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파묘> 영화 속 음양오행 해석-1 (우주공학도 딸의 시점) feat. 영화 <천문>, 세종대왕의 꿈

https://muko.kr/column/6742537

 

 

3. 파묘 과정에서 동티가 난 이유

 

호랑이의 척추에 해당하는 백두대간 산자락에 세로로 박힌 관과 쇠말뚝의 경우, 갑(甲)경(庚)충 혹은 인(寅)신(申)충이라 하여 원숭이(여우)가 범을 제압/이용하기 위해 , 즉 인 우리나라를 도끼로 찍어내 재건에 쓸만한 땔감으로 만들려했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영근이 말했듯 쇠말뚝을 이용한 이러한 주술적인 백두대간의 풍수침략설은 99% 허구로 드러났습니다. 솔직히 김상덕의 멘트가 꽤 둔탁해서 덜커덕거리긴 했으나, 그가 이야기한 1%의 가능성이란? 일제강점기 근대 과정 안에 수탈의 목적이 내포되어 있듯, 쇠말뚝을 박아둔 토지측량 또한 이 땅의  의 목적과 관련이 아예 없는건 아니지 않나?란 뜻으로 받아들여지더군요.

게다가 일본의 여우같은 음양사가 끌고 들어와 우리땅에 쇠말뚝처럼 박아넣어 허리를 끊은 거구의 금속이란? 규모로 봤을 때 전 왠지 일본을 뜻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그 측량지점이 38도선 부근이라면요. 위치상 2차대전 후 그 여파인 냉전으로 인한 남북 분단이 떠올랐거든요. 

 

+천간합충3.jpg

<갑경충, 인신충 : 나무/호랑이가 쪼개짐>

 

참고로 누레온나로 대변되는 불의 기운을 가진 뱀(巳)이란? 닭()과 소(丑)의 기운으로 그물을 짜서(사유축 삼합국), 시계방향으로 그 다음단계인 가을의 결실()을 따려는 용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아님 이순신장군님이 박힌 그 100원짜리 동전처럼 혹시 얻어걸린걸지도요? ㅎㅎ)

감독님이 음양오행설을 어디까지 활용하신건지는 모르겠으나 뱀이 나왔다는 건 (전쟁)+금속(칼)+(땅)의 결합으로 서쪽의 기운(칼,열매,富)을 차지하려는 3자간의 사회합을 상징한 듯 했습니다. 나중에 축(土)시라는 설정과 대속물로 닭(金)이 나온걸 보니, 한반도 땅 안에서 벌어진 서방세계/유럽을 향한 일본-미국/소련-중국의 협상이 연상되었거든요. 참고로 저는 여우같은 음양사일본을 의미하지만, 에서 자꾸 기웃거리던 동물은 왠지 북방의 붉은여우처럼 생긴게 소련/러시아를 의미하는게 아닐까 싶더라는... 

 

+지지합충4_삼합1.jpg

<지지의 방위합(공간합)과 3합(사회합)의 작용>

 

뱀과 말, 뜨거운 여름과 태양() 모두 부글부글 끓는 전쟁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습니다.

화련진금(火練眞金)이라 하여 광합성/전쟁으로 인해 열매/금보석이 맺힐 때 밸런스가 맞으면 적절한 근대화/경제 발전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으나, 

화열금융(火烈金熔)이라 하여 전쟁의 열기가 과도하면 오히려 밸런스가 붕괴되면서 결실/부유함이 녹아버리고 땅이 피폐하게 됩니다.

 

 

무속쪽은 문외한이지만 무당이 하는 행위 안에 들어있는 오행의 속성을 살펴보면,  

한여름의 뜨거운 전쟁, 즉 태양()처럼 마구 뛰어오르는 남쪽 말(午)의 기운(자본주의)을 눌러놓기 위해 겨울처럼 차가운 침잠과 수평화(공산주의)의 기운이 있는 북쪽 돼지(亥)로 밸런스를 맞추려는 것일텐데요. 본래는 ()을 매개로 여름()에서 가을()을 거쳐 겨울()로 보다 안정적으로 흘러갔어야 하지만(민주·사회), 인간의 탈(이념?)을 쓴 괴상망측한 ()이 또아리 틀고 있던걸 잘 모르고 건드리면서 반대편에 돼지()를 상징하는 인부/노동자에게 동티(動)가 난 상황에 이르게 되더군요.(충)

실제 역사에서 돼지가 누구?를 상징하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저는 상당히 재치있는 비유라 여긴 포인트이기도...

