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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다, 트찰라, 블랙 팬서. 이것들은 흑인을 하나로 묶고 '백인에게 수탈당하는'실제 역사를 히어로물로 승화시켜, 보는 이들에게 현실에 대한 풍자, 백인과 흑인 세계의 미러링, 힘의 역전으로 보이는 쾌감 등이 모두 버무려진 단어들이다. '와칸다 Wakanda'라는 국가는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최빈국으로 등장하지만, 사실은 비브라늄을 독점하고 있는 국가이며 비브라늄을 다루는 기술 또한 어마어마하게 가지고 있는 탈지구급 과학기술과 경제, 군사력을 갖춘 지구 초강대국이다. 다만 비브라늄이 매장된 유일한 국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전 지구적인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쉴드를 치고 최빈국으로 위장해 세계와 교류를 단절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러한 설정들로 <블랙 팬서>는 미국 내의 흑인들 뿐 아니라 백인들에게 식민지 경험과 수탈당한 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크게 환영을 받았다. 특히나 '블랙 팬서'라는 캐릭터 자체가 메이저 급 출판사에서 처음 등장한 흑인 히어로로써, 마블 세계관 내에서 가장 부자라는 아이언맨보다도 4배나 재산이 많기도 하다. 코믹스에서 히어로라는 것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미국의 많은 흑인 아이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존재였고 이제 영화로써 전 세계의 흑인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트찰라(채드윅 보즈먼)는 MCU영화에 등장하는 첫 블랙 팬서로써, 어마어마한 임팩트를 주었다. 사실 <블랙 팬서> 솔로 무비의 성공에는 블랙 팬서가 처음 등장했던, 루소 형제 감독이 만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기여가 워낙 컸다. 트찰라는 거기에서 이미 아버지의 죽음과 고뇌, 전사로써의 강인함, 엄청나게 멋지고 독특한 액션과 포스를 보여주었다. 영화 <블랙 팬서>는 루소 형제가 다 만들어놓은 이미지와 서사를 가져다 쓰면 되었다. 그래서 '액션이 부족하다' '미국 시각에서 그린 흑인이다' 등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MCU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3개 부문 수상에 작품상 후보로까지 올랐던 것이다.

 

이번에 개봉한 그 후속작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은 분명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긴 러닝타임에, 시간에 비해 부족한 액션으로 좀 지루할 수는 있지만 여왕 라몬다(안젤라 바셋)를 비롯한 여타 연기자들의 호연은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메워준다. 또한 영화 전반에 걸친 트찰라, 아니 채드윅 보즈먼에 대한 추모는 MCU 페이즈 3에 대한 마지막 이별을 함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마냥 좋다고만 말할 수 없는 아주 큰 단점들은 존재하며, 즐겁게 보았더라도 짚고 넘어가야만 할 부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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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계륵, 트찰라
채드윅 보즈먼은 <블랙 팬서>를 찍고 2년 뒤 대장암으로 갑작스레 사망하게 되었다. 사실 2016년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찍을 때부터 대장암 투병 중이었다고 하니, 그의 블랙 팬서는 암과 싸우면서 보여준 진정한 히어로의 모습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그의 죽음에 더욱 슬퍼하게 되었고, <블랙 팬서>로 MCU에서도 독보적인 인기와 흥행을 하고 있는 트찰라, 블랙 팬서를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사실, 시리즈 영화에서 배우가 사망하거나 사정상 배역을 맡지 못하는 경우, 추모의 문구를 영화 앞이나 뒤에 삽입하고 영화 내에서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된다. 조커 배역을 맡은 뒤 사망한 히스 레저의 경우에도, 조커라는 배역을 영구 결번시키는 게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들이 조커를 연기한다. 해리포터의 덤블도어도 그랬으며 MCU에서도 헐크나 제임스 로드(워머신) 등 캐스팅 불발로 중요 캐릭터가 바뀌는 일이 몇 번 있었지만 영화 내에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영화를 찍다가 사망한 경우에는 CG나 특수촬영, 대역 등으로 영화를 겨우 마무리 짓는 경우도 많다. 배우의 죽음이나 개인적인 사정이 영화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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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트찰라의 경우와 가장 비슷하게, '이 배우가 아니면 이 역할은 절대로 다른 배우가 못할 것이다'라고 인식이 된 경우는 <슈퍼맨>의 크리스토퍼 리브일 것이다. 1978년 개봉한 <슈퍼맨>은 인기도 인기였지만, 만화 속 캐릭터가 살아 나온 듯 정말 완벽했다. <슈퍼맨>은 4편이 나오는 동안 영화의 작품성과 흥행과는 무관하게, 그는 그저 슈퍼맨 자체였다. 그는 실제의 삶도 슈퍼맨처럼 건강하고 멋진 사람이었다. 1995년 승마 사고로 목이 부러져 전신마비가 왔고, 2004년 사망할 때까지 꾸준한 재활로 건강을 되찾아가는 모습으로 모두를 감동시켰다. 

 

크리스토퍼 리브가 사망하고 나서 2006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찍은 <슈퍼맨 리턴즈>를 보면, 그에 대한 추모와 헌사가 가득하다. 이미지가 가장 닮은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노력했으며, 슈퍼맨의 움직임 또한 트렌드에 맞지 않게 예전 슈퍼맨의 우아한 움직임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그래서 예전 슈퍼맨의 향수를 가진 사람들은 좋아했지만, 최신 트렌드에 맞지 않는 액션과 연출 때문인지 영화는 흥행에 참패했다. 그만큼 슈퍼맨 시리즈에 있어서도 '크리스토퍼 리브'는 계륵이었던 셈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과 헨리 카빌이 제대로 리부트를 하고 나서야, <슈퍼맨>은 크리스토퍼 리브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코믹스와 시리즈 영화가 장기간 계속되는 중에, 시대의 변화나 배우의 노화는 제작자들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지금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DC나 마블 캐릭터들은 20세기 초중반에 나온 것들이다. 코믹스나 영화는 다음 캐릭터에게 자신의 능력을 물려주는 방식을 취하거나 리부트를 하는 방식으로 프랜차이즈를 이어나갔다. 블랙 팬서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솔로 무비는 한 번밖에 나오지 않아서 아쉽지만, 다음 블랙 팬서에게 세대를 물려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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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영화가 시작할 때, 트찰라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서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성대하게 블랙 팬서로써 장례식을 치른다. 영화 내내 와칸다는 왕이 죽었다는 이유로 외세에 위협받고, 그의 여동생인 슈리는 오빠의 죽음을 받아들이질 못하고 자기가 살려내지 못했다는 것에 자책한다. 이 영화 내내 트찰라의 그림자와 죽음이 드리워져있다.

