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1 (우주공학도 딸의 시점) feat. <천문>과 세종대왕의 꿈

https://muko.kr/column/6742537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2 (동티와 역사의 파동) feat. 불과 쇠의 <엘리멘탈>

https://muko.kr/column/6782897

 

 

6. 후손에게 들려주는 역사 교육

 

각종 전쟁을 겪으며 상흔이 가득한 우리나라는 과거사로 인해 곪거나 썩지않게 혹은 진이 빠지거나 더는 두려워하지 않게끔 실체를 드러내고 털어내 잘 태워준(보내준) 다음, 앞으로는 보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변화/적응하며 시계방향으로 돌리는 과정이 필요할 듯 합니다. 엄청나게 복잡한 세계정세의 네트워크 가운데 정학으로 너무나 중요한 위치에 자리잡은 나라니까요. (아오~ 단군할배요~!)

우리나라가 뿌리깊은 나무가 되기 위해선 고려해야할 게 너무나도 많은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 전편의 메타포들을 오행의 측면에서 요약해보자면...

 

<계절/시간별 오행의 파동(木기준 12운성)>

 

나무(木): 한국/윤봉길은 아이, 땔감, 소나무(), 호랑이()와도 연결되며 아침에 일어나게 되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지켜내야할 청춘()들이란 생각이 들었고...

 

불(火): 일본/이화림은 자본주의, 전쟁, 태양(), 에너지(E)와 연결되어 한바탕 춤사위와 함께 뱀(), 말피()의 타오르는 이미지로 상징화된 듯 했습니다. 을 밝히면서 일본인과 소통을 잘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만 제대로 가진다면야...

 

토(土): 중국/김상덕은 ()심줄 같은 고집의 꼰대같은 성격이었지만 축시에 이 땅의 모든 걸 중화시키도록 변화하더군요. 이제 현역에서 물러나 중앙무대를 내줘야할 신세처럼 보인다만 아직 할일이 남았을지도...

 

•금(金): 미국/박지용의 칼(), 기술, 돈(), 는 오랜기간 이 땅에 박혀있었으나 동()이 트면 닭(酉,西洋)과 함께 묘지/수면실/보물창고로 들어갑니다. 거대한 체구의 생각보다 아름다웠던(도깨비와 북방의 붉은여우()가 이 땅을 헤집는 가운데, 언젠가 독일/지관 딸의 사위네처럼 재결합할 날이 과연 올 수 있을런지...

 

물(水): 북한/고영근은 사회주의, 조상의 혼과 , 침잠, 수면, 수평화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자꾸 타짜처럼 밑장을 빼서 를 나눠가지려 하지만, 자칫 삽질 잘못하면 씨일가/돼지()처럼 동티맞기 십상이라는...

 

참고로 동티는 '움직인다'는 뜻인 동토(動土)의 발음이 민속화된건데요. 중앙을 차지하려는 성격인 ()의 그래프는 대게 () 위에 얹어져 흐르지만, 지하(-)로 파묻히기 싫을 땐 () 위에 얹어진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즉 동티란? ()이 그래프를 갈아타려고 움직여서 변화하는 걸 뜻한다고도 볼 수도 있겠네요. 아무래도 이때 나무()나 금속()은 어리둥절?할 수 밖에...
(다만 동티는 본래 음양오행설이 아닌 민속신앙에서 유래한 개념이며 12운성 그래프 또한 불교의 윤회사상과 결합한 것입니다. )

 

 

<나무(木) 기준 오행표>

 

한편, 나무(木) 기준에서 물(水)이란? 자신을 생(生)하게 해주는 인성(印星)이라고 합니다. 정체성을 뒷받쳐주는 어머니와 조상, 학문, 도장, 자격증, 부동산 같은 걸 의미하지요. 그러나 영화 초반부 과거에 매몰된 조상의 죽은 혼()으로 인해 후손인 어린 아이()가 피해를 입었듯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조상들의 옛 과거를 잘 파내서 어떻게든? 보내드리는 게 필요할 지도요. 이 때 음양오행설에서는 이 때 상생()뿐 아니라 상극() 또한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여깁니다. 그리고 <파묘>의 과정처럼 잠시 (과거)로 잡아당겼다가(인성/배움/교육) 놓아줬을  오히려 피융~! 하고 (미래)으로 더 잘 튀어나갈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치 풀백(시계태엽) 기능이 달린 자동차 장난감이 운동/運動/Motion하는 것처럼요. :)

 

참고로 음양오행(+/- 5行)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바로 '시간에 따라 운동하고 변화'하는 것입니다. 공학과 고전역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 또한 /Force에 관한 뉴턴의 운동법칙인 ①관성, ②가속도, 그리고 ③작용/반작용(+/-)의 원리이구요. 특히 ②는 시간을 다루는 최초의 미분방정식이라는...

