사건으로 전이시켰다고 볼 수 있는거죠.
    엄마가 꾸몄다고 느끼는 것은 그런 가스라이팅을 당한 사람의 심리상태라고 봐야죠.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기 보단, 죽었는데도 여전히 벗어나기 힘들어하는 심리상태라고 볼 수 았을것 같습니다.
  • Barnes 2023.07.20 13:46
    재밌네요! 잘 읽었습니다. ;)
  • @Barnes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13:57
    감사합니다~
  • profile
    조부투파키 2023.07.20 13:53
    보가 펜이 안나와서 서랍 열었을때 그이 시야에 들어온건 일레인 사진이였던 것 같아요.
  • @조부투파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13:57
    아 그랬군요 ㅎㅎ 그부분은 삭제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혼돈까스 2023.07.20 14:53
    영화만큼 신선한 충격의 분석글이네요.
    저는 엄마의 세계에 갇혀서 남자가 되지못한, 그리고 남자가 되길 두려워하는 소년의 이야기라 해석해서
    Beau is와 Boy`s의 발음이 비슷한걸 이용하려고 주인공 이름을 Beau로 설정했다고 생각을 해봤는데,
    Beau에 그런 의미가 있는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ㅎㅎ
    글 후반부에 써주신 예수와의 연관성도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혼돈까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15:35
    그렇게도 볼 수 있죠 ㅎㅎ 저는 이 영화가 다양하게 해석할 여지를 남겨둬서 좋았습니다. 서로다른 사람마다 공감하거나 느낄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요. 조금 더 나간 과잉해석을 해보자면 Beau가 be + eau(물)이라서 '물이 되다'는 말이 되는데 마지막에 물로 돌아간 것과 맞물려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나간거같아서 본문엔 안쓰기로.. ㅎㅎ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Acinom 2023.07.20 17:07
    오 재밌게 잘 읽엇습니다 ㅎㅎ
    처음 보고 두서없이 떠오르던 생각들을 정리하려고
    한 번 더 관람하려 했지만
    시간대가 맞지 않아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흥미로운 글을 읽고나니
    2회차 못한 것이 더 아쉬워지네요 ㅜ
  • @Acinom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21:36
    저도 2회차 이상 되어도 좋을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늦게봤네요 아쉽 ㅠ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초코무스 2023.07.20 18:09
    보라는 이름이 남친이라는 뜻은 알았지만 단명한 남편 (보의 아빠)를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아들이름을 그렇게 지은거라 생각했는데 인생이 가스라이팅 그 자체... 보는 내내 불쌍하고 안타깝고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무교라 예수 해석 부분은 생각지 못해서 정말 새롭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확장한 기분이랄까요?ㅋㅋㅋ

    사실 이 영화 개봉 전부터 쉽지않을거라 예상했고 개봉 후 언택트톡 봤을때 아리애스터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도 진짜 이도저도 아닌 아리송한 답변에 언택트톡 탈출하는 사람들이 이해가는데 이동진님의 속시원한 질문이 궁금해서 못 나갔거든요.

    무코님 해석을 보면서 시원한 빙수 먹은 기분으로 이 영화 떠나보내줘도될 듯합니다.
  • @초코무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0 21:44
    이런영화를 만든 감독입장에서, '이건 이런 뜻이죠?'라고 물었을 때 할말이 없긴 할거예요. 전 오히려 부연설명을 다는 감독이 좀 멋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그런 해석을 말했다'라고하면 관객의 상상력의 폭이 작아지니까요. 그래도 아리에스터 감독은 그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좀 더 현명한 대답을 했어야 했어요 ㅎㅎ
    빙수먹은 기분으로 시원해지셨다니 기쁩니다 ㅎㅎ
  • profile
    Nashira 2023.07.21 02:14

    여러 해석 영상들을 봤음에도 찜찜함이 남아있던 한가지가 있었는데요.
    대체 왜 저 자궁을 닮은 물속 심판씬으로 끝냈을까, 자살을 의미하는 결말인걸까가가 의문이었는데,
    소파에서부턴 꿈을 꾼거고, 드디어?! 처음으로 몽정한 거라
    심판씬은 그에 대한 죄책감이란 해석을 보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
    아아~~~ 왠지 저까지 드디어 시원하게 해소한? 기분이군요. ㅋㅋㅋㅋㅋㅋㅋ

  • @Nashira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1 02:25
    저의 해석 덕분에 시원하게 해소(?)를 하셨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고환이 부어있던 보가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자연형인간 2023.07.21 08:57
    좋은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내용 정리가 된것 같아요!
    궁금한점 역시 있는데 '숲 속의 고아들' 연극이 끝난 후에 군인에게 쫓기는 장면은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군인에게 쫓겨서 숲속을 들어오게 된것도 후에 끝난후에 또 쫓겨서 숲을 벗어난것도 있고...

    군인에게 쫓기는 이야기는 위에서 말씀하셨던 보의 '내탓이오'랑 다른 사건으로 봐야되겠죠?
    영화의 스토리 진행을 위해 (장소전환을 위해) 넣은 요소라고 봐야 될까요?
    혹은 성경에 비슷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자연형인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3.07.21 09:39
    조현병 등에서 흔히 보이는 증상으로 '어떤 사람이 나를 감시하고 나를 해하려한다. 무언가 알수없는 첨단 기술을 동원해서라도'라는 환각과 환청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고 또 이렇게 디테일한 해석이 적당하지않은 영화라 생각하지만 제가 생각한 바를 적어보자면...