 

영화는 그 영화나 배우의 팬만 보는 게 아니다. 또, 연결된 소식이나 관련 영상, 다른 드라마를 모두가 보는 것도 아니다. 나를 포함한 많은 관객들은 트찰라가 갑작스러운 병에 걸렸고 모습도 나오지 않게 죽음을 연출한 것에 대해 이해하고 또 슬픔이 살아났지만, 사실 영화적으로 보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연출이다. 블랙 팬서를 다른 배우를 쓰지 않고 물려주기로 했다면, 또 트찰라의 모습을 보이지 않을 거였다면 다른 방식을 취했어야 했다. 죽은 지 한참 지난 후로 시작을 하던지, 아니면 응급상황 치료를 받는 장면이나 죽고 나서 덮이는 모습은 딥 페이크 기술을 활용해서라도, 적어도 그림자라도 보였어야 마땅하다. 슈리 혼자서 뭔가 긴박하게 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 연출상 굉장히 밋밋했다. 영화가 트찰라에 대한 추모를 담고 있다곤 하지만 어찌 보면 트찰라의 죽음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셈인데, 이용할 거면 더 제대로 영화적 완성도를 높였어야 했다. 

 

영화 속 트찰라로 한정해서 보자. 지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에, 트찰라가 와칸다의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며 블랙 팬서로써 와칸다와 아프리카의 명예를 지킨 것은 분명하고 뜻깊은 일이다. 그리고 왕의 죽음은 당연히 슬프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와칸다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지구 초강대국의 입장에서 보면 왕위 계승자 한 명의 죽음일 뿐이다. 사실 와칸다의 입장에서 더 악재는 하트 허브가 모두 불탄 것이었다. 그런데 하트 허브마저 유전자 기술로 되살린 와중에, 마치 모든 원로들이 죽고 전통이 무너진 것처럼 왕위나 블랙 팬서의 계승, 군사 시스템 등이 엉망인 와칸다의 모습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채드윅 보스먼이라는 배우의 죽음을 트찰라의 죽음에 너무 과몰입시켜 반영한 나머지, 영화의 서사와 밸런스가 망가진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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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민족주의를 강조한 미국 중심주의 영화
<블랙 팬서>의 가장 큰 문제는 사실 흑인 민족주의에 기반한 영화라는 점이다. 우리가 보통 흑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사하라 이남지역, 아프리카 대륙의 사람들을 말한다. 사실 인류의 기원이 이곳에 있고, 사하라를 건너가 유럽과 아시아로 간 사람들은 굉장히 소수였다. 사하라 북부의 인종 유전자 전체를 거슬러 올라가면 불과 40~50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할 정도다. 흑인의 유전자 다양성은 그의 몇 배는 된다. 그만큼 흑인은 피부만 까맣다 뿐이지, 그 색도 다양하고 키나 생김새, 언어, 문화가 정말 다양하다. 그걸 단지 '너희는 피부가 까만색이니까 하나의 흑인이야'로 퉁친 역사는 미국이 주도했다.

 

미국의 흑인들은 정말 다양한 부족과 국가에서 노예로 끌려왔다. 그리고 같은 아프리카 지역의 다른 부족이 잡아서 팔아넘긴 경우도 많다. 서로 인접한 부족이나 국가라면 역사적으로 더 날을 세우고 사이가 안 좋아지는 건 한국, 중국, 일본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북한과 남한은 또 얼마나 사이가 안 좋은가. 하지만 미국에 끌려간 흑인들은 서로 부족 언어도 달라서 영어로 소통해야 했으며, 다른 부족의 문화가 서로 섞이도록 백인들이 종용하기 시작했다. 소설과 드라마로 나온 <뿌리 Root>를 보면 이런 상황이 너무나 잘 나와있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잊고 어떻게 미국에 흡수되어 하나의 흑인으로 뭉쳐져 살게 되었는지. 흑인을 하나의 민족처럼 인식하는 것이 말콤 엑스가 주장했던 흑인 민족주의다.

 

어떤 가상의 국가를 만들 때, 그 주변 환경과 역사를 버무리고 연결시켜야 제대로 된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에서 제주도의 탐라국이 아직도 있다고 가정을 하고 영화를 만든다고 해 보자. 적어도 언어는 제주도 사투리와 비슷하고, 왜나 청나라가 아닌 조선과 가장 밀접한 교역을 했을 것이므로 탐라국은 조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정도의 문화를 가지고 제주도 사투리와 비슷한 탐라어를 쓰는 국가라고 가정해볼 수 있다. 만약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탐라국이 터번을 쓰고 있거나 태국어를 쓰고 있다면, 아시아의 모든 나라가 탐라국에 모여있다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국가 전체에서 난리 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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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칸다'라는 국가는 아프리카 대륙 동부 에티오피아와 케냐 사이에 있다고 추정되는, 6개의 부족이 연합해서 만들어진 가상의 연합 국가다. 연합국가라는 이미지는 아마도 '모든 흑인 문화를 포용하는' 흑인 민족주의를 나타내기 위해서 차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와칸다의 공용어는 남아프리카 부족이 사용하는 코사어다. 심지어 와칸다 부족 중 하나인 자바리 부족은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남부의 요루바어 방언을 쓴다. 각각의 부족들의 모티브는 아프리카 대륙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다 섞어놨다. 우리가 보기엔 그냥 '아프리카 분위기가 물씬 풍기니까 좋아 보이네'라고 하지만 실제 광대한 아프리카 대륙과 그 안의 어마어마한 다양성을 생각하면 이건 말도 안 되게 무례한 설정이다. 실제로 자신들의 언어가 와칸다의 공용어라고 해서 극장 가서 봤던 코사어를 쓰는 사람들은, 자막으로만 알아들을 수 있는 코사어 발음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블랙 팬서>에서 잠깐 나온 한국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충 그럴싸하게만 만든 것뿐이다.