 

 

여튼, 이 땅에 남은 전쟁의 흔적을 두고 마치 냉전처럼 과  양쪽이 서로 대판 충돌하며 음양의 에너지가 뒤집히고 또다시 혼란하게 전쟁이 일어나는 형국입니다. (,오,자,해는 음양의 기운이 복합되어있어 본질과 쓰임의 +,- 가 각각 다릅니다)

巳火(日)-酉金(美)/申金(蘇)-土(中)의 힘겨루기로 인해 쪼개진 호랑이, 즉 寅木(韓)과 동티맞은 돼지 亥水(北)

 

+지지합충4_삼합3.jpg

<삼합+인신충으로 인한 쪼개짐과 사해충(동티)> 

 

 

4. 상생 상극의 밸런스, 불타는 칼을 부수는 피묻은 나무

 

종종 상생과 상극의 화살표 방향이 고정된 것으로 알고 계시지만 밸런스가 깨지면 오히려 역행하면서 반대쪽이 다치는 반작용이 발생합니다. 마치 과거 조상의 잠든 ()이 미래의 살아있는 자손()을 돕는 상생, 즉 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에게 해를 끼치는 것처럼요. 이는 수다목부(水多木浮)라 해서 물이 과하면 나무/새싹이 쑥쑥 자라긴 커녕 둥둥 떠내려간다고 표현합니다.

 

특히 정상적인 상극작용이 안되는 걸 상호모순, 즉 상모(相侮)라고합니다. 막판에 곡괭이()가 도깨비의 칼()을 이기는 것 또한 이란 상극의 반작용입니다. 이는 목다금결(木多金缺)이라 해서 나무가 튼튼하면 오히려 도끼날이 깨진다고 표현합니다. 앞서 뱀()을 죽였다가 돼지띠() 인부가 동티난 것처럼 는 특히 동티나기가 쉽구요. (자나깨나 불조심! 뒷통수 조심!)

 

 

이처럼 상생, 상극은 한쪽이 과다(過多)하거나 불급(不及)해서 밸런스가 안맞는 경우 반작용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상생의 방향이 퇴행하면 노이로제에 걸리고, 상극의 방향이 역행하면 트라우마에 빠지거든요. 마치 <엘리멘탈>에서 엠버()가 숯콩가게나 비비스테리아 꽃()을 태워먹을까봐 노이로제에 걸리고, 물()에 꺼트려지는 트라우마가 있는 것처럼요. 한편 웨이드()는 엄마의 치마폭처럼 파이프() 안에 갇혀있었던데다, 과거 스폰지로 대변되는 흙() 속에 파묻히는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물()이 짜증나는 엠버()와 물이 너무 좋은 클로드(+)>

 

이 작품에서도 앰버()가 만든 강화유리()는 흘러드는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깨지게 되면서 파이어타운이 한바탕 뒤집어지는 동티를 맞게 됩니다. 그러나 흙() 속에 파묻혔던 웨이드()가 뿅~! 하고 되살아나 엠버()와 함께 사랑을 나누며 나비가 날아드는 꽃피는 봄()이 올 것을 예견하고 있지요. :)

참고로 두 영화는 오행이 흘러가는 방향성이 매우 유사한데요. 강화유리/칼/기술/돈()을 다루는 앰버/()은 땅()에서 물/돼지/피()와 함께 엎치락뒤치락 유리벽치기/칼춤을 추며 중간에 한번 비비스테리아 꽃/아기()를 구해냅니다. 하지만 또다시 수해재난/도깨비에게 쳐맞다가 옛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 를 구한 다음, 유리공예/무속/우주공학기술을 가지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지요. 성질이 꼭 같은 여주인공 기준으로 써보니 진짜 묘하게 닮았죠?ㅎㅎㅎ

 

<바위처럼 단단하게 유리/金를 강화시키는 엠버의 도깨비 같은 불/火 에너지 사용기술>

 

그럼 잠시 도깨비불()과 쇠말뚝()에 한해 밸런스 붕괴를 살펴보겠습니다.

 

Q. 불/태양/전쟁이 너무 과(多)하면?

분 : 자양분이 될 어린 싹들이 타버려 재가 되어버리고,

조 : 비옥해져야할 땅이 메말라서 쩍쩍 갈라지며,

용 : 결실인 금속/부유함은 형체도 없이 녹아버리고,

갈 : 생명을 품어줄 수체계가 증발해 고갈됩니다.