 

<오행의 순환과 계절>

 

★ 한줄평 

뜨거운 태양/전쟁(여름)의 열매/수탈(가을)을 겪은 다음, 얼어붙은 냉전/피(겨울)의 시기를 지나...

근대화/경제개발의 과거흔적 가운데 더이상 이 땅에 어울리지 않는 씨앗을 정리하고 다독인 뒤, 

앞으로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세대/새싹들(봄)이 파묘/교육 과정을 통해 잘 변화하며 확장해나가길 기대하는 영화.

 

<시간, 공간, 그리고 인간사회의 합/충돌의 네트워크>

 

 

7. 어쩌면 진짜 하고픈 이야기 : 은어(grace)와 참회(repentance)

 

한편, 저는 이 영화의 주인공이 혹시 화림과 우주공학자인 지관의 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본과 소통을 잘하며 을 밝히지만 무속 기술을 가진 화림은 한 부유한 친일파 재미교포를 만나며 이 모든 사단에 불씨를 일으켰는데요. 초반에 엄청난 에너지로 돼지를 잡으며 한바탕 대살굿 즉 칼춤을 펼친 다음에, 다같이 힘을 합쳐 결국 아기를 구해냈습니다. 막판엔 딱히 하는것 없이 당산나무 아래에서 조상신한테 빌며 그저 말피를 제공하고 은어를 바쳐서 시간을 끄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결국 이 의 두 들 도움으로 봉길이를 무사히 구해낸 다음, 이 사단을 겪고나고서도 꾸역꾸역 잘먹는 모습을 보니까 화림이 얘도 애긴 애구나~! 싶기도...

 

 

다음으로 화면에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은 우주공학자이 주인공인 이유는 (저랑 비슷해보여서가 아니라...ㅋ) 융통성 없는 고집불통 지관 김상덕이 후손들을 위해 이 일을 끝까지 해내도록 변化하게 만든 원동이자,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가고픈, 즉 의 의지를 이어가도록 만들어준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일인과 결혼하면서 묘벤져스 4인방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다같이 기념사진을 찍는 (field)을 마련해주었구요. (물리학+성리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시공간의 위치에 방점/모멘텀을 찍어줌! ㅋ)

독일은 전범국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과 비슷하고, 분단국이었다는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와 매우 비슷한데요. 왠지 독일의 역사 인식/교육은 일본과 크게 다른 듯 합니다. 그나저나 과연 우리도 결혼할 수 있을런지... 시간이 한~참 지나서 처녀/총각이 될수록 결혼하기 그리 쉽지 않을텐데 말입니다. 하물며 거의 80세에 가까워진 노인이라면;;

 

 