 

또 음악은 어떤가? 케냐나 에티오피아, 혹은 그 근처 지역과 전혀 상관없는 가수들이 '그저 아프리카 분위기를 낸다'는 이유로 들어가 있다. 오리지널 스코어의 메인 보컬 중 하나인 바바 말(Babba Maal)은 내가 또 좋아하는 음악가라 언급을 안 할 수가 없다. 바바 말은 세네갈의 국민가수인 이스마엘로의 뒤를 잇는, 음발락스 장르를 주로 하는 세네갈의 퓨전 전통 음악가이자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그의 음악은 서아프리카의 세네갈에 기초해있다. 그걸 동아프리카 쪽에 그냥 막 가져다 쓴 것이다. 영화에서 장례식 장면에 바바 말의 노래가 메인으로 나오는데, 실제 바바 말도 출연해 노래하는 모습이 잠깐 나온다. 오리지널 스코어를 보면 그것뿐 아니라, 아프리카 여기저기의 음악을 섞어서 만들어놨다. 헐리우드 영화에 한국이 등장할 때 베트남 음악이 흐르면 기분이 어떨 것 같은가? 또 거기에 그냥 미국의 흑인 팝 뮤지션들의 때깔 좋은 음악을 입혀놓아,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이 제3세계 음악 애호가로선 영 찝찝할 뿐이다. 미국인들이 한국과 일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는 게 이유가 있다. 미국은 동아시아도 그런 식으로 보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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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장면에 등장하는 바바 말. 여왕 뒤에 노래하는 사람이다. 잠깐 크게 클로즈업된 화면으로도 나온다.


이렇듯 '와칸다'는 자신들의 뿌리가 피부색으로 비추어 볼 때 그저 '아프리카'라는 것 외에는 다 잊어버린, 미국 흑인들이 아프리카에 대해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대상화해서 만들어진 국가인 셈이다. 와칸다가 지극히 전통적인 무기를 멋지게 사용하고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알고 보니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점이 미국의 흑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다. '아프리카는 이래야지'라는 것들의 총집합이다. 미국은 여전히 타 국가와 문화에 대해 무례하다.

 

실제 아프리카에 사는 흑인들은 <블랙 팬서>를 보고, 굉장히 어색함과 이상함을 느꼈다고 한다. 너무나 멀리 떨어진 각 지방 문화나 언어가 모두 한 곳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걸 눈치채지 못한 건 아프리카를 마치 하나의 국가, 흑인을 단일민족처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가상의 아시아 국가를 만드는데 기모노를 입고 중국어로 노래하며 하회탈을 쓰고 있다고 하면 무슨 느낌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 팬서>가 전 세계 흑인들에게 찬사화 호평을 받은 이유는, 대부분의 국가가 백인들에게 수탈당하거나 식민지가 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흑인 민족주의에 동질감을 가져서이다. 그리고 사실상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할리우드 영화에 '같은 피부색을 가진 히어로'가 등장했다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인 것이었다. 와칸다를 아프리카 대륙의 자존심과도 같이 느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의 흑인끼리는 단지 피부색이 같다고 동질감을 엄청나게 느끼지 않는다. 아프리카 대륙의 내전이 얼마나 심한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우리가 일본인이나 중국인과 서양에 여행 갔을 때 빼고 굳이 동질감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그 후속작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여전히 그러한 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말콤 엑스가 주장한 흑인 민족주의의 전작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까지 오르고, 미술상, 음악상, 의상상을 받았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렇게 해도 된다고 면죄부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게다가 이번 편에서 빌런으로 등장하는 국가인 탈루칸은, 마야 문명을 기초로 하고 있기에 마야 상형문자를 쓴다. 하지만 그 고증 또한 엉망이라고 한다. 라이언 쿠글러 감독은 모든 문명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미국인들이 보기에 그럴싸하게만 만들지 현지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자신들이 흑인, 혹은 중앙아메리카 원주민의 설움과 핍박을 드러내고 미러링 하며 백인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었지만, 정작 영화에는 미국 중심주의가 짙게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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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서사와 설정들
'블랙 팬서'는 신비한 하트 허브로 버프 받아 뿅 하고 힘을 얻는 그냥 히어로가 아니다. '블랙 팬서'는 왕에게만 주어지는 최고의 전사 자격 같은 것이다. 그래서 와칸다에서는 왕을 형식적으로나마 6개 부족의 결투를 치르는 의식이 존재한다. 그 결투에서는 하트 허브의 힘을 억제하는 약을 먹고, 일반인으로 싸우게 된다. 즉 블랙 팬서가 되려면 이미 육체적으로 완성된 전사여야 한다. 블랙 팬서가 될 계승자는 하트 허브를 마시는 순간부터 결투 의식까지, 의미 없어 보이지만 소중한 전통의식을 치러야 한다. 그것은 왕이 되어 여러 부족을 이끄는 책임감도 포함된 것이다. 또 하트 허브가 맹독이기도 해서,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죽음을 이기고 선조들을 만나 지혜와 힘을 얻는 과정이 들어간다. 그래야 진정한 블랙 팬서가 된다. 전작인 <블랙 팬서>에는 이 과정이 아주 잘 나와있다. 