 

++엘리멘탈0★_중성-2.불+.jpg

<불(火) 기준 오행표>

 

Q. 칼/열매/이 너무 과(多)하면?

절 : 결실을 맺어야할 재목이 꺾이고 부러지며,

식 : 날카롭게 벼려줄 열정의 불길이 차갑게 식는데다,

약 : 기반이 되는 땅의 기운이 딸려서 쇠약해지고,

탁 : 생동감있게 흘러나가야할 물이 혼탁해집니다. 

 

 

이런식으로 각 오행별로 과유불급하면 반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한편, 영화에서 여우같은 음양사가 흙속에 칼을 묻어둔 다매(土多埋金) 상황이 오랜시간 지속되었는데요. 본래는 상생작용으로 땅 속에서 금속(목이 댕강하여 떨어진 열매 속의 씨앗)이 단단히 여물겠지만, 불타는 여름/전쟁이 끝나고 촉촉해진 땅 속에서 오래도록 파묻힌 금속(씨앗)이라면 오히려 삭아서 약해집니다. 그냥 걸리적거리는 돌덩이로 퇴화하는거죠. 

 

다만, 목()은 봄의 싹수를 의미하는 존재이기에 어릴수록 취약합니다. 도깨비의  ▶  의 작용으로 어린 봉길()이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더군요. 붉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조상신의 당산나무() 아래에서 화림()이 시간을 끌어준 가운데, 노회한 상덕()과 영근()이 가진 나무곡괭이()로는 투구/칼()에 쉽게 찍혀나갈 거라 예상하셨겠지만, 오히려 받아서 물러진 오래된 녹슨 금속은 습한 나무를 벨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 즉 과거 조상의 혼과 얼을 머금은 나무()는 질겨졌기 때문에 베어내긴 커녕 거꾸로 칼날이 상하거든요.

 

++엘리멘탈1★_5.금기준 오행표-11+.jpg

<금(金)기준 오행표 : 흙(土)의 상생작용이 끊겼을 때 역학구도>

 

심지어 금속이 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축土는 경金을 가두는 묘지입니다.) 도깨비과 피에게 달달 볶이면서, 인 나무를 쳐내느라 에너지를 소진해야하는 가운데, /에게 기(氣)까지 빨렸다? 그렇다면 은 이제 이 땅에서 사라질 '때(time)'에 다다른 것입니다. 즉, 이러한 구도의 역학관계에서 만약 기운이 더 차오르면 으로 나무가 당하는 게 아니라, 이 능히 을 이기게 되지요. 

(음양오행설을 변화에 관한 역학/易學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마치 서양 역학/力學처럼 /Force에 의한 , 휨 모멘트/Moment를 읽어내는 게 관건입니다. 비록 전 동역학/Dynamics은 안배우고 정역학/Statics만 배웠지만 나름 직관적으로 방향 읽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더라구요. :D)

 

<강화유리도 깨버리는 물의 파도>

 

결국 불타는 도깨비에 꽂힌 칼을 나무곡괭이로 제압한 건 바로 시간에 따른 힘의 화 = 역사가 흘렀기 때문입니다.  (혹은   )의 단계는 점차 힘이 빠지면서    (혹은 )을 지나  나  같은 다음단계로 넘어가게 되거든요. 이 난 다음에는 더이상 씨앗이  속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는 것처럼 그게 생태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니까요. 아마 새싹은 땅 속에 뿌리를 내리고 태양을 향해 자라나는 게 앞으로 더 중요할 겁니다. 영화 속에서도 다음세대인 봉길()이와 화림()이가 좀더 잘 먹고 잘사는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하고 있더라구요. (뜬금없이 얘네 먹방씬이 나오더란...ㅎㅎ)

때문에 비록 연출방식은 불호였지만 엔딩을 보니까 오니의 아름다운?(()를 계~속 노출시켜서 나중엔 빨리 좀 꺼져줬으면 좋겠다 싶을만큼 질리게 만든 감독님의 의도가 납득이 되었습니다. 만약 오니의 정체가 이 아니라 그쪽?이라면 아직은 그 '때(time)'가 시기상조 같긴 하지만요. 그리고 지정학적으로 이 땅을 둘러싼 세계의 역학관계 속에서 오행을 뜻하는 다섯 국가가 어디를 뜻하지는지도 어렴풋이 알 것 같았습니다. 참고로 제 관점의 답안은 이미 전편과 앞부분에 적어놓았습니다. :)

(그럼에도 세종대왕님 덕후로서 왠지 천·· 스러워보였던 보국사·당산나무·백두대간이란 땅/지리의 역할이 도깨비한테 묻힌것 같아 아쉬운 건 어쩔수 없네요. 게다가 풍수지리를 논하는 영화가 사찰의 입지를 저런데 놓다닛! 어찌 그리 무심할 수가!! 크흡... ㅜㅜ)

 

<알고 봤더니 이 영화가 진짜로 파내려한 건 그쪽을 이야기한 게 아닐지도...