한편, 이 영화는 부유한 친일파 후손 아기를 안고 가듯이 이 땅의 모든 어린 민초들을 지켜주고픈 시각이 들어있는 듯 했습니다. 봉길이가 오니에게 칼맞는 장면을 보며 과거에 일어났던 여러 사건들이 떠오르더라구요. (2002년의 어린 두 소녀와 생때같은 군인청년들... 그리고 오니에게 꽂힌 金/칼을 전쟁뿐 아니라 자본/돈으로 확대해석 해보자면 14과 10  이맘때쯤의 수많은 아이들이 떠오르는...) 솔직히 후반부의 병실씬은 <검은 사제들> 재탕 같아서 딱히 좋아하진 않았으나, 봉길이가 어떻게든 잠에서 깨어나길 응원하는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다는 점에서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한참 뒤에야 납득이 갔습니다. 그래서 3.26.을 지나 4.16.을 앞둔 그 사이 어디쯤엔가 생각이 많아진 어느날, () 만원지폐 뒷면에 있는... 그리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우리 조상님의 과학기술 이야기로 이 리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나무(甲木) 가지를 들고 혼령/오니에게 맞서는 등 온갖 위험한 일에 앞장선 젊은 청년 윤봉길>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도깨비를 과하게 등장시켰는지, 관람하던 순간에는 심정적으로 공감이 안됐으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머리로는 납득한 기묘한 영화였습니다. 비록 극쫄보라 두번은 못볼거 같지만요. 나름 /환경공학과 음양오행/풍수지리라는 제 관심사와도 맞닿아있는 이 작품의 후반부가 당췌 왜 이 모양인건지 이해가 안돼서 한번 보다가...또르르 ㅜㅜ 얼핏 T 같아 보이겠지만 대게는 엄청난 F 기질이라, 불호거나 이해가 안될 때 반작용으로 억눌린 T가 튀어나와서 동티를 맞는 편입니다. 평소엔 호기심과 공감능력이 과다해 세상 망아지처럼 날뛰는 오지랖Fㅓ이나, 시간/Time에 쫒기거나 일/Work에 휩싸여 stress를 받으면 저돌적으로 돌변해 완전 T발X이 되거든요. 

이 망할 놈의 도깨비이나 나와랏~ 뚝딱~!!

 

<제가 동티맞은 이유 : 세종대왕님의 꿈인 후손들의 천문도와 혼천시계가 담겨있는 金/만원>

 

실은 지관 김상덕의 딸이 우주공학자란 게 순간 귀를 확~ 잡아끈 소소한 웃음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ㅎㅎ

아버지는 동양 철학에 의거해 을 다루는 지관인데, 딸내미는 서양 공학에 의거해 하늘을 다루는 우주공학자라닛?!!! 둘 다 큰 틀 안에서는 천체물리학의 범주에 있으니 어쩌면 지관의 딸이 아버지/세종대왕님의 을 이어간 거라봐도 되지않을까 싶더라구요. 최민식배우님 때문인건지 제가 좋아했던 낭만적인? 영화 <천문>이 자꾸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 묘하게 영화 <엘리멘탈>에서 아빠 버니가 엠버에게 내 은 가업을 잇는게 아니라 바로 란다~! 고 말했던 장면이 떠오르기도...

 

<우리(민초)만의 공간에 어울리는 시간을 가져보자꾸나~♡>

 

모태신앙이라던 집안의 영향 때문인건지 감독님은 개신교 집사님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갇혀있기 보다는 자꾸 다른 종교들에 호기심을 가지시는 것 같던데... 왠지 큰 틀 안에서는 여전히 믿음과 의심/과 죄책감/과 역설 깨우침/그리고 용서와 화합이라는 범주에서 노시는 것과 닮아보이기도 했습니다.

저 또한 집사·권사님들+신부님이 득실?거리는 개신교+천주교 집안에서 자라났기에 제사라고는 구경도 못해봤었으나,(유일하게 맨눈으로 구경해본 제사가 문묘제례와 종묘제례입니다. 큭)

서양철학과 기술을 숭상하는 분위기가 갑갑해 동양/공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렸기 때문인지 묘한 동질감도 느껴졌습니다. :)

(다만, 전 귀문이 열려있다길래 쫄아서 무속인 근처는 못가보고 공포물도 잘못본다는...ㅋ)

 

<뭣도 모르고 재미나고 낭만 있어뵈서 세종대왕님 따라 ★구멍 뚫어보는 장영실>

 

그리고 제가 이 모양 이 꼴이 된건 다~ 어린시절 공대생들한테 똘끼 가득한 과제들을 내준 도깨비같은 교수님들 탓!입니다. ㅠㅠ 당시 건축공학 분야는 다른 공학분야들에 비해 유난히 한자어가 많은 일본식 서양자료를 번역해온 전공책이 많았는데요. 특히 물리량을 다루는 건축구조•역학/Statics 전공책에 한자가 가득하니 읽을 수가 없어 토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일본뿐 아니라 미국/독일/영국 등에서 유학하신 분들도 오히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육이 뭘까?를 고민하셨던 듯 합니다. 왠지 인생 살면서 수행해나간 미션 Possible들이 제 정체성을 형성하는 듯한...