 

그러나 트찰라의 동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는 천재 과학자로서 전통의식을 무시한다. 그녀는 장례의식을 무시하고, 블랙 팬서가 되는 의식을 무시한다. 그녀는 오로지 과학적인 것에 매달린다. 사실 이 부분은 집중이 좀 안되긴 했는데, 슈리의 역을 맡은 배우인 레티티아 라이트가 백신 음모론자로써 트위터에 글을 남기고 실제로 백신을 거부하기도 했어서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배역은 천재 과학자인데 실제로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이미지라...

 

 

 

 

[이하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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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슈리가 한 명의 히어로로써의 성장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기도 한데, 이전에도 왕가의 자손인데다 전투능력이야 꽤 탁월했고 머리도 좋아서 블랙 팬서가 되기 위한 자질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그 과정이 너무나 억지스러웠다. 

 

여왕 라몬다도 네이머에 의해 죽고 가족을 모두 잃은 슈리는 네이머에게 받은 선물을 이용해 하트 허브의 유전자를 완성시킨다. 그리고 곧바로 자신의 실험실에 누워서 하트 허브를 마신다. 거기서 간단한 의식을 하며 환상을 본다. 하지만 슈리에게 나타난 환상은 트찰라처럼 선조들이 아니라, 킬몽거였다. 깨어난 슈리는 환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주먹질을 하는데, 몸에는 블랙 팬서의 힘이 성공적으로 생겨났다. 그리고 6개 부족이 모인 자리에서 갑자기 하늘에서 나타나 등장해, 음바쿠와 팔씨름 한번 하더니 '블랙 팬서다!'라며 추켜세우고 환호하는 모습은 솔직히 코미디에 가까웠다.

 

킬몽거가 나타난 걸 숨기고 화를 내는 슈리는 '그런 바보 같은 의식도 했는데!'라며 말하지만 사실 블랙 팬서 의식의 반의 반도 하지 않았다. 그냥 옆에서 주문을 몇 번 외우며 누웠을 뿐이다. 보는 관객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대체 저렇게 화를 낼 정도로 무슨 의식을 했다는 거지?' 

 

그리고 복수심에 불타는 슈리에게 킬몽거가 환상으로 나타나고 그녀에게 힘을 전해주는 것은 이 영화의 반전이다. 그런데 킬몽거가 나타나는 연출은 밋밋하기 그지없었다. 선조나 오빠인 줄 알았다가 킬몽거가 등장해 슈리가 기겁하는 연출이 있어야 했다. 자신이 어떤 인물에게 힘을 받는지 몰랐다가 알아야 했고, 킬몽거가 가지는 그 어두운 내면세계를 마주한다면 훨씬 무섭고 강하고 섬뜩한 연출이 있어야 했다. 그런데 킬몽거랑 간단하게 슥슥 이야기 나누는 게 다였다. 영화의 최고 반전 부분 중에 하나인데 이렇게 밋밋할 수가. 그리고 깨어나서 힘을 얻은 슈리가, 자신이 킬몽거와 같다는 것에 실망감과 자기혐오, 또 킬몽거와 같은 섬뜩함이 동시에 복잡 미묘하게 느껴지는 내면연기가 들어갈 연출이 있어야 했다. 그런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전통을 깡그리 무시한 채 하트 허브를 먹고 뿅 블랙 팬서가 되었는데, 6개 부족 특히 항상 블랙 팬서나 왕이 되고 싶어 했던 음바쿠도 팔씨름 한 번에 블랙 팬서가 된 슈리를 인정한다. 모든 것이 엉망이다. 전쟁 준비 중이라 바빠서 그렇다고 한다면, 전쟁이 끝난 후 정식으로 블랙 팬서를 6개 부족에게 선보이던 마지막 장면은 또 어떤가. 블랙 팬서가 나올 줄 알았던 비행선에서 음바쿠가 나와 도전하려 한다. 하지만 슈리는 사라지고 없다. 그때 슈리는 아이티의 한 해변으로 가서 상복을 태우는 의식을 하며 마치 자신이 싫어했던 전통을 받아들이며, 이젠 죽은 오빠를 떠나보내고 있다. 그런데 그녀는 또 블랙 팬서로써의 의무나 의식을 무시하고 거기에 가 있는 것 아닌가. 음바쿠가 도전장을 냈으면 하트 허브의 힘을 억제하고 둘이 맨몸으로 싸워서 왕위쟁탈전을 해야 하는데,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도망가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슈리의 모습이 마지막이라니. 아름다운 음악과 영상을 깔면서 마무리지었지만 전혀 성장한 것 같지 않았다. 그냥 이 생각만 내내 들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 도망가면 음바쿠가 왕이 되는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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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음바쿠


어설픈 서사와 설정은 그것 외에도 많다. 비브라늄이 채굴당하자 그게 자신의 영토를 침략한 것이라 여긴 네이머와 탈로칸은 침략자들을 죽인다. 그곳이 자신들의 영토였고, 비브라늄이 그들에게 중요했다면 왜 백인들이 채굴 장비를 가져와 뚫을 때까지 가만히 두었는가? 자신들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면 이미 배가 들어올 때부터 세이렌과도 흡사한 자신들의 능력이나 고래, 물폭탄 등 자연현상으로 보이게 해서 자신들의 영역에 접근 못하게 막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바다 밑은 모두 탈로칸의 영역이었다거나 비브라늄 자체를 자신들의 것으로만 여기고 있다는 말인가? 애초에 전쟁이 일어나는 설정부터가 허술하다.