희한하게 키가 마이 크고 콧대도 높은 듯한?>

 

 

5. 달(金+水)이 차올랐으 그 다음 단계로! 새로운 청춘(木)의 아침

 

()()()()의 시계방향 운행은 모두 () 즉 땅을 매개로 변화(/neutralization)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흙은 중앙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간절기를 상징하지요.

무속 쪽으로는 전혀 모르지만, 앞서 설명한 누레온나 (巳火)으로 인한 돼지(亥水)띠의 동티(사해충) 외에도 그의 삽질로 인한 백두대간 호랑이()의 피해(인사해, 인해파)를 비롯해 다양한 관계망을 사용하신 듯 했습니다. (제가 이쪽 방면 네트워크는 관심이 적어서 세력을 잘 못읽어요!)

 

+지지형충파해.jpg

<지지의 형충파해와 귀문/원진의 네트워크>

 

호랑이--원숭이(여우?) 셋의 조합은 서로 간에 각종 시비, 갈등, 쟁탈의 각축전이 이루어지는 형벌을 의미하는데요.(인사신 삼형) 마치 한국-일본 사이에 과거사와 이념 문제가 들어가면서 각자 권력을 두고 파란만장한 일들이 벌어지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여우같은 음양사로 인해 머리에 칼이 꽂힌 오니가 등장하자,(사신파) 말, 돼지, 닭 같은 동물이 나오더군요. 먼저 쇠심줄같던 지관의 맘이 변하며 ()시(-)에 도깨비가 싫어한다는 양(+)기의 절정인 말피(午火축오원진)의 사용, 봉길이 대신 죽어나가야할 (酉金인유원진)과 오니가 잡아먹은 돼지(亥水신해해, 인해파) 등의 대속물들은 마치 판세를 계속 요리조리 돌려보는 듯 했습니다. 어쩌면 뿌리깊은 소나무()와도 같은 우리나라에 추운 겨울, 즉 입춘이 지난 뒤의 따뜻한 봄(寅월)과 백두대간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새로운 아침(寅시)이 찾아오길 고대하는 방편일지도... 

 

+지지형충파해_인',.jpg

<주로 쓰인 상징 동물 : 호랑이, 뱀, 말, 원숭이(여우), 닭, 돼지 등>

 

한편, 일을 도모하는 시간을 북동쪽의 기운으로 귀문이 열린다는 ()시로 설정한 게 꽤 흥미로웠습니다. 깊은밤 음기(-)의 절정인 차갑고 습한 ()정을 넘긴 그 다음날인 ()시는 새로운 아침, 동()이 트기 직전이기도 하니까요. 참고로 12운성의 흐름에 따르면(feat. 불교 윤회설)는 의 (묘지/창고)로서 기운을 묻어서 가둬둡니다. 아래 표처럼 가장 오른쪽 축()시에는 회색의 () 기운 그래프가 묘지에 들어서며 어두운 지하(-)로 뚫고 들어가게 되거든요. 한편으론 이러한 묘지를 땅에 묻은 보물창고라고 부르기도...

 

+파동3.jpg

<계절/시간별 오행의 파동(金기준 12운성)>

 

막판에 얼핏 ()이 우는 소리가 들리고 병실에서 봉길이 대신 죽어나갈 ()도 등장했는데요. 아침이 밝아오는 ()시가 되면 저녁때 서쪽(西)에서 왕성한 음(-)의 금속 기운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서양과 달리 아시아 동쪽의 한반도를 상징하는 에는 양(+)의 갑木 기운이 차오르고, 살아있는 이들에게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니까요~!(feat. 콘푸로스트?! 야압~!ㅋ) 아마 그래서 봉길()이가 잠에서 무사히 깨어난 것이겠지요. 참고로 세종대왕님은 일평생 인시(새벽 3:30~5:30)에 일어나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ㅎㄷㄷㄷ

 

+파동2.jpg

<계절/시간별 오행의 파동(木기준 12운성)>

 

인()시 혹은 3~4월 초봄이 되면 갑木 기운의 그래프는 건강하게 파릇파릇 자라나 점차 왕성해지며 피크(+)를 찍습니다. 결국 마지막 음양오행설의 메타포란? 과거의 죽은자(-)에서 미래의 산자(+)를 위한 땅으로 바꾸고자 하는 감독님의 메세지가 들어있는 게 아닐까 싶네요. 특히 어엿브게 여겨지는 어린 백성들에게 말이지요. (feat. 훈민정음 서문)