 

(이를테면 정도전의 경국대전과 다산의 목민심서 공전(工典)편을 도시계획 측면에서 비교분석해오라던가, 도성과 수원화성 계획을 이념적 측면에서 비교하라던가, 경복궁 배치의 성리학적 사상과 한중일 궁궐 배치를 비교하라던가, 구)미국 공사관부터 러시아 공사관(탑), 덕수궁의 각종 전각들과 독립문처럼 우리나라 곳곳에 남겨진 근대건축의 흥망성쇠를 정리해오라던가, 일제강점기의 도시개발사나 일본식 서양건축물을 정리해오라던가, 정동에 있는 영국 성공회성당처럼 아름다운 각종 동서양 짬뽕식 건축물의 가치를 해석하라던가,  동서양의 신화 속 자연관을 비교하라는 등...ㅜㅜ) 

 

세상에 일본어는 커녕 한자도 잘 못읽는, 오히려 한글영어가 더 익숙한 세대의 한낱 미천한 공노비/Slave와도 같은 공돌/공순이들한테 대체 이 무슨 힘겨운 요구를?!!! 꾸엑!!!!

 

<에~?! 은혜와 참회요?!! 나니 나니? 대체 뭘 요구하는 거지?>

 

지난 1세기 동안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다소 노예적인? 발상에 따르면...) 일본/미국이 한국의 근대화와 경제 개발에 도움을 준 게 99%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요즘 젊은 것들은 말야~"하면서 저 또한 그 혜택을 누리는 세대라 말할 수도 있구요. 그러나 과연 그 안에 좋은 것만 있었을지... 그냥 묻고 지나간 험한 것들은 없었을지 김상덕의 대사는 그 1%를 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사였습니다. 만약 근대화/경제개발을 주도적으로 끌고가는걸 보면서 그저 멋진 것 같다고 충성의 경례를 외친다면 어쩌면 박지용의 일가처럼 이 안나오는 노예가 된 것일지도요. 

 

그나저나 묘하게 (혜)와 (회)가 제 귀에 다르게 들리면서 다른 글자랑 유난히 닮아보이는 건 세종대왕님이 발음의 원리대로 우리말을 쓸 수 있게 만들어주신 덕분일까요? 아니면 제가 점점 나이 들어가며 가는 귀가 먹어가기 때문일까요?

솔직히 날로 먹다가 체할 것 같은 은어/grace보다도 왠지 참외/repentance가 땡기는 저는 토종 입맛의 한국인이긴 한가봅니다.

 

게다가 나  화림이가 먼저 엎드려서 절을 해야하는 상황인지 잘 이해가 안가더라는...... 일본과 소통할 수 있는 여성인만큼 더욱 치욕스런 일을 당할 수 있겠다는 trauma가 자리잡고 있던 것일까요? 전 저 때 화림이가 겁탈당할까봐 그게 가장 공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영화 <가여운 것들>은 씐나게 잘만 보던 제가 오히려 자칫 끝까지 못볼 수도 있겠다 싶었던... 그리고 압도적인 체격과 힘 차이 앞에서 무기力한 화림이를 보면서 문득 9분 밖에 안남으셨다는, 한때는 어린 소녀였을 그분들이 떠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격한 운동/運動을 좋아하기에 20대 청년들과 함께 같은 공간/空間/Space 안에서 중앙/中央을 사수해야만 쉽게 /敗하지 않는 스쿼시/Game의 총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와 타격감/Hit을 즐기고 있지만, 남자아이들에게 물리적인 힘/Power에서 딸린다는 걸 점점 /體感하는 편입니다. 아마 제게는 이걸 누릴 수 있는 은혜로운 시간/時間/Time이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아요.)

 

Hey~! 아노...... 

이건 오병이어/everything의 기적/amazing grace과도 같은 /./fish를 마이 묵었다고 허기/nothing가 가실 문제가 아니라구!

아마 도깨비는 지금 배가 고픈게 아닐텐데...

그저 오랜기간 억눌려온 生/Life의 시간/time들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마치 에 사무치는 회한/cycle으로 허무/해서 그러신 걸텐데...

다 돌아가시기 전에 걍 /true./를 좀 달라구!

자꾸 시간만 끌지 말고, 작게나마 그걸로 위안/comfort을 삼으셔야할 거 아냐...