    우선 그 의사부부의 집이 정신질환자를 위한 요양원이었을거라고 생각해요. 원래집도 엄마가 소유한 재활시설이었죠 아마? 벌거벗고 날뛰는 보를 신고해서 강제로 데려온 것을 차에 치였다고 생각한걸수도 있고요. 그래야 전자발찌나 집안 사람들의 병적인 행동, 의사 부부의 너무 다정한 모습이 이해가 되거든요. 보는 항상 외부에서 자기를 해하려는 세력을 막기위한 안식처로 집에 있었는데, 열쇠를 잃어버리면서 그게 다 망가졌죠. 이 집에서도 자길 지켜줄 열쇠가 없어서, 덩치가 크고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여자애와 군인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도망쳤고, 숲속에서 정신을 잃은 것이죠. 뒤에 '숲속의 아이들'부터 군인의 총질까지는 다 상상/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를 찾아가는 힘든 여정중에, 자신의 어린시절과 가족을 만들고싶은 욕망과 마주하게되고 군인은 역시 그것에 대한 죄책감의 발현이죠. 현실에서 본 위협적인 존재가 두려움으로 이상화된모습이랄까...보의 집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비슷해요. 군인이 처음봤을 때 휘적휘적 움직이던걸 생각하면 그 뒤에 그렇게 정교하게 칼을 던지고 사람을 쫒는건 힘들어보이거든요 ㅎㅎ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보에게는 진실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온 모든 위협에서 도망가고 피하려고 하는거죠.

    원래 이렇게 하나하나 꼬집으면서 말하면 해석이 다른 분들도 있는지라 잘 안하는데 ㅎㅎ 그냥 이렇게 본 사람도 있구나~ 해주세요 ㅎㅎ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자연형인간 2023.07.21 12:01
    의견 감사합니다!

칼럼 연재를 원하시면 <문의게시판>을 통해 문의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글쓴이 날짜
무코 x 무비오어데스 영화관 향수 20,000원 [22]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3.06 39713
아가씨, 올드보이 티셔츠 (레디 포 썸머) [5] file
image
무비오어데스 파트너 2024.04.02 28687
파트너 계정 신청방법 및 가이드 updatefile admin 2022.12.22 350777
굿즈 소진 현황판 정리글 [156] 무비이즈프리 2022.08.15 970896
[CGV,MEGABOX,LOTTE CINEMA 정리] [37] file Bob 2022.09.18 353296
💥💥무코 꿀기능 총정리💥💥 [103] file admin 2022.08.18 683878
무코 활동을 하면서 알아두면 좋은 용어들 & 팁들 [62] admin 2022.08.17 434100
게시판 최종 안내 v 1.5 [63] admin 2022.08.16 1066102
(필독) 무코 통합 이용규칙 v 1.8.5 admin 2022.08.15 324418
더보기
5월 21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1] update 아맞다 2024.05.18 2633
5월 20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7] update 아맞다 2024.05.17 4696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강을 건너간 목소리+힘의 선택-2 (독수리 그리고 창 / 스포) [4] file
image
2024.05.11 2247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美 대선을 앞두고 정치를 담다-1 (이름 어원 / 스포 / 제목수정) [32] file
image
2024.05.09 4248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2 (엑소더스/<파묘>와 상징 비교/스포) [2] file
image
2024.05.05 1718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1 (태양의 나라/<파묘>와 상징 비교/스포) [15] file
image
2024.05.02 3308
[파묘] 어쩌면 진짜 하고픈 이야기? (은어와 참회, 아이들과 <땅에 쓰는 시>/스포) [4] file
image
2024.04.22 3800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2 (동티와 역사의 파동, 불과 쇠의 <엘리멘탈>/스포) [2] file
image
2024.04.19 3331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1 (우주공학도 지관 딸의 시점과 <천문>/스포) [6] file
image
2024.04.15 4623
<삼체> 벌레의 차원을 넘어서라 [10] file
image
2024.04.11 11200
<듄: part2> 액션은 어디로 갔는가? [43] file
image
2024.03.14 159784
[가여운 것들] 이름들의 어원과 나의 창조자인 부모(스포) [24] file
image
2024.03.12 158197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스포 후기 [16] file
image
2024.03.08 17322
<듄: 파트 2> 리뷰 - 모래 위에 피로 쓴 신화 (스포일러) [20] file
image
2024.03.02 15628
<파묘> 무엇을 그리 서둘러 덮으려 하시었소 [38] file
image
2024.02.28 11753
<추락의 해부> 몰락한 것들에 대한 재판 [18] file
image
2024.02.20 7136
<도그맨> 흑화한 강형욱 [20] file
image
2024.02.01 17984
<외계+인 2부> 의외로 세심한 캐릭터의 액션 [16] file
image
2024.01.23 19413
<괴물>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10] file
image
2024.01.15 30651
<플라워 킬링 문> 살인의 일상화 [16] file
image
2023.11.14 117172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새엄마는 엄마가 아니잖아 [73] file
image
2023.10.27 126801
<화란> 어둠이 어둠을 건져 올릴 때 [14] file
image
2023.10.23 4569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