 

탈로칸은 현대의 전쟁처럼 기습전 등을 하지 않고, 와칸다에게 시종일관 국가 대 국가의 전쟁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 선전포고를 하고 경고한다. 또 상대방 공주를 죽이지 않고 극진히 예우한다. 근대사회까지 전쟁이라는 것은 이런 전통적인 의식이 필요했다. 죽고 죽여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정당성이 있어야 했으며 그러기에 전쟁에도 예의가 있었고 서로를 존중했다. 탈로칸의 국왕이자 신적인 존재인 네이머는 여기까진 그런 위엄이 있고 예를 아는 자였다. 그런데 슈리를 구하러 온 나키아(루피타 뇽오)의 손에 감시병이 죽었다고 해서, 전쟁을 결정하고 상대방 여왕까지 죽인다? 이건 이치에 맞지 않은 억지스러운 전개다. 자신들이 강제로 데리고 온 것이 맞으므로 오해를 살만 했고, 왕국의 중요인물이 암살당한 것도 아니므로 전쟁까지 결정하고 상대방 왕을 죽일 일은 아니었다.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동맹을 제안하고 있는 중인데. 그냥 '내가 따끔했으니 너넨 다 죽어라'라는 식의 결정은 네이머의 거대한 왕국을 다스리는 왕의 모습이 아니라서, 이전에 예를 알던 네이머가 아니라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물론, 원작 코믹스라면 워낙 성격이 더러워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영화는 영화로 한정해서 봐야지.

 

그리고 네이머는 자신의 약점이 피부로 호흡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을 텐데, 왜 물 밖으로 나갈 때 헐벗고 다니는가? 아쿠아맨 같은 쫄쫄이만 입었어도 무적이 되는 것 아닌가. 비브라늄이 탈로칸에게 왜 중요한가? 인공태양을 만들기 때문에? 제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물속에서 그들은 어떻게 인공태양을 만들었는가? 비브라늄 설정은 이렇게 아무거나 갖다 붙여도 되는 걸까? 또 비브라늄 탐지기를 만든 리리 윌리엄스(도미니크 손)는 왜 애초에 그렇게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가. 리리 윌리엄스는 이 영화 내용에 크게 기여하는 바가 없는데, 안 그래도 슈리의 블랙 팬서만으로도 이야기가 긴데 거기에 아이언 하트를 왜 끼워 넣었는가. 아이언 하트를 만들 때 왜 망치질이나 하고 있는가. 애초에 엄청난 나노기술 슈트를 만드는 와칸다의 기술력이면 이미 아이언맨 나노슈트보다 더한 걸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마지막 전투는 왜 그리 조악한가.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 백병전이라니.

 


온라인_black-panther-2-namor-social.jpg


이러한 문제들은 단순히 '액션이 적어서' '이야기가 지루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PC 함을 자본주의적으로 최대한 이용하고 있다. 이전에 '<겟 아웃> 정치적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에서 PC를 자본주의적으로 이용하는 디즈니의 행태가 얼마나 기괴한 것인지 다룬 적이 있는데, <블랙 팬서> 시리즈는 서사 자체는 흑인 서사라서 마치 괜찮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중심적인 이야기에 흑인들을 끼워 넣은, 굉장히 불편한 영화임은 분명하다.

 

또 반드시 넣어야 할 이야기와 캐릭터들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것을 짜 맞추느라 안간힘을 써서 만든 모습이다. 마블은 페이즈 3에서 자신들의 드라마와 각종 영화들의 연계로 재미를 좀 보았고, 그걸 페이즈 4가 되면서 엄청나게 확장하고 있다. 넘쳐나는 새로운 캐릭터를 얼른 등장시켜 써먹기에 바쁘고, 디즈니 플러스 나올 드라마를 보지 않으면 이야기가 심심하도록 만들고 있다. 관객이 트찰라와 채드윅 보즈먼에게 가지는 애정과 슬픔을 이렇게 쥐어짜서 이용해 먹었으면서, 그것 때문에 서사와 밸런스가 망가지는 건 아랑곳하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이 영화가 재미없어서 정말 망작이면 모르겠지만 재미가 없지는 않다는 게 문제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아프리카인을 만날 때 친근하게 대한답시고 "이범베!"라고 외친다면 그들이 좋아할까? 만약 그들이 코사어를 쓰는 부족과 적대적인 부족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한국인이 유럽 여행하다 '니하오!''와사비!'등의 말을 듣는 것과 별 차이 없지 않을까? 재미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흑인 민족주의와 미국 중심주의가 짙게 깔린 영화를 아무 비판 없이 수용하게 된다. 기존에 백인 우월주의가 잔뜩 들어간 헐리우드 영화를 비판 없이 받아들였던 것처럼.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출처: 본인 브런치

https://brunch.co.kr/@casimov/140

 

 

 

#카시모프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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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 사이를 여행하는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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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 카시모프 2022.11.12 13:53

    아니요, 애초에 판타지라고해서 아무렇게나 짬뽕해서 만들면 안됩니다. 특히나 이 영화처럼 '아프리카인의 기상'을 내세운 영화에는요. 와칸다의 설정 자체가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생각하는 흑인민족주의만 강조한 영화라는 점입니다. 분명 아프리카인에게 무례해요.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도 그냥 막 만든게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였으면, 아예 코스튬이나 언어와 문자를 전부 새롭게 창조했어야 합니다. 모티브를 따오는게 아니구요.
    애초에 판타지라면 아예 와칸다에 백인이나 아시아인도 살면될까요? 본인들이 편한대로 마구 설정한건 맞고, 그게 미국인의 시각이며 아프리카를 무시한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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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 스턴트맨마이크 2022.11.12 11:38

    저는 재밌게 봤어요 ㅋㅋ 단지 깊게 안따지고 그냥 주관적인 한도에서 이정도로 묘사했으면 됐지- 하고 넘어가는 타입이어서 ㅎ 무코님이 쓰신 것 처럼 딥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분석하시는 분들의 글들이 저와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읽지않습니다. 오히려 사고의 확장을 줘서 좋기도 하구요. 양질의 게시물이 감사할 따름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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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inom 2022.11.12 11:26
    여러모로 공감가네요 ㅋㅋ재밌게 읽었습니다 :)
  • @Acinom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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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2 11:30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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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턴트맨마이크 2022.11.12 11:3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 좋은 근거로 비판하신 부분에 대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
  • @스턴트맨마이크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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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2 11:35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많다는 걸 알지만 이런 부분이 있다는걸 알고 보는건 좀 다르기에 써 봤습니다.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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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 스턴트맨마이크 2022.11.12 11:38