 

<인간적으로 진짜 참회/repentance는 드리자! 쫌...>

 

 

<추천 영화 : '땅에 쓰는 시'>

끝으로 죽은이들의 땅, 음(-)택의 이야기인 <파묘> 이후에 볼만한 후속편으로 살아있는 이들의 땅, 즉 한국의 양(+)택을 다루는 이에 관한 영화를 추천해봅니다. (어찌보면 5만원권 지폐의 인물과 연관이...)

현재 개봉중인 <땅에 쓰는 시>라는 다큐멘터리인데요. 국내 1세대 조경가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국토개발기술사인 정영선 조경가(83)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앞으로 뛰어오는 어린 아이와 뒤로 걸어가는 노인(정영선 조경가)>

 

참고로 이분은 80년대 아시아선수촌, 아시안게임 기념공원, 예술의 전당, 대전 '93 엑스포, 한국종합무역센터(현 코엑스) 등 현대사에 남을 굵직굵직한 작품의 조경설계를 필두로 선유도공원과 여의도샛강생태공원호암미술관 희원경춘선숲길서울식물원탑골공원(2001 ver.), 광화문광장(2007 ver.)과 같은 한국의 랜드마크를 만드신 분입니다. 또한 오설록 티뮤지엄, 북촌 설화수의 집,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성수 DIOR 처럼 최근에도 핫플레이스인 정원을 계속 설계하고 계시지요. (아마 저같은 영화 덕후들에게 익숙할 용산IMAX관 근처 아모레 퍼시픽 신사옥과 파주 명필름 사옥의 정원을 설계하시기도...)

 

※출처 : 조경설계 서안(주) (www.satla.co.kr)

 

그리고 작년에 한국인 최초로 조경계의 최고 영예상이라 불리는 세계조경가협회(IFLA)의 '제프리 젤리코' 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위 홈피에서 그간에 만들어오신 작품의 역사들을 보심 끄덕끄덕 하실듯한... :)

"한국의 산천은 神이 내린 정원" 이라고 생각하시는 정영선 조경가님은 언제나 우리 땅을 깊이 관찰하며 시인에 가까운 작업활동을 이어나가는 분이시기에 많은 후배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계시지요. (※ 청록파 시인 박목월 선생님이 대단히 아끼는 친구딸이었다던데, 그 분의 영향을 꽤 많이 받으신 듯 했습니다. 한편 박 시인의 부친은 일제강점기 土지조사국의 측량과 기수였고, 아들인 그는 나중에 金융조합 이사를 지냈습니다. 조선어말살정책 속에서 몰래 우리말과 문화, 자연에 대한 향토를 썼으나, 전쟁을 위한 수탈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던 만큼 그의 직업과 현실도피적인 서정적인 시풍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었구요. 그러나 왠지 <파묘>를 보고나니 이분들의 발자취와 그 가치/Value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더라는...)

 

<계절마다 색이 바뀌는 나무들과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뀌는 마음들>

 

여튼 이 작품은 마치 자연다큐처럼 느릿~한 호흡으로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운 한국의 각종 풍경(+새소리와 웃음소리)들과 정영선 조경가님의 일상, 철학이 담겨있었습니다. 특히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국악 동요가 개인적으로 매우 흐믓~하게 을 울리더라구요. (보실 분들의 감흥을 위해 가려놓아요. / 드래그하면 도깨비처럼 형체가 드러남!)

"에 피어도 이고~ 여름에 피어도 이고~ 몰래 피어도 이고~ 모두 다 이야~"

 

<도시개발을 위한 인프라 시설로서의 시간/흔적들을 고스란히 이어간 선유도 공원>

 

+더불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9/22까지 '정영선 : 이 에 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 란 작품전시가 진행되고 있기에 함께 소개해봅니다. 이 전시를 위해 미술관 안에 한국의 자생식물을 테마로 한 정원과 인왕산을 바라보며 비움의 미학을 느낄수 있는 전통정원(종친부마당) 2개소를 직접 만드셨다고... (정원은 아마 3년의 시간동안 유지될 예정입니다.)