무엇보다 각 나라별 역사적 파동의 꿀렁임을 같이 잘 읽어내는게 필요하단 이야기와 함께요. (참고로 중앙을 의미하는 의 파동은 불 혹은 물 위에 얹어져서 흐르지만, 중앙무대를 독차지하려는 만큼 어디로 튈지 읽어내기가 대단히 까다로워서 자꾸 짱나게 눈치가 보인답니다.ㅋ) 

여하튼 이러한 음양(+/-)의 꿀렁임처럼 딱히 선/악이나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그저 시간/역사를 관조하듯이 흘려보내는 <파묘>를 보면서 전 반일영화라고 불리기엔 죄다 열어놨는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측면에서는 <진보>적인 색채를, 과거의 것들을 받아들여 어떻게든 잘 묻어주려는 측면에서는 <보수>적인 색채를 둘 다 느꼈거든요. 

 

 

건강을 되찾은 미국에 있는 부유한 친일파의 어린 후손, 죽진 않았고 연명하고 있을거라던 동티 맞은 돼지띠 인부, 일본과 능숙하게 소통을 잘하며 을 밝히지만 한국인임을 잊지않는 화림여우같은 음양사가 박아둔 오니에게 칼 맞았다가 되살아난 봉길이와 딸에게 한국살이만 고집하는 융통성 없던 꼰대 지관 김상덕, 고인에게 (禮)를 다하지만 (富)를 나눠가지겠다며 타짜의 밑장 빼는 버릇을 못고친 고영근일본/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가진 서양의 독일인과 결혼한 왠지 우리 전통에는 관심 없을듯한 지관의 우주공학자 처럼...

감독님은 다양한 처지의 후손들이 더 나은 방향의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듯 했습니다. 

(묘하게 떡밥은 엄청 많이 뿌려놨어도 말을 꽤 아끼고 조심스러워하는 인상을 받았달까요? 다 포용해보자~! 뭐 이런...ㅎㅎㅎ)

+천간지지1',.jpg

<천간+지지의 방향과 흐름 (악학궤범 8음도설 참고)>

 

*그럼, 마지막으로 3부. 진짜 하고픈 이야기: 은어와 참회(feat. '땅에 쓰는 시')편이 다음주에 이어집니다. 

출처: 본인 브런치스토리
https://brunch.co.kr/@nashira/44


profile Nashira

밀리터리, 역사장르와 아드레날린+광활한 풍경+저음 사운드를 사랑하며,

건축+도시, 음악영화에 관한 글을 쓰곤합니다. 

https://brunch.co.kr/@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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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캡틴스노우볼 2024.04.19 14:57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북쪽돼지가 자꾸 눈에 밟히네요ㅋㅋ현실의 북쪽돼지는 동티 안나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엘리멘탈 웨이드의 마지막을 생각한다면 아니 도대체 웨이드 부친은 어떻게 돌아가신건가 궁금하더라고요. 어디서 오염이라도 되셨는지......ㅎㅎㅎ
  • @캡틴스노우볼님에게 보내는 답글
    profile
    Nashira 2024.04.19 15:55

    이미 오랜기간 골골거리며 동티를 얻어맞은거 같기도 한데요?ㅋ
    (자꾸 삽질하는게 어찌보면 죽기 싫어서 벌이는 마지막 ㅂㅇ 음... 말을 아끼겠습니다.)
    전 엘리멘탈에서 웨이드의 부친을 땅속에 매장된 오일의 형태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저한테 셋팅해보라고 한다면 아마 엘리멘트시티를 개발하는 과정,
    혹은 배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파란 불꽃(천연가스)이랑 닮은 형태로 산화했을 거라 봅니다. 관계가 참...... 오묘하죠? :)
    (웨이드가 엠버/숯불한테 우리 아빠랑 닮았다고 이야기 한 적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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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3 19343
<괴물>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10]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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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30498
<플라워 킬링 문> 살인의 일상화 [1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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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4 116907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새엄마는 엄마가 아니잖아 [73]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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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7 126343
<화란> 어둠이 어둠을 건져 올릴 때 [14]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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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3 4496
[오펜하이머] (5) ost 음악의 무게감과 이산성vs연속성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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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2191
<크리에이터> 걸작이 되기엔 불쾌한 골짜기 [37]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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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7 7431
<거미집> 창작이란 무엇인가 [16]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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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5 4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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