    저는 재밌게 봤어요 ㅋㅋ 단지 깊게 안따지고 그냥 주관적인 한도에서 이정도로 묘사했으면 됐지- 하고 넘어가는 타입이어서 ㅎ 무코님이 쓰신 것 처럼 딥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분석하시는 분들의 글들이 저와 영화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고 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읽지않습니다. 오히려 사고의 확장을 줘서 좋기도 하구요. 양질의 게시물이 감사할 따름이죠 ㅎㅎ

  • @스턴트맨마이크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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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2 11:40
    저도 뭐.. 블랙아담의 어설픔은 넘어간 사람이라.. ㅎㅎㅎ 감사합니다 🤗
  • Jeneci 2022.11.12 12:13
    정말 훌륭한 글이네요. 곱씹으면서 장면마다 느꼈던 걸 말로 풀어낼 때 생략된 지점들까지 명확히 짚어주셨어요
  • @Jeneci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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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2 12:26
    제가 원래도 아프리카 음악과 문화를 좋아해서 그쪽 방면 이야기를 준비하기도 했던지라 ㅠ ㅠ 좀 남다르게 다가온 부분이 있어서 할말이 좀 많았어요. 잘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정리해보려 했는데, 잘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ㅎㅎ
  • 김프로 2022.11.12 13:09
    영화는 아직 보지 않았지만
    아프리카 재밌는 얘기가 섞여있네요 ㅎㅎㅎㅎ 이하 스포글은 이후에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프로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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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2 13:14
    ㅎㅎ 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시고 꼭 더 읽어주세요~ 🤗
  • movin 2022.11.12 13:43
    전반적으로 공감은 갑니다만 고증 지적은 무리수라고 봅니다.
    애초에 실제하는 나라도 아니고 이것 저것의 짬뽕일 수밖에 없죠.
    특정 나라를 중심으로 만든다면 그거야말로 더 이상할테구요.
  • @movin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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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st 카시모프 2022.11.12 13:53

    아니요, 애초에 판타지라고해서 아무렇게나 짬뽕해서 만들면 안됩니다. 특히나 이 영화처럼 '아프리카인의 기상'을 내세운 영화에는요. 와칸다의 설정 자체가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생각하는 흑인민족주의만 강조한 영화라는 점입니다. 분명 아프리카인에게 무례해요.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도 그냥 막 만든게 아닙니다. 말씀하신대로였으면, 아예 코스튬이나 언어와 문자를 전부 새롭게 창조했어야 합니다. 모티브를 따오는게 아니구요.
    애초에 판타지라면 아예 와칸다에 백인이나 아시아인도 살면될까요? 본인들이 편한대로 마구 설정한건 맞고, 그게 미국인의 시각이며 아프리카를 무시한건 분명합니다.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2.11.12 17:22
    근데 그렇게 말하기엔 이 영화는 몰라도 전편은 아프리카에서도 반응이 꽤 좋지 않았나요? 특히 이건 나이지리아에서도 시사회(?)를 열었고 반응도 나름 나쁘진 않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 @BlockBusted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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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2 18:41

    흥행과는 별개로, 비판적인 시각은 1편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쪽에서 비평을 많이 했어요. '이것은 아프리카가 아니다!'라고요. 하지만 일반인은 본인이 속한 문화나 언어가 조금만 등장한다고 해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것이고 또 <블랙 팬서>자체가 아프리카 뽕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기도 했죠. 또한 내용상으로도, 미국 중심의 파괴적인 급진적 인종차별을 강조하는 킬몽거에 대항해 아프리카인으로써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했어요. 여러가지가 단점을 상쇄하고 있었으므로 설정오류에 대해 그려려니하고 볼만했고, 저 역시 굉장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2편에서는 여러 설정오류가 겹치는데다 연출력이 부족해서, 그 단점이 더 도드라져 보이고 이대로 가다간 이 설정을 계속 유지하겠기에 짚고 넘어간 것입니다.

     

    실제 아프리카에서도 비평이 많았는데, 다 가져올 수는 없고 방금 찾은 한가지만 첨부하겠습니다. (구글번역을 했습니다)

     

    (중략)
    카렌: 케냐인으로서 당신을 괴롭혔던 영화의 부분은 무엇이었습니까? 억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래리: 악센트가 도처에 있습니다! 그것은 나에게 거슬리고 짜증났다! 그들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코사어에 억양을 기반으로 하고 싶었지만 그 중 일부는 나이지리아어로 들리고 다른 일부는 더 우간다어로 들렸습니다. 매우 혼란스러웠고 억양을 완성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맙소사, 너무 지저분했습니다! 나는 의상을 정말 좋아했다. 그들은 위대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와칸다는 적어도 영화에서 아프리카 문화의 근사치이며, 의식, 노래와 춤, 통과 의례와 같은 아프리카 문화가 어떨지에 대한 외부인의 버전입니다.
    카렌: 또는 조상 일조차도.
    래리: 아프리카인으로서 나는 "블랙 팬서"에서 정확하게 표현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배경에서 노래가 연주 된 아프리카 아티스트는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 그녀의 이름은 Babes Wodumo이고 그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입니다.
    (후략)

    <래리 마도우: CNN특파원 케냐 기자 - '블랙 팬서': 아프리카 인과 흑인 미국인의 관계가 엉망인 이유>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global-opinions/wp/2018/02/16/black-panther-why-the-relationship-between-africans-and-african-americans-is-so-messed-up/

  • @카시모프님에게 보내는 답글
    BlockBusted 2022.11.13 00:49
    코사어 발음이 별로 안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걸 제외하면 반응 자체는 나름 만족스러웠다고 들었는데요? 그리고 저 기사가 반응 전체를 대변한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고요.
  • @BlockBusted님에게 보내는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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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모프 2022.11.13 12:07