입장료는 퇴계이황선생님 2분(혹은 두루미 4마리나 이순신장군님 20분)이지만, 대학생 혹은 만 24세 이하와 만 65세 이상은 무료/Free랍니다. /요일 밤 시(pm.6-9)쯤에 열려있을/open 경우에도 무료/Free. :)

 

<당신이 아직 어리다면 혹은 나이가 드셨다면 그저 몸만 이끌고 가셔도 될 겁니다.>

출처: 본인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nashira/45


profile Nashira

밀리터리, 역사장르와 아드레날린+광활한 풍경+저음 사운드를 사랑하며,

건축+도시, 음악영화에 관한 글을 쓰곤합니다. 

https://brunch.co.kr/@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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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캡틴스노우볼 2024.04.24 14:31
    파묘 칼럼 3화까지 잘 읽고갑니다. 은혜와 참회로 해석하신건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재밌네요. 파면 팔수록 또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영화라서 보고나서 다른 사람들과 감상을 이야기하는게 참 즐거웠습니다. 계속 회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좋은 영화예요. 동서양 철학을 아우르는 무코님 멋지십니다. 앞으로의 글들도 기대하겠습니다^^
  • @캡틴스노우볼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Nashira 2024.04.24 15:48

    전 쫄보라 호러장르를 극장에서 못보는 편인데요.
    (환하게 불켜놓은 채 소리 줄여둔 뒤 계속 끊어가며 누구 붙잡고 봐야함ㅋ)
    전화씬 다음으로 저 순간이 가장 공포스럽기도 했고, 무엇보다 은어는 언제 저렇게 많이 준비했는지, 차뫼는 왜 안주는지 이해가 잘 안됐거든요.
    일본역사를 잘 모르기도 하고 기독교문화에 더 익숙해서 5병2어가 바로 떠오른 것일지도요.
    (게다가 은어를 날로 먹던게 보기 좀 역해서 자꾸 참외가 땡긴다는 생각을...)
    실은 가여운 것들에 남겨주신 댓글이 제가 동티맞는 이 사단에 불씨를 일으키셨답니다. ㅋ
    (저도 우주공학자 설정에 빵 터졌던 터라...)

  • 나멜 2024.04.30 08:40
    어려워 조금 스킵은 했지만 잼나네요^^
    소개해주신 다큐무비 봐야겠어요
  • @나멜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Nashira 2024.04.30 12:41
    오~ 감사합니디~~ 전 다큐무비 보고나서 지인과 바로 봄나들이 약속을 잡게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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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 선착순 이벤트 불판 [2] update 아맞다 16:00 2436
<키메라> 이탈리아의 정치역사 풍자극 (한국 <파묘>와의 상징 비교/스포) [8] update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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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2 1298
<파묘> 어쩌면 진짜 하고픈 이야기? (은어와 참회, 아이들과 <땅에 쓰는 시>/스포) [4] update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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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2821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2 (동티와 역사의 파동, 불과 쇠의 <엘리멘탈>/스포) [2]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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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799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1 (우주공학도 지관 딸의 시점과 <천문>/스포) [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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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5 4334
<삼체> 벌레의 차원을 넘어서라 [1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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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1 10840
<듄: part2> 액션은 어디로 갔는가? [43]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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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4 157859
[가여운 것들] 이름들의 어원과 나의 창조자인 부모(스포) [2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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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2 155743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스포 후기 [1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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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8 17023
<듄: 파트 2> 리뷰 - 모래 위에 피로 쓴 신화 (스포일러) [2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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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15375
<파묘> 무엇을 그리 서둘러 덮으려 하시었소 [38]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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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11435
<추락의 해부> 몰락한 것들에 대한 재판 [18]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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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0 6988
<도그맨> 흑화한 강형욱 [2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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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1 17900
<외계+인 2부> 의외로 세심한 캐릭터의 액션 [1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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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3 19346
<괴물>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1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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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30501
<플라워 킬링 문> 살인의 일상화 [1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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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116939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새엄마는 엄마가 아니잖아 [73]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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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7 126378
<화란> 어둠이 어둠을 건져 올릴 때 [1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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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3 4497
[오펜하이머] (5) ost 음악의 무게감과 이산성vs연속성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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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2194
<크리에이터> 걸작이 되기엔 불쾌한 골짜기 [37]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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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7 7442
<거미집> 창작이란 무엇인가 [1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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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5 4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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