    우선 말씀드리고 싶은건, 아프리카에서 흥행이 안되었다거나 대중의 반응이 싸늘했다는걸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글 내용 중간에도 썼듯이 대부분은 영화의 메시지나 아프리카의 자부심을 살린 설정을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영화 메시지나 재미도 좋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아프리카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국내에도 1000만 넘은 영화라고 다 평가가 좋은 건 아니듯이요. 미국이 그렇게 와칸다를 설정한 것에 긍정적인 시각도 있고, 부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특히 레딧의 한 반응이 모든것을 설명하는 것 같네요. 왜 그런 어색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봤는지 말입니다. 마치 예전 미드 <로스트>에서, 꽈찌쭈 형님의 어색한 한국어 발음과 80년대같은 한국가족문화를 가지고 있음에도 한국인들이 그 드라마를 정말 좋아했는지랑 비슷한거 같아요.  꽈찌쭈형님을 우리는 웃으며 '그럴수도있지'라며 넘길 수 있지만, 제3국에서 그걸보고 '한국인은 저렇구나'라고 이해할걸 생각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죠. 그러기에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조금 더 찾은 다양한 사람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첨부합니다. 검색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레딧이나 쿼라같은데서도요. 블랙팬서가 미국내 흑인 뿐 아니라 아프리카인들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생각으로 더 세심하게 만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글입니다.

     

    -----------------

     

    https://www.reddit.com/r/CharacterRant/comments/s0qan0/as_someone_born_and_raised_in_africa_the_fact/

     

    이부쿤58-
    영화의 첫 번째 실수는 아프리카인을 일반화한 것이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도 비슷하지 않습니다. 나이지리아인과 가나인은 엄청나게 달라서 일본인을 러시아인과 비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들의 악센트는 절대적으로 끔찍했습니다. 그것에 대해 원격으로 진실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들의 정부 시스템도 그다지 의미가 없었습니다. 이제 아프리카 전체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제가 속한 서부 아프리카에서는 지도자를 결정하기 위한 데스 매치가 없었습니다. 젠장, 많은 부족들이 군주제를 시행하지도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들이 웃을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되고 정말로 인종차별주의자로 특징지어질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결국 나는 영화를 즐겼고 여기 나이지리아에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이유는 미디어의 표현이 실제로 우리에게 강한 욕구나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저 포함되어 기뻐하는 순진하고 친절한 아이와 다소 비슷합니다. 결국, 아프리카에 대한 정확한 표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떤 영화, 만화, 비디오 게임, 시리즈 또는 애니메이션에서도 나는 아프리카 사회를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

     

    https://www.reuters.com/lifestyle/black-panther-stars-say-film-changed-perceptions-africa-2022-11-04/

     

    <Black Panther stars say film changed perceptions of Africa - 로이터 통신>

     

    나이지리아의 Joseph Ayo Babalola 대학의 미디어 연구 강사인 Ayodeji Aiyesimoju에게 이 영화는 흑인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으며 아프리카에 대한 고정 관념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그것은 질문에 대한 대화를 열었습니다. 사람들은 진정으로 대륙에 대해 아는 데 관심이 있었습니다."라고 그는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덜 긍정적이었습니다.

     

    나이지리아 영화 산업의 한 일원은 "블랙 팬서"는 아프리카 영화 산업을 지원하기보다 서구인들이 자신들의 이상화 버전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또 다른 아프리카 착취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

     

    https://www.aljazeera.com/opinions/2018/3/13/wakanda-is-not-african-and-thats-ok

    <와칸다는 아프리카가 아니지만, 괜찮다 - 난잘랴 나볼라(작가, 정치분석가)>

     

    단일한 흑인 정체성에 대한 모든 호소에도 불구하고 Black Panther는 여전히 서구 관객을 대상으로 한 서양 영화입니다.

     

    와칸다를 진정한  아프리카 의 대명사로 생각하는 것, 즉 와칸다 의 자본주의적 승리를 모든 아프리카를 위한 일종의 승리로 축하하려는 은밀한 경향이 있다는 생각은 불안합니다.

     

    케냐 아이들이 마치 30년 넘게 영화를 만들지 않은 것처럼 “드디어 우리는 영화 속에서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다”는 말을 빌려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

     

    https://www.movieguide.org/news-articles/wakanda-not-my-africa.html

    <내 아프리카가 아닌 와칸다 - 올루카요데 올루분미(아프리카 컨텐츠 지원회사 설립자)>

     

    정치적, 정신적, 경제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영화에서 내가 보기에 다소 촌스럽고 솔직히 무례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뮤지컬입니다. 질감, 색상 및 컨텍스트를 고려하면 음악보다 더 서구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것은 없습니다. 서부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정의의 영화에 대해 힙합을 프로젝션하는 예산과 영향력은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물론 흑인 서구인들은 음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힙합이 아닌 음악은 아프리카처럼 들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음의 불협화음에 불과했습니다.


    --------------------

    https://africasacountry.com/2018/02/africa-is-a-country-in-wakanda

    <Black Panther의 문화 생활은 왜 그렇게 파생적입니까?>


    아이네히 에도로 - 위스콘신 대학 교수
    박티 슈링가르퓨어 - 코네티컷 대학교 부교수

     

    적절하고, 잘못 표현되고, 소외된 문화가 화면에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보면 일종의 행복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그것은 또한 몇 가지 질문을 제기합니다. Wakanda가 현기증 나는 일련의 기술 도구를 성공적으로 발명하고 맹렬한 민족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고립되고 숨겨진 나라라면 왜 그들은 그들 고유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했을까요? 모든 차림새에도 불구하고 Wakanda를 아프리카로 착각하는 것이 왜 그렇게 쉬운가?

     

    왜 와칸단의 문화 생활에는 고유의 특별한 브랜드의 인공물, 패션, 언어가 결여되어 있습니까? Wakanda에서는 Wakanda가 대륙의 나머지 지역과 행성으로부터 수세기 동안 고립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으로, 문화적으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민족 미학적, 의복 요소에 대한 매우 상세하고 사실적인 표현이 공존합니다.

     

    (중략)

     

    전형적인 인류학적 상상의 더 많은 증거는 폭포 위에서 벌거벗은 몸의 결투, 표범의 피를 마시는 긴 전통 의식, 절구와 막으로 생명을 주는 묘약 만들기, 의무적인 아카시아 나무 아래에서 조상과의 만남입니다. , 그리고 비브라늄의 이상한 허브 성질. 오 예, 빛나는 고동치는 보라색 비브라늄은 정말 이국적인 아프리카 꽃에서 짜낸 것입니다. 와칸다에 자치적으로 존재하며 부유한 Jabari 부족은 고릴라의 후손으로 짖는 소리를 외침으로 사용하고 꼬기와 나뭇가지로 궁전을 장식합니다.

     

     SF와 판타지의 본질은 가장 급진적인 의미의 발명입니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재창조된 친숙한 도상을 보는 데서 오는 뚜렷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소설에는 어떤 장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완전히 재창조된 그 장소와 교차하는 경계 지점이 있습니다. 미래주의의 힘은 바로 이 문턱에서 나오며, 와칸다와 아프리카를 구분하는 것은 바로 이 문턱입니다. 와칸다가 유토피아적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영화가 하는 것처럼 아프리카와 일치하도록 허용할 수 없습니다. 이는 와칸다가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기존의 문화적 유물과 관습의 총체일 뿐임을 시사합니다. 진정한 유토피아적 미학은 와칸다를 아프리카로 착각하지 말라고 상기시켜줍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곳. 비록 우리가 와칸다에서 아프리카를 보지만, 그것은 우리가 아프리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정지시킬 정도로 완전히 재창조된 아프리카여야 합니다.

    -----------------------------
     

  • 베리티 2022.11.12 14:19
    애초에 와칸다는 전세계의 흑인들을 대변하는 이상적인 고향이라기보단, '뿌리'에 대한 기억이 단절돼버린 '미국의 흑인들'이 상상하고 그리워하는 아프리카의 모습이죠. 일종의 환상향 설정이라 더더욱 만화, 히어로 배경에 걸맞는 장소인 것 같네요. (한국인에 비유하면 환단고기 같은 느낌..)
  • @베리티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2 14:31
    미국에 사는 흑인들에겐 좋겠죠. 그러기에 아프리카인들에게 무례했고, 그들만을 위한 이야기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보는 우리는 미국인이 아닌데, 미국 흑인의 시각으로 아프리카를, 세상을 보게되는거죠. 이런 비판점을 생각하지않고보면 '그들의 환상향이네~'라는 정도도 생각하지못하니까 저도 재미있게보고도 불편하지만 언급해봤습니다.
  • profile
    돌비보이 2022.11.12 14:47
    영화를 본 저의 애매모호한 생각들이 글로 잘 정리가 되어 있어 잘 읽었습니다
    재미가 없지 않은데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가 딱 제 느낌이었네요
  • @돌비보이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2 15:00
    오히려 재미가 없지 않아서 더 날을 세워 비판한 점도 있습니다. 바판적으로 봐야할 부분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지점인데 재미있다고 넘어가게될까봐요 ㅠ
    저도 영화는 며칠전에보고, 개운치않아 답답한 마음에 정리하느라 시간을 좀 많이 썼네요 ㅠ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HardDeck 2022.11.12 18:37
    정말 잘 읽었고 공감이 많이 갑니다.
    특히 타 문화에 대해 여전히 무례하다고 하신 부분이 공감이 많이 가는데, 미국이 동아시아 3국에 서로 잘 지내라고 하는거나 마찬가지라는 비유가 아주 좋네요.
  • @HardDeck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2 18:45
    BTS덕분에 한국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지만, 여전히 한국을 제대로 그리는 헐리우드 영화가 많이 없는 걸 보면 미국은 정말 자국 외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가 북미에서 크게 흥행하고 있다하니 미국 흑인들 역시도 그런점이 보여서 많이 아쉽죠.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로빈후디 2022.11.12 22:13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보며 재미를 떠나서 찜찜해한 부분에 꽤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 @로빈후디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2 22:15
    ㅎㅎ 공감해주시고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rofile
    Cayde666 2022.11.13 01:39
    글재주가 없어 막연히 가슴속에만 담아둔 제 속마음을 그대로 보여주신 느낌
    잘 읽었습니다
  • @Cayde666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3 12:08
    정리가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망구스 2022.11.14 10:42
    영화가 전반적으로 디테일 등 여러 문제가 있더라고요. ㅎㅎ 하지만 영화를 재미없게 보면 손해란 생각이 있다 보니 그냥 기분 좋게 보려고 노력한 영화입니다.

    개봉일에 스크린엑스관에서 관람을 했는데 전체적으로 화면이 너무 어두워서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좋았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해서 쭉 보니까 괜찮더라고요. 특히 크레딧 올라갈 때 음악은 압도적이더군요. 크레딧 첨에 나오는 현악기 선율의 음악 제목이 궁금한데 아직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이 리뷰를 보고 나니 음악 역시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문제가 있다고 볼 소지가 있었나 보네요. ;; 하지만 감동은 그대로니까 그건 그건가보다 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제 마블 영화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리진 않을 것 같아요. ㅎㅎ... ...

    이터널스 첨 극장에서 보고 나왔을 때의 기분이랑 비슷해서. 당시 마블리 분량이 많을 줄 알고 기대했다가 무척 실망했던 기분이랑 비슷.

    여러모로 생각할 관점을 주신 꼼꼼한 리뷰 감사합니다!
  • @망구스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4 17:04
    제가 아프리카 음악과 문화를 굉장히 오래 전부터 좋아하고 소비하고 공부했던지라, 좀 남다른 애정이 있어서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디즈니가 PC함을 돈으로 이용한다는 느낌도 강하게 다가왔구요. 사실 전 아예 손절할까 생각중입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라이트현 2022.11.15 00:15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 미처 몰랐던 관점을 많이 알게 되네요
  • @라이트현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카시모프 2022.11.15 01:33
    다른 관점으로도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지요 ㅎㅎ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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